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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1/16
    둘째를 낳는 다는 것(1)
    백운댁

둘째를 낳는 다는 것

첫 애 때는 나름 태교랍시고, 바느질 해서 인형도 만들고, 심심해서 책도 많이 읽고, 태교일기란 것도 썼었는데...

확실히 둘째는 그런 거 할 여유가 없다.

 

한참 성겸이와 갈등이 있었을 떄는 고추 농사로 내가 성겸이를 마주 할 시간이 별로 없었을 때였고 그 뒤엔 뭐 그냥 저냥 잘 지냈다.

 

그런데 생존의 위협을 느낀 것일까?

성겸이가 요새 달라졌다.

동생이 생긴다는 걸 실감하는지 어린양이 장난 아니게 늘었다.  

목욕 시키고 불 끄고 자자 하면 금방 품안에서 잠들었던 성겸인데 며칠 사이에 계속 잠을 안 자려고 한다.

불을 꺼도 침대 머리맡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 보거나, 아예 침대 밑으로 내려가 방문을 열고 거실로 나가 어두운 방안에서 혼자 돌아다닌다.

잠든 척하고 모른체 하려고 했지만 어두운 거실에서 자전거를 타려던 성겸이는 무서웠는지 울음으로 나를 부른다.

잠자는 걸 포기하고 거실로 나와서 성겸이가 노는 걸 본다.

 

책 고문이 시작된다.

나에게 책을 가져와 읽어달라고 한다.

읽은 책 읽고 또 읽고, 다 읽은 뒤 내가 먼저 덮으면 화를 낸다.

천천히 다시 읽는다. 내가 좀 무성의하게 읽는다 싶으면 운다.

책이 다섯권을 넘어가면 나 또한 지친다. 이제 그만하고 자자 하면 운다.

눈을 감는다. 자고 싶다. 내가 자고 싶을 때 자고 싶다는 게 내 바람이다.

 

"스마트 러브(이 책 참 좋아요. 그런데 어려워. 이렇게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너를 사랑하고 사랑한다. 성겸아! 엄마도 너를 다 받아주고 싶은데 나도 힘들어. 이제 그만 그만....악!

이게 나의 일상이다. 일관성 있게 아이를 사랑하고 싶은데 징징거리며 자신의 욕구를 관철시키는 아이가 밉다. 이 또한 나의 생각이겠지만...

이렇게 소리를 치면 눈이 똥그래진 아들이 내 눈치를 본다.

그럼 또 아차 싶지만 뭐 어쩌겠나? 나도 사람인걸...

 

오늘 밤은 또 어찌 지나갈까?

낮잠을 안 잔 아들님이 저녁을 준비하는데 또 징징 거린다. 잘 업히지 않던 아들인데 어젯밤 업어 재운 탓인지 업어달란다.

자고 인제 일어났다. 밥먹여야지...

성겸아, 오늘은 편히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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