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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살롱 - 내 안의 여성혐오

1. 강씨 아주머니는 제가 일하는 사무실에 와서 여성 변호사와 상담을 하고 싶다며 제 방문을 두드린 분입니다. 올해 60세인 아주머니는 전 남편과 사별하고,  2년 전부터 한 남자와 사실혼으로 재혼을 했다고 합니다. 양쪽 자식들도 모두 대학을 다니거나 직장 생활을 하며 함께 살고 있으니, 혼인 신고는 하지 않고 둘이 따로 원룸을 얻어서 동거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재혼한 남편과 별거를 시작했는데, 그 동안 남편이 자신에게 했던 잘못들(남편의 숱한 외도, 이혼한 전처와 지속적인 연락, 침실 쓰레기통에서 발견한 일본어가 쓰여진 정체불명의 약병- 나중에 알고 보니 성인용품점에서 판매하는 흥분제였다고요)에 대해서, 이대로 가만히 헤어지기에는 너무 억울하다고 찾아오신 거였습니다.

혼인신고를 하지는 않았지만, 사실혼 관계도 종료되었을 때 이혼과 마찬가지로 잘못을 한 배우자에게는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 책임이 있다고 안내하면서, 위자료 청구에 대해서 말씀드렸어요. 남편이 다른 여자와 모텔에 갔던 것을 들킨 후 자필로 쓴 각서 ('XXX는 XXX 이외의 여자와 인연을 맺지 않는다. 둘 다 이를 위반시 이천만원을 각자 지급한다'는 내용), 생활비 지급을 약속하고 부부 관계임을 인정하는 내용의 각서 ('4월 30일까지 삼백만원을 XXX에게 지급하고, 남편과 동일하게 한다')를 첨부해서 2000만원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 사건은 '사실혼 관계'였다는 것만 인정되면, 2주짜리 폭행 진단서와 경찰 출동 신고서까지 첨부했으니 일부금액이라도 승소 가능성은 있습니다. 그렇지만 상대방 쪽에서는 분명히 '사실혼 관계가 아니다. 전처와 이혼 후 잠시 사귀면서 몇번 아주머니가 거주하는 집에 가서 밥 얻어 먹고 동침한 사이일 뿐이다'는 식으로 반박해올 것이 뻔합니다.

아주머니는 남편은 정년이 보장된 조선소 정규직 직원이라며, '정년퇴직시까지 매월 30만원을 지급한다'는 각서도 보여주셨습니다. 그러고는 솔직히 재혼에도 적당한 시기가 있는데, 전남편 사망 이후로 이 남자만 믿다가 그 시기를 놓친 것이 억울하다고고 하셨습니다.

2. 전문대학에서 미용 강의를 하는 한 30대 여교수도 제 의뢰인 중 한명입니다. 집안에서 소개해준 40대 사업가와 1년 정도 교제를 하면서 각종 명품 선물과 현금을 받았는데, 결혼에 대해서 여자 쪽에서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자 점점 싸움이 잦아지고 결국 남자 쪽에서 먼저 헤어지자고 통보했다고 합니다. 그 후 남자는 계좌이체 내역을 증거로 첨부해서, 빌려준 돈 2100만원, 신혼집 전세 알아보라고 입금한 1억 2천만원, 여자 아버지 집 공사대금 3000만원을 갚으라고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여자는 위 돈을 받은 것은 맞지만, 남자가 교제 중 '장인장모에게 모텔을 지어주겠다, 여자에게는 외제차를 사주겠다, 헤어샾을 차려주겠다'라는 등 재력에 대해서 끊임 없이 과시를 했고, 위 돈도 모두 남자가 재력을 과시하며 선물로 준 것이라며(화이트데이 선물 사라며 1000만원, 장모 가방 사라며 300만원, 마사지 받으라며 300만원, 같이 여행 갔던 사진값 500만원, 부동산를 하나 팔았는데 공돈이 생겼다며 차를 사든지 장인 배를 사라며 1억 2000만원) 모두 '증여'에 해당한다고 주장합니다.

법리적으로만 보면 남자 쪽에서 무리한 소송을 제기한 것이기에, 승소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자와 부모님은 '여자 변호사님이 이 사건을 맡게 되어 우리도 정말 든든하고 안심이 된다'라고 합니다. 그런데 나중에 여자가 남자와 주고 받은 카톡을 보고 나서는 솔직히 좀 놀랐습니다. 남자는 존댓말을 쓰는데 여자는 낮춤말을 쓰고, 여자가 명품 가방 사진을 보여주니 남자는 '괜찮은데요 돈걱정 말고 사고 싶은 대로 사세요'라고 합니다. 결혼 전제에 부모님에게까지 소개한 사이가 아니었다면, 뉴스에서 본 '스폰서' 관계가 바로 이런게 아닐까 생각했을 정도입니다.

3. 저는 사무장님에게는 '판사가 강아주머니 혹시 꽃뱀으로 보고 사실혼 관계 인정 안할까봐 걱정이다'라고 이야기하고, 직원 한명은 '근데 교수님 가르치는 과목이 뭐래요? 미용? 아 무지 예쁜가보다...' 라고 코멘트합니다. 누구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는 않지만 위와 같은 여성이 당사자인 사건에 대해서는 전제가 있지 않았나 합니다. 저는 그것이 최근 브로의 '그런 여자 (얼마전 계영이 보내준 관련 링크: http://www.mt.co.kr/view/mtview.php?type=1&no=2014040809441728009&outlink=1 )'라는 곡에서 등장하는 것과 같은 여성혐오는 아니었는지, 쌀롱 여러분께 고백하고 묻고자 합니다.

괄괄한 친구(여자) 한명은 최근에 술을 마시며, '그런 여자' 노래 듣고 너무 웃겨서 빵 터졌다고 합니다. 사실 저는 위 링크 기사에서 든 참이슬 CF (술 계산을 남자에게 미루는 여자에게 공효진이 “남자가 계산을 하면 박하사탕이라도 입에 까주라”고 핀잔을 준다는 내용)을 만약에 티비에서 봤다면, 뭔가 속시원하다는 마음이 들 뿐, 불편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그런 여자' 노래가 재밌다는 친구에게 (늘 편하게 생각 나눌 수 있는 친구임에도 불구하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위에 강아주머니가 우리 엄마라면 그런 관계는 시작조차 하지 말라고 말리고 싶고, 여교수가 같은 반 친구였다면 별로 친한 사이는 아니었을 것 같은데...이런 제가 '그런 여자'를 재밌다고 한 친구에게 어떤 의견을 줄 수 있을까, 생각을 정리해야 할 것 같았어요.

곰곰 생각해보니, 박하사탕을 까주라는 충고는 기존의 남녀관계를 전복하지는 말되 조금 '센스'를 부리라는 걸로 들려서 기분이 좋지 않더군요. 그렇지만 친한 여자 친구가 술계산을 매번 남친에게 미룰 때, 나는 어떤 말을 해줘야 할까... 살롱 친구들과 얘기 나눠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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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쌀롱 주제_ 콤플렉스

3월 쌀롱 주제는 '콤플렉스'로 잡았습니다.^^

 

콤플렉스... 무언가 감추고 싶은 단점이랄까 같은 것들이 누구나 있잖아요.

 

누구나 나름의 이유로 콤플레스를 가지고 있는데,

극복해야 하거나 숨겨야 할 무엇, 때로는 차별의 한 이유가 되는 콤플렉스가 우리의 살아온 삶에서 어떤 의미였는지 함께 수다를 떨어보고 싶어서 정해봤습니다.^^

 

그럼 제 이야기부터 시작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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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

 '가난을 벗어나야 한다.'

 이건 나보다는 어머니에게 평생의 숙제이자 콤플렉스였던 것 같아.

 그 숙제는 내게 많이 투영되었어. 그래도 자식 중에 가장 공부로 성공할 가능성이 많은 나이니까..

 

어머니는 공부에 관련된 것은 최대한 해주고 ‘싶어’ 하셨어.(정말 마음은 크셨다.^^)

친척들도 '열심히 공부해서 나중에 부모님 더이상 고생하지 않게 해드려야지'라는 말을 늘 하셨고.

 

하지만 이게 내게 큰 콤플렉스이지는 않았어.

먹을 것, 입을 것에 대해 별 불만(혹은 기대)이 없었던 내게 가난은 그저 약간의 불편함이었거든.

누구나 조던 운동화는 하나씩 신어야 할 거 같고, 브랜드 백팩이나 망치 가방은 하나씩 들고 다녀야할 것 같았던 중·고등학교 때도 어머니에게 그런 걸 사달라고 말하지 않았어. 매일 똑같은 단촐한 도시락 반찬도 그리 문제되지 않았어.

때마다 이사다니고 주인집 눈치를 보는 것도 있었지만 그건 어린 나보다는 어머니가 많이 고생하신 부분이었고....

 

그런데 내가 스스로 가난을 벗어나야 할 것으로 보게 된 계기는 우습게도 책 때문이야.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했지만 볼 수 있었던 책은 계몽사 어린이 세계 명작 50선과 한국사 전집 10권이었어. 어른들도 보기 힘든 작은 글씨로 빼곡이 채워진 그 책을 10번씩은 봤던 것 같아.그게 나중에 역사 교사를 꿈꾸게 되고 출판사에 일하게 된 시발점이었는지도 ㅎㅎ

 

그런데 국민학교 다니던 어느날 친구네 집에 갔는데 그 친구는 책으로 가득찬 책방이 따로 있는 거야. 정말 보고 싶은 책들이 너무 많았고, 그것들을 위한 방이 따로 있다는 게 부러웠어. 그래서 그 친구랑 정말 열심히 붙어 다니며 책을 빌려 읽고 했어.

그러면서 책, 그리고 책을 놓을 수 있는 공간에 대한 욕심이 생겼던 거 같아. 나중에 직장 생활을 하면서 정말 책은 원없이 샀어. 1년에 200여 권은 샀던 거 같아. 책을 맘대로 사 볼 수 있다는 거는 정말 행복했어. 그런데 소유에 대한 욕심은 없어서 연말이 되면 꼭 필요한 책 30~40여 권만 빼고는 다 리스트를 회사 게시판에 올려 다른 사람들을 주었어. 아파트도 마련하고 그렇게 가난이라는 느낌이 사라진 거 같아. 이제 다시 덜 소비하는 삶으로 가겠지만 ㅎㅎ

 

 

외눈박이

무수정체증으로 물체의 형태를 제외하고 거의 보이지 않는 내 왼쪽 눈은 어릴 때엔 정말 큰 콤플렉스였어.(사실 눈이 그렇게 된 건 어머니가 어릴 때 민간요법으로 내 눈에 낀 무언가를 빼려고 하다가 그렇게 된 거라 우리 집에서는 말하는 게 거의 금기시 된 사항이라는 ㅎㅎ)

 

신체적인 차이는 학창 시절에 특히나 사람들을 구분짓고 차별하게 되는 요소가 되잖아. 어릴 때 고쳐보겠다고 잘 보이는 오른쪽 눈을 가리고 정말 두툼한 돋보기를 썼는데(수원의 ‘유명한’ 명의가 그렇게 처방했지 ㅠㅠ) 정말 아이들의 놀림감이 되었어. 눈을 가리니 잘 보이지도 않는데 아이들은 신기하다가 돋보기를 뺏어서 돌려쓰고 그런. ^^;;;; 그 뒤로는 신체검사 등이 있을 때마다 어딘가에 숨고 싶었어. 늘 정말 조용히 담당 선생님께 ‘왼쪽 눈은 안 보이니 아이들 앞에서 측정하지 말아주세요.’라고 했지만 한 번도 지켜지지 않았지. ㅠㅠ 왼쪽 눈이 잘 안 보이니 원근감이 없어서 농구 같은 스포츠는 잘 하지도 못하고, 친구들이 물건을 던져 줄 때 잘 받지 못했던 것도 큰 스트레스가 되었던 때야. ‘남과 다르다’는 것을 늘 인식하면서 살아야 했어.

 

대학을 들어가고 사회 생활을 하면서 그런 콤플렉스에 대해서는 좀 덤덤해 지게 된 것 같아. 그래도 가끔 움찔하게 될 때가 있었어. 한 번은 카메라로 사람들을 찍는데 ‘어? 다르게 찍으시네요?’라고 누가 그러더군. 카메라의 뷰파인더(눈을 대고 물체를 보는 곳)는 정상인의 왼쪽 눈의 위치에 맞춰 설계되었거든. 하지만 난 오른쪽 눈을 써야 하니 카메라를 들고 있는 내 모습이 좀 이상한 거지. 잠시 움찔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있는 그대로의 날 받아들이고 내 블로그도 ‘외눈박이의 카메라’로 이름 붙이게 되었지.

오른쪽 눈을 기준으로 초점을 맞추다 보니 상대방이 보기에 자신이 아닌 다른 것을 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나봐. 특히 피곤할 때는 왼쪽 눈의 동공이 사시처럼 살짝 바깥쪽으로 빠져서 더 그럴 때도 있어. 하지만 이제는 편하게 말해. ‘제가 왼쪽 눈이 잘 안 보여서요. 오른쪽 눈을 보시면 제가 당신을 보고 있는지 아닌 지를 알 수 있어요.’라고......

 

손...

어릴 때 신체적 콤플렉스로 생각했던 건 더 있었어. 참외 배꼽, 평발인지 아닌지 의심되는 발 등... 그 건 그래도 웃으며 넘어갈 수 있는데 손은 좀 아니었어. 이것도 ‘내가 남과 다르구나. 함부로 들키면 안 되겠구나.’라고 생각한 거야.

 

내 오른손은 중지가 검지보다 짧아. 정확히 말하면 오른쪽 손 중 검지를 제외하고는 손바닥 부분 뼈와 손가락 사이의 연골 부분이 다른 것보다 작아. 주먹을 쥐었을 때도 검지 부분이 중지보다 더 위로 튀어나와. 학창시절에 남자 애들 사이에서는 주먹을 쥐고 손 크기나 연골 부분이 튀어나온 걸 자랑하는 이상한 경쟁 심리가 있었어. 그럴 때마다 내 가장 숨기고 싶은 치부를 드러내는 것 같은 부끄러움과 놀림이나 왕따의 대상이 되면 어쩌나 하는 마음이 들어서 피해 다녔지. 하지만 이제는 이것도 그냥 편하게 말할 수 있게 된 거 같아.

 

 

 

내가 반차별 운동에 더 매력을 느끼고 빠지게 된 건

여성주의를 접한 것도, 주변에 사회적 차별의 시선을 고민하는 친구들이 있어서기도 하지만

내 스스로 ‘남과 다름’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되었던 경험들이 큰 이유이기도 할 거야.

  

너희들의 콤플렉스, 그리고 삶의 이야기는 무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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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쌀롱 주제 제안 글.._관계 맺음에 대하여

지난 번에 이어 이번 쌀롱의 주제도 '관계맺음'으로 이어가려고 합니다. 지난 번 모임에서 많이 이야기 못된 지점도 있고, 다들 주제와 관련하여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못 나눈 아쉬움이 있었던 것 같아서요...

 

 
올해 초에 한 대안학교 면접을 보았는데 이 자리에서 '평화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그 때 저는 '따로 또 같이'라고 이야기했어요. 서로의 차이를 이해, 공감하는 가운데 맺어지는 관계들의 모습이라고요. 하지만 그 자리를 나오자마자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사람들끼리 어울리는데 갈등이 없을 수 없는데 오히려 그런 갈등이 폭력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드러날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지는 게 평화가 아닐까?'..
 

살아가며 우리는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갑니다. 가족, 친구, 연인..... 그러한 관계의 시작은 긍정에서 시작하지만 그 끝은 부정과 슬픔으로 남는 경우들이 참 많습니다. 그리고 그 관계가 지속되는 과정에서 우리는 관계에 대해 계속 생각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우리는 잘 만나고 있는 건가?', '내가 그/녀에게 기대하는 것은 만족되고 있나?', '우리 관계는 뭐지?' 등...

 

저같은 경우도 늘 관계 맺음의 고민을 하고 지냅니다. 제겐 심장에 새긴 두 명이 있다고 말하곤 하는데 그 관계가 저에게 준 영향도 참 크죠. 첫 번째 사람은 제가 여성주의를 이론이 아니라 삶의 문제로 고민하게 만들어준 사람이고, 또한 그런 의미에서 제가 많이 아프게 한 사람입니다. 다른 한 명과의 관계 속에서 '항상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이 관계맺음의 좋은 방법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기도 하였죠. 그 이를 사랑하기에 그이가 힘들지 않게 최대한 배려하는 것이 좋은 것이라 생각했으나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것,(그 즈음 제가 아이유에 빠지게 되었죠^^;; '나만 몰랐던 이야기'라는 노래가 당시 제 마음과 너무 닿아서 ㅠㅠ) 그 교훈을 계기로 누군가를 사랑할 때 지나친 배려보다는 서로의 마음을 솔직히 드러내고 그 속에서 서로의 힘듬을 함께 하기 위해 노력하자는 다짐도 하게 되었죠.

 

 
제가 관계맺음이라는 주제를 잡았던 이유는 우리 쌀롱 성원들과의 관계에 대한 고민이 한 몫을 차지합니다. 
 

쌀롱도 제겐 중요한 관계, 만남의 공간입니다. 수년간 쌀롱을 이어오며 소중한 사람들을 많이 알게 되었구요. '쌀롱'이라는 공간에서의 만남이 다른 이들에게도 다양한 느낌으로 다가올 거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쌀롱이 계속 이어지는 것은 다른 곳에서 할 수 없을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고, 공감과 이해의 에너지가 충만한 것이 큰 이유 중 하나이지 않을까 합니다. 저도 쌀롱에서의 수다가 즐겁습니다.

 

하지만 쌀롱이 몇 년을 이어오면서 최근 몇 달동안 고민이 드는 것도 있습니다. 우리의 충만한 공감의 에너지가 과연 항상 좋은 것일까 하는 느낌이랄까요... 저는 쌀롱을 통해 맺은 관계들 속에서 몇몇 경우들을 되돌아보며 '그 때 나의 관계맺음의 방식이 과연 옳았을까?' 계속 되뇌여 봅니다. 다른 관계맺음의 방식이 있는데 우리가 그걸 찾지 못한 것이 아닐까하는.... 힘들어 하는 친구를 위로하고 그의 답답함과 아픔을 함께 하는 것만큼 소중한 것은 없죠. 그런데 가끔 그게 그 친구의 경험을 갈무리하는 것을 방해하거나 지연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관계맺음은 그래서 늘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제 고민은 위의 것들에서 시작했지만 그래도 오늘 쌀롱에서 이야기는 늘 그렇듯 여러가지 의미의 '관계맺음'에 대해 수다떨고, 주제와 상관없는 수다도 떠는 왁자지껄이 될 거라 기대해요... 다들 좀 있다 만나요..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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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살롱 공지 - 그녀들의 직업윤리

쌀롱 친구들 안녕!

쌀롱에서 나누기에는 무르익지 못한 고민 같아서, 누워서 생각 좀 더해보자 하면서 불도 안 끄고 매번 스르르 잠들어 버린지라, 혹은 몇번의 폭풍 같은 회식으로 저녁 시간을 다 날려버리고 에라 모르겠다하면서 오늘까지 버틴 마토입니다...(조선소 아저씨들은 왜 이리 술을 잘 드시는 걸까요;; 그 리듬에 맞추다 어느덧 술도 좀 하는 서울처자로 소문이 난 마토입니다ㅠㅜ)

 



1. 제가 일하고 있는 법무법인 희망에는 4명의 비서가 있습니다. 모두 제 또래의 여성들이지요. 법원에 제출할 서류 정리에서부터 재판 일정 관리, 손님 방문시 차 제공, 전화 연결, 점심 식사 주문 등 만능의 그녀들입니다(며칠 전에는 건물주가 거의 방치해놓다시피 해서 늘 지저분한 화장실을 직접 물청소도 하더라고요...). 변호사 사무실에서는 변호사, 나이지긋한 남성 사무장과 더불어 '여직원'이라고 하는 이분들이 삼위일체입니다.

처음에는 참 어색했습니다. 커피를 마시고 나서 컵 설거지를 하는 일, 점심으로 먹은 배달음식그릇을 치우는 일, 식당을 예약하는 일 등 예전에 제가 속한 집단에서는 늘 다같이 하던 일을 이곳에서는 그녀들이 도맡아 하고 있으니까요.

또한 매일매일 참 고맙기도 합니다. 법원에 내는 서류에는 우표같이 생긴 인지라는 것을 붙이는데, 이 인지대 가격 계산하는 법, 증거 제출시 첨부하는 법, 사무실에서 맡고 있는 다양한 사건의 내력과 의뢰인들 개개인의 특성 등 대표변호사님도 잘 알지 못하는 그녀들만의 고유의 전문적인 영역이 분명히 있거든요. 게다가 베테랑 그녀들은 매번 제가 어버버버할 때마다 눈치 빠르게 자기 일을 처리해줘서 오늘도 물 흐르듯 사무실 일이 잘 돌아가고 있거든요.

그녀들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순영씨는 상고를 졸업하고 '아가씨를 구하는 회사'에서 일하다가 일찍 결혼을 하고 출산과 육아를 하다가 일터로 복귀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사무실이라고 하는 곳에는 늘 직장인들이 그곳을 집에서처럼 편하게 느끼며 일할 수 있도록 사무실 내 가사노동(?)을 하는 순영씨 같은 젊은 여직원이 있었던 거예요.

사실 법무법인 희망이 활동가 단체도 아니고... 각자 월급 받으면서 자기 업무 처리하는 곳이라, 전 그녀들에게 편중된 특정 업무에 대해서 문제 제기를 하지는 못합니다. 호칭 문제도, 다른 변호사들이 '순영아~'할 때, '한 선생님' 이렇게 불렀다가 오히려 본인으로부터 '순영씨'라고 불러 달라는 요구를 들었습니다. 저는 그저 오늘도 그녀들에게 고마워하고 있을 뿐입니다.

 

 

 

2. 거제,통영 지역의 첫 여성변호사라는 타이틀로 일하고 있는 저는 대표 변호사의 여성 단체 공략 카드입니다. 이 동네 변호사업계도 점차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데, 여성 단체에 강연도 다니고 하면 사건 수임이 좀 늘지 않을까 하는 경영 전략이었던 거죠.

조만간 '거제여성새로일하기센터'라는 곳에서 2시간짜리 노동법 강의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결혼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의 취업을 지원하는 여성부 산하 기관입니다. 거제 지역은 조선업이 주된 산업이다 보니 남편, 자식, 친척 등 주변에 대우, 삼성 혹은 그 협력업체에서 일하는 사람이 어떻게든 한다리 걸치면 주변에 있습니다. 위의 센터에서 전기배선 일을 석달 정도 배우고, 그녀들이 조선소에 투입되기 직전에 노동법 강의를 듣게 되는 거지요.

사실 최저임금이니, 초과근로수당이니... 근로기준법 상의 지식들을 전달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그런데 강의에 대해 논의하러 온 센터 직원들은 특별한 요구 사항이 있었습니다. 사실 조선업이 불황이고, 훈련생들이 제 강의를 듣고 괜히 사용자들에게 으쌰으쌰해서 지나친 요구를 하지 않도록 '현명한' 강의를 해달라는 겁니다. 그리고 그녀들이 조선소에 다니는 남편의 일을 이해하면서, 자기들의 일에도 자부심을 갖고, 일찍 그만두지 않고 오래오래 일할 수 있도록 '직업 윤리'도 강의 내용에 포함시켜 달라고 합니다.

그럼 저는 근로기준법 상의 정당한 권리는 사실 현실적으로 무리이고 빨갱이들이나 유난스럽게 요구하는 것이니, 여러분들은 적당히 참고 인내하며 남편과 함께 조선업 발전에 기여하는 성실한 근로녀성이 되어 주세요~ 이렇게 강의를 하라는 것일까요...

 

 

 

3. 어느덧 살롱도 살롱 친구들과 함께 나이를 먹어가고... 학교 울타리에 있던 많은 살롱 친구들이 이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물론 그 전에도 이미 직장에 다니고 있었거나, 지금도 공부를 하고 있는 친구들도 있습니다만, 뭐 과거 또는 미래로 다 엮으면 '일'이 우리의 공통점이라고 주장하고 싶은 제 맘에 동조 좀 해주세여ㅎㅎㅎ)

결론은! 여성주의적 감수성이 점차 무뎌져만 가는 거제,통영 여성변호사 1호인 저를 좀 도와주세요오... 그녀들의 직업 윤리에 대해서 어떤 대화거리로 다가가면 좋을지, 함께 수다해봅시다!!!!!

물꼬를 터보면,

- 내가 지금 하고 있는/했었던/하고자 하는 일을 하면서, 꼭 지키고 싶은 것

- 그 일이 이럴 때 참 싫더라, 그래도 이러이러한 이유로 계속 하고자 한다

- 나랑은 도무지 안 맞는 동료나 상사, 이런 점이 짜증나더라

- 내 직장에선 이런 성역할 구분이 있다/성역할 구분을 극복한 적이 있다

 

일시: 4월 26일 7시

장소: 합정 아이두 지하벙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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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살롱모임 공지

 

안녕하세요, 살롱인 여러분 ^^

이번에 조은과 공동코디를 맡은 여은입니다.

공지가 많이 늦어서 죄송해요... 그리고 연말과 신년에 한 것 같은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기대하시는 분들께도....

죄송합니다.

 

신 났던 축제의 분위기는 아쉽지만 뒤로 하고,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여 다소 차분한(?) 모임을 가져보아요. 물론 저번 모임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것이지, 우리 모임의 성격은 모두 익히 아실 테니까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이번 모임 주제를 생각하면서 단 번에 머리 속에 떠오른 것은, 넓게 말하자면 '관계/사랑' 좁게 말하자면 '연애/결혼'과 여성주의였습니다. 제가 사실 얼마전에 이별을 경험하기도 했고, 서른이라는 나이가 되면서 주변에 결혼하는 친구들이 부쩍 늘었거든요. 관계의 양상이 변하면서 자연스럽게 자주 맞닥뜨리게 되는 문제들이었어요.

 

페미니스트로서 혹은 페미니즘을 지향하고 지지하는 사람으로서 우리는 어떠한 관계를 맺고 사랑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나요? 사랑하는 사람과 여성주의적 가치에 기반한 관계를 맺어간다는 건 어떤 걸까요? 이렇게 써놓고 나니, 뭔가 거창한 걸 말해야 할 것 같은 압박을 받으실지도 모르지만, 굳이 그러실 필요는 없어요.

 

연애를 하고 사랑을 할 때, 내가 추구하는 여성주의적 가치와 상대방의 가치가 충돌하거나,내 안의 서로 다른 욕망들이 경합했던 경험.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를 지속할 때 사회/제도적으로 마주치게 되는 선택의 기로.

 

개인적인 얘기를 하기 싫으시다면 본인이 지향하는 여성주의적 관계를 나눠도 되고 참고할 만한 텍스트를 나누셔도 돼요.

 

제가 추천하고 싶은 텍스트는 <두 개의 선>이라는 한국 영화인데 보신 분들도 있고 아닌 분들도 있으시겠죠? 날짜가 얼마 남지 않은 관계로(ㅠㅠ) 나눌거리가 있으신 분들은 가져오셔서 소개해주시고, 특별히 없으신 분들도 가벼운 마음으로 이야기거리만 가지고 오시면 됩니다. 호호. 어차피 무에서 유를, 즉 정적에서 수다를 언제나 만들어내는 우리들이니까, 몸만 오셔도 충분하다고 믿습니당(코디의 비겁한 변명....)

 

참, 전에 이미 '결혼'을 주제로 이미 모임을 한 적이 있었다는데 이번 주제는 결혼에 한정짓지 않고, 연애는 물론 관계 전반을 모두 포괄합니다. 괜히 모양새 좀 내보자면, 

 

 

"여성주의로 사랑하기"

 

- 장소: 합정역 아이두 지하벙커

 

- 날짜 및 시간: 2013년 2월 16일 저녁 6시

 

- 기타문의사항은 여은 / 조은 에게로 (어차피 카톡단체방에 다들 있으니까요 뭐..ㅎㅎ)

 

그럼 그 날 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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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살롱 모임 공지입니다.

안녕하셔요.

제퓌로스라는 닉넴이 어렵다는 주위의 원성에

팬더라 닉넴을 바꾸고 싶지만 맘처럼 되지 않는 어정쩡한 위치의

 

....병관입니다.


2013년 1월 살롱 공지입니다.

 

2012년 마지막 살롱의 따뜻한 여운이 무색하게도 어마무지 추운 날이 계속되어 많이 힘든 겨울입니다.

 

1월의 살롱의 테마는 '팀웍'이라 이름붙이는게 어떨까합니다.

 

 

산하씨 댁에 4시에 시간에 맞춰 일찍 갈 수 있는 분들은 저와 영롱과 함께 장을 봐서 가는 것도 좋겠습니다.

 

준비될 음식은 2가지입니다. 뭐 각자 집에서 같이 먹을 만한 것들을 따로 챙겨오심도 좋을 듯 합니다.

 

오코노미야키: 양배추, 새우, 가쓰오부시(가루), 계란(?), 튀김/부침가루(?), 마요네즈, 돈가스소스(?)

 

해물탕 : 새우, 조개, 미더덕, 낙지, 콩나물, 버섯, 쑥갓, 애호박, 양파, 고추, 무

 

 

일단은 위의 두가지는 목표입니다만.... 맛도 맛이지만 다같이 모여 만들어먹는 재미도 있지않겠어요?

 

 

음식을 먹으며 신년맞이 윷놀이를 해볼까합니다.

 

식상한 윷놀이는 재미없죠.... 제가 좀 윷판을 좀 각색을 해볼까합니다. 너무 기대하시진 마시고요...ㅎㅎㅎ

 

이긴 팀의 상품은 아직 생각중이지만... 진팀은 위의 요리 뒤처리를 맡기면 어떨까합니다.

 

 

음식은 음식이고, 윷놀이는 윷놀이고....  1월 살롱의 프로그램입니다.


1. 신년회로서 올해에 가장 듣고 싶은 말, 가장 일어났으면 좋겠는 일을 한가지씩 준비합니다.

   -> 마니또 뽑기로 올 한해동안 듣고싶은 말을 직접 해주거나 조력자가 되어주기로 합니다.

 

2. 내가 꼭 알고 싶은 질문 한가지(고민이나 인생에서 찾고 싶은 답)

   -> 다같이 이야기하면서 답을 찾아서 만들어보는 시간을 가져봅시다.

 

 

뭐 이정도로 간소하게(?) 준비해보려합니다...

 

모두들 일요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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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모임공지

공지가 늦었네요. 아무래도 멘붕에서 회복하는 게 너무 어려워서요..

 

내일은 살롱 모임이 있는 날이고, 살롱 멤버인 산하의 결혼식이 있는 날이기도 해요. 다들 함께하셔서 좋은 날들이 이어지기를 바라주고 축하해주었으면 좋겠네요. 결혼식은 오후 세시에 청담동 프리마호텔에서 진행되고요, 이후 모임은 자리를 옮겨서 홍대 쪽에서 진행할까 해요. 결혼식에 오시는 분들은 함께 이동하고, 못 오시는 분들은 다섯 시에 합정역 5번 출구에서 만나기로 해요.

 

이번 살롱은 망년을 보내는 '우리의 자세 - 으쌰으쌰 시상식'입니다. 저 대선 끝나고 술 마시다 집에 와서는 오랜만에 대성통곡을 했어요. 그러면서 왜 이럴까 고민을 해봤죠. 올해 초에 나름 목표로 세웠던 게 자립과 상생인데요. 가만 생각해보니 이게 한 10년 치 목표는 되어야겠더라고요. 그러면서 그것들이 안 돼서 좌절하거나 스스로에게 실망한 부분들, 그리고 관계에서 혹은 다른 문제로 감정이 상한 것들을 억누르기만 하다 보니 이게 터져 나오려 한 게 아닌가 싶었어요.

 

이런 걸 어떡하죠. 요새 뭐 힐링이란 게 예전 웰빙처럼 대세인 것 같은데, 다들 어떡할 줄을 모르니 그런 거라도 찾는 거겠죠. 어른의 상처와 외로움 치유법은 홀로 안고 가는 거라고 생각하고 괜찮은 척만 해왔는데 그럴수록 더 비겁해지는 것만 같기도 했어요.

 

얼마 전에 무도 못친소 특집을 재밌게 봤었는데요, 외모 지상주의적인 부분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그래도 자기들끼리 힘내자고 재밌게 노는 모습들이 보기 좋더라고요. 우리 모임이야 늘 그렇지만 어쨌든 연말이고 하니 다들 한 해의 힘들었던 일이나 좋았던 일 나누고 힘내는 자리를 만들어보자 싶었어요. 이런 때일수록 서로 힘이 되어줘야죠.

 

연말하면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시상식이죠. 그래서 이런 걸 생각해봤어요.

 

1. 상품

각자 집 안에 있는 애장품 중 하나를 가져와 랜덤하게 서로에게 선물하면 어떨까 해요. 예전에 살롱 성탄번개에서 한번 했었던 거죠.

 

2. 시상

각자 살롱 멤버들을 후보로 나름의 상을 만들어 주면 어떨까 해요. 살롱 멤버는 아니지만 예를 들어 밉상-ㅂㄱㅎ, 신인상-안철수, 예능특기상-안쳤어 뭐 이런 식으로. 이름뿐인 상이지만 그만큼 올 한 해 서로에 대해 생각해보는 자리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모든 멤버를 다 하나씩 주면 제일 좋겠지만 그냥 한 명한테 편애하며 몰아줘도 뭐;

 

3. 리스트

연말이 되면 개인이든 단체든 올해의 영화니 음악이니 하는 걸 꼽고는 하죠. 제가 좋아하는 방식은 아니지만 올해의 키워드 몇 개를 꼽으며 올해의 사연들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 해요. 생활 나눔의 확장판이 되겠죠. 이번 코디인 저와 대용이 그것과 관련해 특별한 이벤트를 할지도 모릅니다.

 

음 뭐 다들 바쁜데 자꾸 뭐 시키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냥 한 번 생각해봤어요. 그냥 소박하게 다들 연말에 선물 하나 정도씩 교환하는 따뜻한 송년자리가 되었으면 해요.

 

아, 그리고 장소는 아무래도 압구정 쪽은 제게 생소하고 좀 비싸지 싶어서요. 결혼식 끝나고 합정 쪽으로 자리를 옮겨 카페로 가고, 2차로 근처 술집(공중캠프 생각하고 있어요)갈까 해요. 이후 일정은 그날 만나서 얘기할게요.

 

 

오랜만에 코디를 하니까 참 두서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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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살롱] 2012.10.19 (금) 7시~ <페미니즘, 왼쪽 날개를 펴다> 책얘기나누기

살롱 안냥?ㅋ 10월 지기 계영이여요.

 

10월 모임은 10월 19일(금) 7시!          

(장소 미정 - 서대문에 있는 레드북스는 어떨까? 우리가 넘 시끄러울까? 등등 고민중)

 

이번엔 오랫동안 기다린(?) 이 책을 읽고 얘기하기로 했는데,

책이 두꺼워서, 특히 얘기했으면 하는 부분을 추천하기로 했어요.

 

고민 끝에 전체 35장 중에서 18개 장 추천... 그리고 서문과 선구자들도 함께 얘기해보면 좋겠습니다아

아래와 같이요. (저 아래 전체 차례에도 하이라이트함... 너무 많아 보이나?;;

근데 나름 잼있기도 하고 여러 가지 생각이 들게 해서 읽을 만함...ㅎ

아아 사실 이런 책도 이제 얼른얼른 한국에서도 나와야...ㅠ)

 

 

[편집자가 매우 개인적이고 주관적으로 잼있게 읽은 부분을 소개합니다]

*서문 (엮은이가 소개하는 '사회주의 페미니즘', 그리고 이 책 전체 개괄)

*선구자들 (앞선 페미니스트 또는 '사회주의 페미니즘'에서 다룰 만한 사람들(예: 맑스, 엥겔스)의 어록) 

1부 - 1, 3, 4장

2부 - 6, 7, 12장

3부 - 14, 15, 16, 17, 18, 19장  (이 중 18-19장(성노동/성산업)은 초짧음;;)

4부 - 20, 22장

5부 - 27, 28, 29장

6부 - 32, 34장

 

 

보도자료에도 조금씩 발췌한 내용이 있으니 참고해보세욤 :)

 

[페미니즘, 왼쪽 날개를 펴다-보도자료.hwp (626.50 KB) 다운받기]

 

혹 위 내용을 다 읽을 시간 안 되는 분들은, 특히 살롱 사람들이 관심 있어할 것 같은 부분들만 얘기하면

1장, 3장(월경), 6장(가족은 죽었다), 22장(감옥), 27장(군사화) 정도? 

 

그럼 각기 여유가 되는 대로 읽으면 읽고, 차마 못 읽어도 고(고씽)ㅋ

에로틱하게 깊어 가는 가을 주말 저녁에 모두 함께해요~ ^^/ (뭐래...;;; 이만=3=3)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서문_ 낸시 홈스트롬

선구자들

 

 

1부 _ 성, 섹슈얼리티, 재생산

1. 계급의 문제_ 도로시 앨리슨

2. 젠더, 섹슈얼리티, 정치경제_ 미카엘라 디 레오나르도 / 로저 랭카스터

3. 월경 전 증후군, 노동 규율, 분노_ 에밀리 마틴

4. 인권, 재생산 건강, 경제 정의는 왜 분리될 수 없는가_ 로절린드 P. 페트체스키

5.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_ 로즈마리 헤네시

 

2부 _ 가족: 사랑, 노동, 권력

6. 가족은 죽었다, 새로운 가족 만세!_ 주디스 스테이시

7. 생존의 이야기: 계급, 민족, 가정폭력_ 재니스 하켄

8. 가정을 다시 정의한다_ 푸르비 샤

9. 오빠의 성별은 백인이고 내 성별은 황인이었다_ 체리 모라가

10.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가족론을 다시 본다_ 스테파니 쿤츠

11. 모성과 섹슈얼리티의 이해에 관하여: 페미니즘-유물론 접근법_ 앤 퍼거슨

12. 가부장제와 교섭하기_ 데니즈 칸디요티

13. 전 지구적 자본주의 아래 사라지는 아버지들_ 테마 캐플런

 

3부 _ 임금노동과 투쟁

14. 여성 노동자와 자본주의: 지배 이데올로기, 공통의 이해, 연대의 정치_ 찬드라 탈파드 모한티

15. 적극적 평등 조치의 숨은 역사: 1970년대 일하는 여성들의 투쟁과 계급의 젠더_ 낸시 매클린

16. 환상의 현실화: 마킬라 작업장에서 이루어지는 여성과 남성의 생산_ 레슬리 샐징어

17. 과테말라 사탕수수 밭의 마초와 마체테_ 엘리자베스 오글스비

18. 성산업의 노예제에 관한 국제적 조망_ 조 바인드먼

19. 성노동자 권리의 세계화_ 카말라 켐파두

 

4부 _ 경제학, 사회복지, 공공 정책

20. 여전히 공격받는 중: 여성과 복지 개혁_ 미미 아브라모비츠

21. 여성의 경제적 평등을 위한 전략을 향하여_ 크리스 틸리·랜디 알벨다

22. 공적 투옥과 사적 폭력: 여성에 대한 은밀한 처벌에 관한 고찰_ 앤젤라 Y. 데이비스

23. 여성의 이해를 개념화하다_ 맥신 몰리뉴

 

5부 _ 정치와 사회변혁

24. 출발 지점에 대한 평가_ 실라 로보섬

25. 들어라, 백인 자매들아_ 엘리자베스 마르티네스

26. 자본주의와 인간 해방: 인종, 젠더, 민주주의_ 엘런 메익신스 우드

27. 여성의 삶의 군사화_ 신시아 인로

28. 민주화: 공공 영역의 성별화된 탈구에 관한 고찰_ 메리 E. 혹스워스

29. 아프리카계 미국인 정치 전략에서 젠더의 지도를 그리다_ 리스 멀링스

30. 횡단, 위치, 자본주의 계급 관계: 마르크스주의 관점에서 본 횡단성_ 조해너 브레너

 

6부 _ 자연, 사회, 지식

31. 페미니스트 입장론을 다시 본다_ 낸시 하트삭

32. 여성의 본성에 관한 마르크스주의 이론_ 낸시 홈스트롬

33. 생태정치론 논쟁과 자연의 정치학_ 밸 플럼우드

34. 여성과 제3세계: 차이의 위험성을 탐구하다_ 미라 난다

35. 환경정의의 확장: 아시아계 미국인 페미니스트의 기여_ 줄리 시

 

부록/ 참고문헌

감사의 말

찾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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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수정 기록: 모임날짜가 26일에서 19일로 바뀌었습니다 - 9.12.(수) 남김(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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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9월 살롱모임 때 낭독한 구절

여성의 발전과 자유와 독립은 여성 스스로, 자기 자신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첫째, 여성 자신을 성적 상품이 아닌 하나의 인격체로 주장해야 한다. 둘째, 자신의 몸을 마음대로 하고자 하는 타인의 권리를 거부하라. 즉 자신이 원하지 않으면 임신을 거부하라. 신, 국가, 사회, 남편, 가족 등에 대한 복종을 거부하라. 그리고 삶을 소박하게, 그러면서도 깊고 풍요롭게 만들라. 복잡다단한 삶의 의미와 본질을 배우려 애쓰고, 여론이나 대중적 비난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투표권이 아닌 바로 이런 노력으로 여성은 해방되고 지금까지 이 세상에 없었던 강력한 세력으로 등장할 것이다. 여성은 참된 사랑과 평화와 조화를 이루고, 신성한 불을 일으키며, 생명을 부여하고, 자유로운 남성과 여성을 창조하는 세력이다.

- 에마 골드만, 「여성 참정권Woman’s Suffrage」, 1914년

 

- <페미니즘, 왼쪽 날개를 펴다> '선구자들' 중에서

 

 

너는 왜 그렇게 두려워하니? 애인과 친구 들은 내가 갑자기 낯선 사람처럼 보일 때마다 내게 물었다. 나는 애인과 친구에게 말을 하려 하지 않았고, 내가 마땅히 해야 한다고 그들이 생각하는 일을 하지 않았다. 간단한 일, 이를테면 직업을 구한다든가, 걔들 입장에서는 내가 신청만 하면 쉽게 받으리라고 확신한 장학금이나 상을 신청하는 일도 하지 않았다. 자격이란 그들이 아니라 우리처럼 느끼는 문제라고 나는 말하곤 했다. 너는 네가 권리가 있고, 세상에 네 자리가 있다고 생각하겠지. 그런 생각이 워낙에 너의 본질적인 일부라서 나 같은 사람은 상상조차 하지 못할 테고. 너의 세상에 살고 있는 것 같지만 세상을 가지지는 못한 사람을 너는 모를 거야. 나는 내가 아는 사실을 갖가지 방식으로 몇 번이고 설명했지만, 내가 얼마나 두려운지를, 나 자신이 얼마나 부정된다고 느끼는지를 분명히 납득시킬 수 없었다. 나는 동성애자를 혐오하는 세상에 사는 동성애자이고, 가난뱅이를 경멸하는 세상에 가난뱅이로 태어났다. 내가 산 세상을 경험해 보지 못한 이들이 그런 세상도 있음을 믿게 만들어야 하는 것도 내가 소설을 쓰는 이유 중의 하나이다. 어떤 일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직접 느껴야 한다는 것을, 가령 절망 같은 것은 절대로 충분하게 분석되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안다. 절망은 직접 살아 봐야 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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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 가부장제 탓이라고, 빈곤과 사회적 멸시는 아버지들이 지배하는 세상의 산물이라고 말하기는 쉽다. 나도 종종 내 성의 역사를 깡그리 무시한 채 내 계급적 배경 가운데 남들과 기꺼이 공유하고 싶은 것들만 이야기하고 싶었다. 레즈비언이자 노동계급에서 탈출한 사람으로서 나의 삶이 가부장제에 의해 구성된 것처럼 행세하고 싶었다. 아니면 정반대로, 가난했던 성장기가 내 삶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쳤는지를 무시한 채 근친상간으로 인해 여성이자 레즈비언으로서 내 정체성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에 관해서만 말하고 싶었다. 그런데 문제는 내 삶에서 문제가 된 모든 것을 단순 명쾌하게 가부장제나 근친상간의 탓으로 돌리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쉽사리 눈에 보이지 않고 존재조차 부인되는 우리 사회의 계급 구조 탓으로 돌리기도 쉽지 않다.

-

주변화의 정치학에 상당한 관심을 기울이는 레즈비언·페미니스트 공동체 안에서 어떻게 여전히 수많은 배제와 공포가 존재하는지, 얼마나 많은 이들이 불안감을 느끼는지를 검토해 보면 이 신화의 힘은 한층 더 뚜렷해진다.

나는 가난하고 혐오스러운 아이이자 신체적, 정서적, 성적 폭력의 희생자로 자라났으며, 고통을 겪는다고 사람이 고귀해지는 게 아님을 알고 있다. 고통은 사람을 파괴한다. 파괴나 자기혐오, 평생을 따라다니는 무력감에 저항하려면, 경멸받는 데 익숙해지기를 거부하고, 간단한 말로 무시되는 그들이 될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벗어던져야 한다. 우리 자신을 인간으로, 흠이 있고 보통이 아닌 인간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우리 모두─보통이 아니다.

 

- 같은 책, 1장_ 도로시 앨리슨, '계급의 문제' 중에서

 

(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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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4일, 2012년 첫 살롱모임!

 

 조은이에요.

 정말 오랜만에 들어오는 블로그입니다. 신기해라.

 자, 조금은 늦은 공지입니다.

 

 

 2012년 첫, 여성주의 수다모임 살롱 공지!! (빠밤-)

 

 1월 14일 토요일 오후 6시

홍대 5번 출구에서 모여요.

 

 

 주제 : 페미니즘 비긴즈

 

 나는 무엇을 계기로 어떻게 페미니즘과 관계를 맺었나.

 페미니즘을 갓 접했을 당시의 나와 지금의 나에게 페미니즘은 어떤 맥락, 의미로 다가오는가.

 풋내나던 시절을 돌아보고, 이를 바탕으로 나에게 있어 페미니즘은 어떤 의미인지 되새김질한다.

 

-> 출소하고 나서 꾸녁꾸녁 살아온 궤적을 되돌아 봤어요. 관계든, 가치든

    나에게 중요한 거였는데 잊고 살아온 것도 많고, (

    여전히 나에게 중요한 것도 많더라고요. (술?)

    참 민망하고 허세스러운 모습도 기억나고

    애틋하고 풋풋한 시절의 모습도 생각나죠.

    기억을 되짚는 과정이 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다시금 잡아주는 데에 도움이 된다 생각해요.

 

    살롱 친구들이랑도 같이 자신의 궤적을(페미니즘을 중심으로) 다시 한번 돌아보는 것도

    꽤 의미가 있겠구나 싶어서 이 주제로 잡아봤어요.

    뭐, 신년회 겸사겸사 수다 나누면 좋겠죠. ㅎㅎ

 

토욜날 수다수다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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