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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정일지7]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

5월 17일 대장정 일정

인근 경찰서 정보과장님의 배웅을 받으며, 예산 <더불어살기 기념 운동본부>에서 아산으로 출발.

오늘 일정은 약 30키로. 긴 거리는 아니지만 고갯길이 많아 걷는데 애먹었습니다.

이우학교 학부모님과 이희경샘이 오셔서 점심부터 계속 함께 걷고, 저녁엔 풍성한 요리를 해주셨습니다. 어젯밤에 온 영종영종, 낮에 찬거리를 가지고 온 보혜언니(지금도 함께입니다)그리고 구두신고도 하루종일 묵묵히 걸은 이정훈 샘 정말 고생많으셨습니다.


오늘 우리가 걷는 동안 외쳤던 구호를 간략 정리해보겠습니다.

구호는 길 위에서 매번 바뀌지만 5월 16일과 17일의 구호는 대략 이렇습니다.

기본 구호는 이거죠. 새만금에 생명을, 대추리에 평화를, 한미 FTA반대한다!
이어지는 구호들 중 기억나는 것은,
수입쌀이 밀려온다, 미친소가 몰려온다.  FTA반대한다!
참을만큼 참았다. 갈데까지 갔다. 삶의 권리 쟁취하자!
fta반대하고, 생명권을 쟁취하자!
생명권을 쟁취하자, 우리농촌 지켜내자!
음식이 정치다, 쌀을 지켜내자!
수입쌀이 싫다 미친소가 싫다 fta반대한다!
교육은 권리다, fta반대한다!
사랑니 뽑는데 100만원, fta반대한다! 등등

그 중 가장 대박은

미친소 먹기 싫다! fta반대한다! (이 구호는 현민의 강한 소원과 염원이 담겨 있는 구호입니다^^)

현민이는 내내 마이크 들고 구호 외치고도 전혀 지치지도 않으며 끝없이 구호를 만들어 내는 등 대장정 투혼을 발휘했습니다. 그렇게 걷고 소리 질러댔음에도 불구하고, 어젯밤 오신 진승현 한의사선생님께서는 많은 사람들 중 현민의 다리 상태를 떠억 보시고는, "정말 건강하시네요"라고 말해주셨답니다.(아, 현민아 넌 이제 잠꼬대만 치료하면 돼)

그렇게 걷고 뛰고 충남 민주노총 사무실에 도착, 저녁을 먹은 후
평화네트워크 정욱식 선생님의 정말 화려하고도 시원한 강의를 들었습니다.

강의의 내용은 WWW.piecekorea.co.kr 자료실에 있고, 가장 최근에 올라온 자료들도 많다고 합니다. 꼭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너무 길고도 세세해서 이 자리에 기록할 수 없네요. 누가 그 자료를 좀 퍼다 주시길 바랍니다.(사실 저도 아직 안읽었습니다)

강의는 대략, 평택에 있어서 인권. 평화. 민주주의라는 세 가지 문제 중 평화에 초점이 맞춰진 강의였습니다.  현재 우리 정부가 대추리를 용산 미군기지 이전으로 부각시키는 상황인데, 문제는 용산기지 이전은 평택 280만평 중 대략 210만평으로 2008년까지, 모든 사안이 확정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정부가 부각시키는 용산 미군기지 이전이 문제가 아니라 2008년 이후 이전되는 2사단입니다. 2사단은 현재 사용하는
부지를 언제 반환한다는 말도 없고, 때문에 그 이전 비용 등에 대해서 전혀 합의된 사항이 없으므로 우리가 껴안아야할 부담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는 지경이라고 합니다. 지금처럼 정부가 구체적 상이나 전략 없이 2사단 이전이 추진된다면, 우리는 엄청난 덤탱이를 쓰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이 2사단은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을 위한, 미국만을 위한 방향으로 재편 될 것이 분명한 상황이고, 한국 서해안지역에는 벌써부터 이를 위한 MD벨트가 건설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서해안의 입지를 고려해 볼 때 중국견제와 세계를 향한 전략적 기지가 될 것임을 뻔하죠.

평택미군기지 이전은, 한국정부가 강하게 주장하는 자주국방의 논리와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이라는 두 가지 찰떡 궁합(?)이 제대로 버무려진 미국식의 미군기지 이전일 뿐입니다.

전략적 유연성은 병력과 장비의유연성과 임무의 유연성이라는 두 측면으로 나누어 질수 있습니다. 임무의 유연성을 따져본다면, 주한미군기지 이전을 통해 우리 한국정부는 자주국방이라는 취지를 밝히면서, 이제껏 북한 억제의 기능을 맡았던 미군의 역할을 한국정부에서 맡아보게 되었답니다. 그렇다면 주한미군은 이제 머하냐? 딴짓하겠지요. 그 딴짓은 세계의 모든 곳에 96시간이내 출동하며 테러와의 전쟁 등등에 주한 미군을 투입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명백히 상호방위조약을 위반하는 것입니다. 세계의 모든 일에 참견할 것 같으면 자기네 땅에서 자기네 군인이 하면 될 일입니다. 그런데 한국의 영공 영해 영토 다 빌려주고 한국은 대체 미군에게 기지 이전 비용에서부터 몸대주기까지 해야 하는 이유가 어디있을까요. 결국 평택은 한국의 중국견제의 핵심기지가 되겠지요.

자주국방 좋습니다. 하지만 미군기지가 한국땅에서 철수하는 것은 한국에게 자주국방의 기회를 주기 위함이 아닙니다. 미국은 지금 언제든 북을 무력으로 와해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임계철선은 북한이 쳐들어오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미국이 북한에 폭격을 가하는 것을 막고 있었던 것입니다. 자기네 군대가 바로 앞에 폭탄을 터트릴 수 없었던 미국은 때문에 기지를 평택으로 옮기려 하고 있는 것입니다. 북한을 언제든 미국의 폭격대상에 그리고 한반도를 언제든 전쟁의 상황에 놓이게 하는 것이 과연 자주국방 인지...--;

또한 미군이 전략적유연성을 통해 딴 일!을 하게 될 때 맡게 되는 지역적 역할을 생각해본다면, 중국은, 자기네를 견제하는 한국이나 미국에 대한 억제책으로 중.러. 북 동맹을 확고히 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당연히 한.미.일 동맹도 생기겠지요. 이것은 또다른 냉전체계가 재편되는 상황이 연출되는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동맹 가능성은 10퍼센트 정도일텐데. 이 가능성이 적다면 적다고 할 수 있겠지만 국가의 생사라고 생각한다면 이 10퍼센트 역시 결코 작다고 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중국은 “주한미군기지를 대중국발진기지로 사용한다면, 중국은 한국을 공격할 것이다...한미동맹이 양자간이 아니라 제 3국을 겨냥한다면 중국은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습니다.

2004년 뉴욕타임즈에서는 주한미군기지를 이전하면 미국은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이 유리하다라는 기사가 떴다고 합니다. 과연 평택의 문제가 평택만의 문제인지요. 언론과 정부에서 평택과 외부세력을 나누는데 외부세력을 과연 누굴 말하는건지. 정부는 이것이 평택만의 문제가 아님을 분명히 알고 있으면서 끝까지 모르는 척 우기고 있습니다. 제발 그만 우기세요.

과연 이런 상황에서 대안이 뭐냐라는 질문이 나오겠지요.
대답은 이렇습니다. 현실적인 대답이 되리라 생각하는데요.
일단 확정된 용산미군기지는 이전하십시오. 대신 2008년 이후 이전할 2사단문제에 대해서는 확실히 재협상 하십시오. 재협상 안하면 한국은 또 몸주고 돈주고 우리 국민들 힘만 빠집니다. 구체적인 전략과 상을 가지고 재협상 하세요!

그리고 우리의 문제가 남습니다.
정욱식선생님의 마지막 말이 강하게 머리에 박혔는데요.

미국을 설득할 수 있는 사람이 양과 질적으로 풍부해져야 한다고 합니다. 워싱턴에 한반도 사안을 공부(?)하는 그룹들이 있답니다. 이들은 한국내에서 도는 정보를 어디서 얻을 수 있을까요. 아마도 영문서비스가 잘 갖추어진 조.중.동신문 정도겠지요. 따라서 한국의 진보진영의 인프라 구축이 아주 시급합니다. 한국의 진보진영의 자기반성과 자기건설 노력이 아주 절실한겁니다.
또한 동북아의 비전을 제시할 나라는 한곳도 없다고 합니다.
동북아 공동의 지적 자산을 만들고 동북아자체 비전을 필요하며,
한국의 정체성과 미래의 비전을 격렬히 가져야 한다고요. (다들 절실히 동감했습니다)

강연이 끝나고 나서는, 이 지역에 계시는 분들과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민주노총에서 오신 분이 한 분 계셨고, 교사들이 여섯 분 정도 오셨는데 대개 전교조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이셨습니다. 이 중에는 연구실에서 강의를 들으시거나 세미나에 참여하셨던 분들이 많아서 낯익은 분들도 계셨습니다. 방 안에 빙 둘러 앉아서 한 사람 씩 자기소개를 하고 간단한 소감을 이야기했습니다.

“평택에서 열심히 싸우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강연을 듣고 보니 이렇게 복잡하게 얽힌 문제라 가슴이 답답해졌다”는 고등학교 교사 분께서는, 대장정과 그 이후에도 계속적인 실천들을 통해 그 답답함을 뚫어줄 무언가를 만들어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대장정 선언문이 마음에 와 닿아서 여러 번 읽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읽으라고 권했다.”는 분도 계셨습니다.

“요즘은 에뿌키라 카페에 매일 들어가서 오늘은 누가 물집이 터졌나 유심히 살펴본다”는 또 다른 교사분은 조정환 선생님 강의도 듣고 노마디즘 세미나에도 참여했다고 하셨습니다. 대장정이 없었더라면 이만큼 FTA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대장정 이야기를 들으면서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느낌들을 다시 떠올리게 되었다”는 분은 그 느낌들, 마음들을 느껴보고 싶어서 이 자리에 오셨다고 하셨습니다.

그 다음에는 그 분들이 지금 맞닥뜨리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말씀해주셨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담임을 맡고 계시다는 한 교사 분은, 사람인지 기계인지 모를 정도로 바쁜 시간 속에서도 아이들을 보면 행복하지만 한편으로 한국의 교육제도를 겪어내야 할 그 아이들이 너무 불쌍해서, 자신도 아이를 낳아 키우는 것이 좋은 것일지 아닐 지 망설여진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전교죠 활동을 하시는 여러 교사 분들은 매일 방전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는 데에 동감하셨습니다. 교사는 표면적으로는 주 23시간에 방학까지 있고 구조조정 때에도 교사만 5천명 늘었다고 하니 편하고 좋은 직업처럼 보이지만, 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고 실제로는 2만 명이 필요한데도 5천명 늘였다는 사실만 보도된다고 하셨습니다. 여러 회의들, 시민 모임, 집회, 당 활동 등 참여해야 하는 행사들이 상당히 많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한 교사 분은 특히 교육개방에 관해 말씀해 주셨습니다. 이미 2002년, 2004년 3월부터 이미 개방은 되어있었으며, 제주도나 경제자유구역이 그 예입니다. FTA는 교사들도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로 국민들에게 설명하고 있으며 게다가 문서도 비공개로 할 예정이니 그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현장에서 싸우는 사람들은 모든 싸움에서 지쳐있다고 하셨습니다.
민주노총에 계시는 분은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셨습니다. 뻘의 조개나 천연기념물이 죽어가고 있다는 이야기가 주목받는데,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죽어가도 주목받지 못하는 것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민주노총은 다들 낮에는 일해야 하는 노동자들이고, 다 조직해서 활동을 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결국 돌아오는 건 ‘민주노총은 이기적이다. 소수화 된다. 집회 문화가 딱딱하다.’등의 이야기뿐이며,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는 진부하게 느껴지고 이기적인 움직임으로 여겨진다는 것입니다. 밤새 현안 토론하고, 구속된 조합원에게 찾아갔다가 여러 회의들로 이어지는 그 분의 하루 일정을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싸우기 위해서는 ‘조직’되어 있어야 하며, 걷는 것이나 느끼는 것도 중요하지만 좀 더 구체적인 사안들에 대해 실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바쁜 하루였지요.
차지호 선생님과 진승현 선생님께 진단도 받고 치료도 받고 하면서 몸 좀 만들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여기는 현재 아산시청 민원실에서 미친듯이 글 올리고 있어요.
남들은 지금 걷고 있습니다. 어서 가봐야겠습니다.
서울 계신 분들은 일상을 튼튼히 지켜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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