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역사에 남을 의미있는 투쟁현장이었던 것 같다.
학생들의 싸움이었고 건물을 점거한 채 농성하고 있었다.
사람은 몇 되지 않았다. 다섯 남짓일까.
난 일종의 관찰자였는데,
어째서인지 그 농성이 나중에 중요하게 평가받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시점이 좀 이상하지만, 아무튼 꿈이니까,
미래에서 왔다는 느낌이랄까.
농성은 곧 진압이 시작될 것이었고, 모든 사람이 연행되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나갈 사람들은 미리 나가고 결의가 된 사람들만 남아있었던 것 같다.
그런 와중에 난 그곳으로 들어갔고, 어떤 방에서 농성 주도자를 만나 인사한다.
20대 학생이고, 여성이다. 아. 그러고 보니 농성자 가운데에는 여성이 많았던 것 같다.
수적인 의미라기 보다는, 그런 느낌이다.
난 그 농성의 주도자와 이미 안면이 있었지만 그 사람은 당연히 내가 초면이다.
난 어디에서 온 누구라고 소개했다.
곧 진압이 시작되었다.
내가 알고 있기로는 모두가 연행되어야 하는데, 난 몇사람과 경찰들을 피해 도망다닌다.
층계를 뛰어내려가고, 이리저리 피하다 보니 어느새 건물 밖이다.
연행되었어야 하는데... 이 때 전원 연행된 걸로 알고 있는데...
오히려 불안한 마음에 건물 정문쪽으로 돌아가니 장면이 바뀌어 있다.
커다란 파티같은 분위기였는데, 거기 고등학교 때 선생들이 있었다.
어딜 갔다 오느냐고 힐책하는 분위기였나?
기억나는 건 여기까지.
그러고 보니, 이날 아침에 용산협상 소식이 들려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