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

 

며칠전 뭘 자르다
잘못해서 손까지 썰어버렸는데
상처가 꽤 깊었지만
괜찮겠거니 하고
가만히 놨뒀더니
아물 기미가 안보였다.
손가락 끝이어서 여기저기 계속 쓸키기도 하고
느닷없이 피가 솟기도 하고.
그래서 안되겠다 싶어서 밴드를 감았는데
그래도 살이 아물질 않는다.
이미 살이 벌어져서 덜렁거리는 상태로
새살이 돋고 있었다.
..-_-;
아 깝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벌벌 떨면서 살점을 뜯어냈는데
신기하게 하나도 아프지 않다.
얘는 진즉부터 내 살이 아니었던게지.
내 살이 아닌 녀석을 아무리 붙여놓아 봐야
내 살로 받아주진 않는다.

살점이 떨어져나가 상처가 움푹 패였는데
이것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원래대로 되겠지?

자기 살인지 아닌지를 아는 것도
원래 모습을 기억하는 것도
신기하다.
내가 모르는 것을 몸은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