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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목중시대오나?(오마이윤근혁)

특목중 합격생 100명 중 21명 '학원 동창'
서울 강남 사설학원... 초등학생 '특목중 과외 시대' 오나
텍스트만보기   윤근혁(bulgom) 기자   
▲ 첫 사립 특목중으로 언론에 오르내린 청심국제중 전경.
ⓒ 청심중 사이트

'중등부 민사고'라 불리며 국내 최초 사립 특수목적중학교(특목중)로 언론에 오르내린 청심국제중학교 올 합격생 100명 가운데 21명이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한 사설학원(A 학원) 수강생 출신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기도 가평에 있는 이 학교는 개교 후 전국 초등학교 6학년생 대상 첫 입시에서 21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특목중 확대 논란 속에 드러난 이 같은 사실은 특목중 입시가 초등학생까지 영향을 미쳐 과열 과외의 온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특목고 입시전문학원인 A학원 관계자는 12일 "올해 청심중에 들어간 학생 가운데 21명이 우리 학원에서 강의를 직접 들은 학생들"이라고 밝혔다.(아래 표 참조)

▲ 강남 A학원 사이트에 떠 있는 이 학원 출신 올해 청심중 합격생 명단.
ⓒ 윤근혁

청심중학교, A 학원 지역 분원에서 입시설명회

이 학원은 청심중 입학에 대비하기 위해 참고서를 새로 내는 한편 초등 5학년생을 대상으로 1년여 간 해외유학 프로그램까지 개설해 놓았다. 청심중이 입시전형에서 외국학교를 다닌 경험이 있는 학생을 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청심중은 지난해 10월 진행한 세차례 입시설명회를 이 학원 소속 분당, 평촌 지역 분원 등에서 연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학원은 청심중 말고도 서울지역에 특목중을 신청한 두 사학재단의 입시설명회를 13, 14일 계획했다가 여론이 좋지 않자 서둘러 취소하기도 했다.

정철화 청심중 교감은 "우리 학교가 용인 수지 쪽이나 분당에서 입시설명회를 개최하다 보니 강남의 한 학원생 출신이 많이 입학했을 뿐"이라면서 "특정 학원에게 유리하게 입학시험을 치르는 일은 전연 없다"고 말했다.

교육시민단체 "초등생 유학 등 과열과외는 아동학대"

교육시민단체들은 경악했다. 초등학생 때부터 특정 사설학원 줄세우기로 결국 혜택을 볼 이들은 부유층일뿐 아니라, 이 같은 행위가 일종의 아동학대란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김정명신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 공동회장은 "국제감각이 있는 학생을 뽑는다면서 초등생들에게 국·영·수 시험을 보니까 학원에서 훈련받은 부유한 집 아이들이 많이 합격할 수밖에 없다"면서 "특목중을 확대하는 것은 중학교까지 서열화하는 것으로 사회 부작용을 막을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방대곤 전교조 서울지부 수석부지부장도 "자아가 형성되지 않은 초등생들을 특목중에 보내기 위해 집중 과외와 해외 유학까지 시키는 것은 일종의 아동학대 행위"라면서 "서울지역까지 특목중이 생겨날 경우 인성과 적성 교육을 강조하는 초등교육이 과열 과외로 휘청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시교육청 "특목중 설립 예정대로"

서울시교육청은 영훈학원과 대영학원이 낸 특목중 설립신청을 받아들이기로 내부방침을 정하고, 올 11월부터 신입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시교육청은 오는 5월 서울시교육위원회에 동의안을 부의할 예정이다.

서울시교육청 중견관리는 "일부 과열 과외가 생길 수는 있지만 특목중에 입학할 수 있는 대상은 일부에 지나지 않아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이는 외국이나 지방에 가지 않더라도 영어교육을 제도화할 수 있는 시대에 맞는 중학교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교육부 중견관리도 "특목중 허가권한은 서울시교육감이 갖고 있어 특별한 대책이 없다"고 밝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서울에도 특목중 설립이 기정사실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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