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을 둘러싼 말들이 여기 저기서 나온다. 뭐 주사파가 싫어서 당을 떠난 진중권씨가 가장 열정적이다. 역시 입에 칼을 물고 있다.(여기) 표현이 좀 그렇다! 나도 주사파가 싫어서 당을 떠났다. 그런데 진중권씨의 결론은 "'사회민주주의'라 부르든, '민주사회주의'라 부르든, '사회국가'의 실현을 이념으로 하는 현대적 좌파정당을 건설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전히 대안은 "국가"다. 그러나 과연 대안이 "국가"인가?

민노당 내부의 범NL계열을 종북주의자라고 부르는 건 좀 순화된 표현인가? 사실, 주체사상을 신봉하니 주사파이기도 하지만, 그 사람들은 공공연하게 주체총서를 공부하면서(단순히 읽는 것이 아니라) 김일성주의자라고 부르면 막 화를 내기도 한다. 사실 이 사람들은 1992년 백기완 선생이 대선에 나오기 이전부터 "비판적지지"라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지껄이며 김대중을 지원하기 위해 사회주의자들의 활동을 방해했던 그 자들이다. 그들이 자랑스럽게 현장 활동가라고 내세우던 사람들이 다 어디로 갔는가? 민주노총의 지도부가 노동자를 배신하지 않았던 적이 있었던가? 이 사람들이 누구인가?

당내에서 평등파라고 지칭되는 사람들은 사실 사민주의자들이다. 사회주의자들이 사민주의자들과 함께 새로 당을 만들면 또 수년 후에 사민주의자들 때문에 당을 쪼개자고 할 거다. 사민주의자보다는 차라리 문국현 같은, 맑스의 표현을 빌리자면 온정적인 부르주아들이 더 낫다. 반면, 사민주의자들은 자신의 권력을 추구하기 위해 인민을 팔아먹을 것이다. 지난 민노당의 경선과정에서 그들이 보여준 것처럼 그들은 인민의 해방을 말하지 않는다. 하긴 수십억의 재산을 가지고 있고, 아들 딸 유학보내면서 서민경제를 논한다는 것 자체가 우습긴하다.

이젠 당 중심의 정치투쟁을 반성해볼 때다. 당은 언제나 당면한 권력의 노예가 될 수밖에 없다. 당의 목표는 오직 하나, 의회 진출이다. 그들은 전혀 다른 개념으로 투쟁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그래서 그들은 존재하지 않는 여론의 노예로 전락한다. 지난 100여년의 역사에서 인민을 배반하지 않았던 당이 있었던가?

당은 부르주아 지배의 한 축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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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09 13:34 2012/01/09 13:34

어제(26일) 오후 4시 부산대학교 본관 앞에서 40여명의 부산대학교 시간강사 선생님들이 모여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부산대학교 분회" 설립을 선언했다. 하용삼 부산대학교 철학과 강사협의회 회장이 분회장으로 선출되었다. 많은 시간강사 선생님들의 참여를 부탁드리며 지지와 연대를 구한다. 아래의 선언문은 고려대학교 분회의 선언문을 참고했다.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부산대학교 분회 설립 선언문

우리 비정규 교수(부산대: 1162명)는 대학 강의의 절반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 우리는 한 달에 강의료 50만원을 받는 일용잡급직이다. 우리는 법적으로 교원이 아니기 때문에 공식적인 근로 계약 대상이 아니다. 그러므로 4대 보험, 퇴직금의 혜택을 받지 않으며 연구실, 연구 참여, 학생 상담 지도, 그리고 대학평의회 참여 권한이 없다.

이런 현실의 피해자는 바로 우리의 학생과 사회다. 우리는 대학에서 실제로 학생들을 가르치지만, 배우는 학생을 상담하거나 지도할 수 없다. 일부 부유층은 유학을 가기도 하지만, 이것이 한국 사회의 지식 수요를 충족시킬 수는 없다. 한국 사회가 자율적인 사회가 될수록 이 땅의 모든 대학생은 공동체와 자기 자신의 미래를 위해 양질의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

지난 30년 동안 비정규 교수가 대학사회의 노비로 방치된 까닭은 유신독재의 지식인 탄압 때문이었다. 1977년 박정희 유신독재는, 1949년 고등교육법에서 규정한 대학‘강사’의 교원지위를 박탈해버렸다. 그리고 새로이 전임강사라는 제도를 만들어 독재 정권에 대한 저항을 근원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박정희 정권은 젊은 연구자들을 시간강사와 전임교수로 분리하여 고용하도록 만들었다. 그 결과 지난 30년 동안 대학생 1천만 명이 공식적으로 교원 자격이 없는 시간강사들에게 학점을 받았으니 이른바 ‘의문의 학위’를 받은 셈이다.

대학 당국은 불합리하고 모순적인 비정규 교수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국회의원들에게 뒷돈을 주면서 우리의 교원지위 회복을 가로막고 있다. 물론 우리 비정규 교수한테도 그 책임은 있다. 혹 강의를 배정받거나 전임 자리를 차지하는 데 전임교수의 눈 밖에 나지 않을까 걱정하며, 혹 자기 공부는 제대로 할 수없는 상황이면서도 연구비를 받지 못할까 쩔쩔매는 노비 의식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모든 원인이 대학강사의 불안한 신분에서 비롯되는 문제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오직 하나, 현행 고등교육법을 고쳐 대학 시간강사의 교원지위를 법적으로 복원하는 일 뿐이다.

따라서 우리는 국회 앞 천막농성(80일), 교육위원회 권철현, 임해규, 유기홍 의원 지구당사와 청와대 앞 일인시위를 하면서 2007년 10월 12일 국회에 상정된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하루빨리 의결해 줄 것을 요구한다. 우리는 이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부산대학교 분회를 설립하며, 다음을 실천하기로 한다.

하나. 우리는 국회에 상정된 고등교육법을 개정하여 교원 지위를 회복하는데 힘을 쓴다.
하나. 우리는 ‘같은 노동 같은 임금의 원칙’에 따라 근로계약을 맺고 단체협약을 맺는다.
하나. 우리는 충실하게 학생들을 가르치고 100년 뒤 미래 한국의 관점에서 연구한다.
하나. 우리는 대학교육의 주체로서 적극 나서 권리를 지키고 의무를 다한다.
하나. 우리는 논문의 ‘주문생산’에서 벗어나 대학교육을 정상화하여 건전한 몸과 시민의식을 가진 인간을 배출한다.

2007년 11월 26일

한국 비정규 교수 노동조합 부산대학교 분회
“고등교육법 개정하여 교원지위 쟁취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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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09 13:32 2012/01/09 13:32

개인들이 전면적으로 상호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사회에서 개인은 누구나 자신의 노동력을 판매하지 않을 수 없다. 정신 노동이든 육체 노동이든 자신의 노동력을 판매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은 세상의 행운을 독차지한 사람이라고 부를 수 있겠다. 그러므로 이 사회에서 노동은 본질적으로 강제 노동이다.

많은 사람들이 직업 선택의 자유가 있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환기가 안 되는 공장에서 쇠를 깍든, 시원한 냉방 시스템이 갖춰진 사무실에서 볼펜을 굴리든 그건 누구나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아니다. 마찬가지로 자신의 노동력을 판매한 개인이 노동이 수행되는 시간과 공간을 선택할 수 없다는 점에서 노동은 강제 노동이다.

직업은 노동이 수행되는 방식을 규정한다. 노동하는 개인은 자신의 의지가 아니라 미리 결정된 노동 형태를 따르지 않을 수 없다. 자의에 의해 선택된 노동이 아니라면 그 노동은 보람과 기쁨을 주기보다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하지 않을 수 없는 노동으로 전락한다. 노동이 삶을 지속하는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 되어버릴 때 인간은 노동의 소외를 경험한다.

노동의 소외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노동이 즐겁고 창조적인 활동이 아니기 때문이다. 노동은 노동하는 사람의 신체와 분리되어 작용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필연적으로 인간은 노동하는 동안 일정한 공간과 시간에 자신의 신체를 묶어 둘 수밖에 없다. 특히 분업화되고 관료화된 사회에서 노동은 인간을 타율적인 존재로 만든다.

처음 네그리의 노동 거부 테제를 접했을 때는 어처구니 없다는 생각이었다. 한국 사회에서는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학생들에게 높은 연봉과 노동시간 단축 중에서 어떤 것을 선택하겠느냐고 물으면 대부분이 높은 연봉을 선택한다. 왜냐하면, "놀면 뭐해요~." 솔직히 이제 좀 놀아보자고 말할 수 있는 네그리가 부럽다.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온 사람들은 하나같이 수십만 개에서 수백만 개의 일자리 창출을 장담한다고 지껄인다. 누가 이젠 놀 때도 되었다고 말 좀 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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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09 13:28 2012/01/09 1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