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어떤 민족인데
category 朱鷄  2017/07/03 14:04

대학이나 대학원을 다녀본 사람들이라면 “학생”이라는 말과 “제자”라는 말이 어떻게 구분되어 쓰이는지 잘 알 것입니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선생”과 “스승”이라는 말을 구분해서 쓰듯이 말입니다. 3개월간 1주에 3시간씩 강의 들은 걸로 “스승”과 “제자”가 되었다기 보다는 부자이자 명망가이고, 엄청난 연줄망을 가진 당시 촉망받던 대선주자급 정치 신인에게 붙어먹으려다가 안 되니까 제보 조작을 했다는 것이 정확한 얘기일 겁니다. 그리고 결론도 그 이상으로 나오지 않으리라 봅니다.

위생 상태를 10번 지적받고도 여전히 장사 잘 되는 식당이 있는가 하면, 1번만 지적받더라도 바로 망하는 식당도 있습니다. 세상일이라는 게 다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과학이 그 이유를 온전히 밝혀내지 못하는 탓에 아직도 역술인들이 먹고 사는 거겠죠. 국민의당에 대해 비난을 퍼붓기 바쁘지만, 솔직히 뭐 묻은 X가 뭐 묻은 X 나무란다는 거 정도로밖엔 안 보입니다.

아, 그래서 안철수와 국민의당을 봐주자는 건 아닙니다. 이렇게 허술하게 하고, 밑에 사람들을 관리하지도 않고, 검사 출신들이 확인도 안 하고 그런 네거티브를 해서 한국 정치를 후퇴시킨 데 대한 비난받고 책임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런 아니면 말고식의 의혹 폭로와 고소ㆍ고발, 그리고 취하로 이어지는 정치 방정식 자체를 끝내는 것이야말로 정말 중요합니다. 그 희생(?)을 새정치를 하겠다는 국민의당이 자임을 하고 나서 줬으니 그저 역설적이라고 할 밖에요.

어떻게든 사건을 키워서 개혁 의지를 둔화시키려는 조직, 조회수 올리는 것만 생각하는 대중언론의 선정성과 교묘한 어휘 선택, 그리고 TV에만 나오면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고 너도나도 돌던지기에 바쁜 대중의 한계 등에 대해서도 우리는 성찰해야 합니다. 그런데, 안 하죠. 아니, 할 능력이 없죠. 우리가 어떤 민족인데. 그 선두에 지방의원 후보 자리라도 공천받아 보려는 “양념”이 있지요.

2017/07/03 14:04 2017/07/03 1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