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2월8일은 기권이오!
유용화 | 시사평론가·동국대 대외교류硏 책임연구원

최근 여론의 주목을 받지도 못하면서 그들끼리의 난타전, 이전투구 양상까지 벌이는 선거판이 있다. 바로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이다. 이들의 TV토론회를 본 사람이라면 “아니 어떻게 야당이 저렇게까지 가버렸나…”라고 혀를 찰 것이다. 친노와 비노의 계파 대결도 아예 내놓고 하고 있다. 호남 홀대론, 인신공격, 무책임한 정치공세 등 마치 전당대회가 끝나면 갈라설 것 같은 기세이다. 
 

노무현 정부 시절 비서실장을 지냈던 문재인 후보, 그는 지난번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에게 패배했다. 또 그 이후에도 NLL 공방 등 참여정부 시절의 실정 한가운데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정치 초단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노무현 정부는 이미 국민의 심판을 받은 지 오래됐다. 2007년 대선 때 열린우리당은 해체되었으며 노무현 정부에 대한 국민적 반감은 이명박 후보에 대한 지지로 표출됐다.

노무현의 참여정부는 국민이 진보세력에게 확실한 지지를 보여준, 은혜받은 정권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경제를 살리지도 못했고, 양극화 현상을 부추겼고, 남북관계에 대한 실질적 개선은 크게 보이지 않았으며, 신자유주의 격랑을 오히려 방조하는 정권이 돼버렸다. 그때 국민들은 진보세력과 운동권에 대한 신뢰와 믿음을 접었다.

그런데 참여정부에 참여했던 인사들은 아직도 그 타성과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노무현이라는 유령을 안고 권력욕만 보이고 있다. 문재인 의원이 정말 대권을 잡고 싶다면 대안을 가진 새로운 문재인을 국민 앞에 보여주어야 한다. 그러나 그는 최근의 지지율 반등을 놓고 박근혜 대통령 실정에 대한 일시적 견제심리라는 점을 이해하지 못하는 착각마저 보여주고 있다.

박지원 후보 역시 김대중 정부의 비서실장 출신이다. 산전수전 다 겪은 당의 원로 격이다. 그렇다면 지금 그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자신이 진정한 새정치민주연합의 주인이라면 나락으로 떨어져가고 있는 정당을 어떻게 살릴 것인지, 후배 정치인들을 어떻게 양성할 것인지, 김대중 리더십이 무엇인지 희생적으로 보여주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그는 날이면 날마다 문재인 후보 흠집 내기에 바쁘다. 친노를 도덕적·정치적으로 공격하고 그 반감을 등에 업어 당대표를 거머쥐려는 노회한 선거전술만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왜 박지원 의원이 당대표 경선에 나섰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친노세력이 잡으면 분당이 되니깐 내가 당대표가 돼야 한다”라는 협박전술(?)만 보일 뿐이다. 정말 친노가 당권을 잡으면 그가 분당에 몸을 실을까. 두고 볼 일이다.
 

운동권 출신 이인영 후보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문재인·박지원 사이의 틈새전략을 취하는 것 같은데, 그는 스스로를 새로운 세력이라고 칭한다. 새로운 정치, 새로운 세력도 만들어내지 못했는데 나이만 갖고 새로운 세력이라고 하니깐 좀 우습다. 얼마 전부터 속칭 총학생회장 출신 정치인들이 보여준 행태는 기득권 지키기, 틈새전략, 유력 정치인에 편승해서 공천받기 아니었던가. 당이 이렇게까지 되는 동안 그들이 말하는 새로운 세력은 무엇을 했는지, 친노와 비노의 대립 상황에서 눈치만 보았던 486이 아니었던가. 80년대의 용기와 희생은 이미 배지라는 기득권으로 사라진 지 오래다.

새누리당은 지도부를 비주류로 선출했다. 포스트 박근혜를 이미 준비하기 시작했다. 이명박 집권 시절, 박근혜 후보가 마치 MB 정권과는 전혀 상관이 없었던 것처럼 위장해서 정권을 잡았듯이, 차기 대선 역시 반박근혜 위장술, 그러한 눈속임이 벌써 보이고 있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은 사적권력 쟁취에만 한눈이 팔려서 명분은 잃어버리고 지나간 노래 구절만 씹고 있다. 김대중, 노무현, 386의 부활만 바라보고 있다. 그래서 이번 2월8일은 기권하기로 했다. 물론 당원이 아니라서 투표권도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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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04 13:52 2015/02/04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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