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27일 이른아침, 소쇄원에 들렀다.
광주에 살 때 가까운 담양에 자주 갔었고, 이후로도 전라도를 지날 때면 잠깐 스쳐도 참 상쾌했던 기억이다.
특히 소쇄원은 편안하면서도 푸근한 정원이다.
그런데, 내가 나이가 들어서인가, 이번에 소쇄원은 '정적'인 느낌이었다. 멈춰버린, 살아있지 않은 듯한.
그냥 느낌이겠지. 역시 조용해서 좋았다.
그러나 내가 내려갈 때 즈음 관광버스가 몰려왔고 등산복을 입은 사람 뭉텅이가 마구마구 올라왔다.
기묘사화 때 스승인 조광조가 사사되자 홍문관 대사헌으로 있던 소쇄 양산보가 관직을 그만두고 내려와 소쇄원을 지었단다.
들어가는 길. 오곡문이라고 쓰여있다.
제월당 뒤켠에 있는 굴뚝.
제월당 천장.
제월당 옆 담길
저런 공간이 내 거처에 있다면 술이 참 잘 들텐데...
광풍각.
소쇄원 옆길. 담양스러운 대나무들...
소쇄원을 둘러보고 바로 앞에 있는 식당에서 대나무죽통밥을 먹었다. 행복한 순간. 떡갈비를 곁들였다. 물론 술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