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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조사와 열손가락 지문 채취

 

드디어 몇달을 끌던 홈에버집회참석 관련 경찰 출두요구에 갔다.

 

전화를 100통은 받았고 출두명령서를 5번 받고 6개월이 지나서 나가게 되었다.

 

사회운동을 억압하는 방법으로 소환과 재판, 벌금 등의 방법을 남발하는 것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홈에버 집회에 대응하는 이들의 자세는 좀 지나치다. 집회 참석자 수십명을 소환하다니.

 

조사 전에 경찰이 스스로 이렇게 말햇다.

 

"이런 죄로 체포영장 발부할 수도 없고... 하긴 죄라고 하기도 그렇지요."

 

재산이 얼만지, 홈에버 집회에서 연설한게 선동한 건 아닌지, 집회신고 안되있는 걸 알았는지, 인도를 점하고 있으면 도로교통법 위반임을 아는지 등을 물었다.

 

걸 수 있는게 뭔지가 뻔한 질문에 요리조리 피해가며 때웠다.

 

어차피 여기서 내가 경찰이랑 전선 긋고 끝장을 봐야하는 것도 아니라는 생각에 최대한 쿨하게 비지니스를 마치고 나오려고 했다.

 

그런데 조사를 마치고 진술서를 확인하게 한 후 갑자기 나를 데리고 다른 책상으로 갔다. 책상 위에 놓인 플라스틱 사각상자에 손가락을 찍게 했다. 지문감식기를 통해 지문을 채취하는 것이었다. 한 손가락만이 아니라 열손가락 모두....

 

내가 기가차서 '왜 설명도 없이 이런 걸 채취하냐?', '왜 열손가락 다 채취하냐?', '경찰서에서 단순한 조사만 받는데도 이런 걸 채취해야하냐?', '이거 한번  채취하면 전국 관공서에 다 깔리는 것 아니냐?' 등등 물었다.

경찰은 '다하는 겁니다.' 답변만 반복했다.  

 

좀전까지 조사받으면서는 아무렇지도 않던 기분이 갑자기 확 상했다.

 

폭력적인 그들의 태도가 느껴지면서 조금전까지 우호적인 태도로 대했던 것이 후회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의 폭력에 대해 내가 저항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열손가락 지문을 다 채취한 후 화난 얼굴로 인사도 하지않고 가방 들고 조사실을 나온 것 뿐이었다.

 

아~ 기분 더럽더라.

 

오늘 40일만에 대림동 간 날인데, 기분 상하게 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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