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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두번째 카메라

나에게 또 한대의 카메라가 생겼다.

이름은 니콘F-801s. 필름카메라다.

 

 

그 사람의 아버지가 쓰시던 카메라다.

그 사람의 아버지는 사진을 찍고 싶었다고 한다.

애들이 자라는 모습을 눈으로 찍는데는 기억의 한계를 느끼셨나부다.

그래서 외국에 나갔을때 하나 사려고 했다. 그러나 어머니의 반대로...

 

그러나 그 사람의 아버지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 사람의 아버지는 몸이 조금 안좋으셨다. 그래서 서울에 있는 병원에 다니셨다.

어느 날 그 사람은 아버지를 따라 서울에 있는 병원에 왔다.

 

치료를 받으시고, 아버지는 남대문 시장으로 향했다.

그 사람은 아버지가 카메라를 사는 것을 봤다.

엄마한테 혼날텐데...

 

이후 아버지는 사진을 찍었다.

그 사람과 그 사람의 동생이 똑바로 서있는 사진을...

 

그 사람의 아버지가 하늘로 가신 후

카메라는 장농 속에 고이 모셔져 있었다.

감히 건들 수 없는 기억처럼..

 

그 사람의 어머니가 그 카메라를 나에게 주셨다.

"어차피 쓸 사람도 없고, 카메라는 자꾸 써야 고장이 안난다고 하더라. 니가 사진을 찍으니까 잘 고쳐서 쓰고 있어"

 

카메라는 기억은 물론이며, 건전지를 그대로 보관하고 있어 유액이 잔뜩 흘렀다.

결국 병원에 갔다. 병원비는 8만원...--;;

 

그래도 그 사람의 기억과 그 사람의 아버지의 기억을 남기기 위해,

그리고 내가 보는 세상을 또 다른 기억으로 남기기 위해

열심히 사용해 보려고 한다.

 

조금 무겁고,

필름 값이며 현상 값이 많이 나갈 것이고,

사진 찍기 시작한 지 얼마 안돼 사진이 엉망하겠지만...

 

그래도...

 

이 카메라랑 친하게 잘 지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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