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2005/08/21

2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5/08/21
    과거를 배반했다.
    하늘연
  2. 2005/08/21
    전화, 오해.
    하늘연

과거를 배반했다.

무수한 이름들과 언어들, 별과 같이 반짝이던 사랑과 약속들, 불안하게 흔들리던 노래들과 편지들, 목소리, 공기, 잘못 건 전화, 동행하는 평면과 곡선속에서, 서늘하고 건조한 현실 속에서 눈물 훔치다.

 

때로는 죽음을, 때로는 사랑을, 어리광 부리며 울고 속삭이고 장난질치던 과거가 어른이 되어간다. 나는, 과거의 모든 것으로부터 나를 지우는 데 성공한 건지도 모른다.

 

어리석다고 욕할텐가. I deserve it.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전화, 오해.

애써 붙들어 매지 않으면 금새 낡은 종이조각처럼 부스러지고 마는 관계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시간을 산다는 건 참 서글픈 일이 아닌가.

 

벨이 -  진동이 울렸을 때 번호를 확인할 수 있기 이전까지는, 나는 특정 시간대의 전화를 묵살한 적도 있었다. 나는 겁장이다. 거기에 이기적이기까지. 불편한 관계에 있는 사람의, 하기 싫은 일을 요구하는 사람의 전화는 받지 않았다. 그건 지금에 와서도 끝이 다 털어내지 못한 숨막힘 중의 하나다.

 

그 행위에 핑계를 덧입히는 건 쉬운 일이지만, 얇은 장막을 벗겨내고 치졸함 - 혹은 극도의 자기방어적 나체를 발견하는 것 또한 어렵지 않다. 오해라는 건 관계맺음에 있어 그닥 특별한 양상은 아닌 것이다.

 

오해를 선사하고, 오해하며, 서글픔을 주고받으며 힘이 풀리는 손가락들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르는 것. 뭐, 그렇다는 것. 방학이 끝난다고 해도 그게 가지런하게 배열될 수는 없는 일이니까. 씁쓸하게 상처 위에 큐어 크림을 바르고, 밴드를 붙이는 것 외에는.

 

덧. 매듭같은 오해들이 나를 조롱하는 이외에는 그닥 의미있게 작용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고 해도, 도망이 아닌 방어법을 찾기는 언제나 어려워. 플리즈 컴 백 홈.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