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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긴 것이 있는가?

제대하고 거의 반년, 사실 제대한 기간과 활동 기간은 거의 비슷하게 맞아 떨어진다.

 

3월. 대학생으로 돌아오고 나서 대학 사회를 보는 기분은 이래저래 남다르다. 특히 우리가 속한 공간을 보는 기분이 남다르다. 이래저래 씁쓸한 기분으로 새학기를 맞이하고 있다.

 

아직 활동할 시간이 남았지만 벌써부터 마음이 싱숭생숭해지고 있다. 동기들을 마지막으로 내 후배들 중에서 활동을 '결의' 하고 있는 후배가 없다는 점 때문이다. 아무도 결의하고 있지 않다. 정말, 아무도. 그리고 결의했다고 하더라도, 경험도 이론도 모든 것이 미약하다. 홀로 남겨두기 전에 단련시킬 수 밖에 없는데, 그 후배는 외로움이라는 숙명을 안고 가야 한다.

 

물론 이 공간에서 운동을 고민한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외로움을 수반한다. 동지를 만들려고 그렇게 노력하는 이유는 그래도 외롭게 운동하지는 않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녀석은 외롭고, 그렇게 외롭게 운동했을 때 놈은 지금 선배들에 비해서 두 배, 세 배는 힘들 것이다. 그리고 그 힘든 과정을 버텨낼 환경을 준다는 것은 선배로서 참으로 미안한 일인 것이다.

 

마음이 아프다. 그리고 내가 과연 잘하고 있는 지를 잘 모르겠다. 만나야 할 대중이 사라져 가고 있는 현실 속에서 나는 참 못난 선배가 되고 있는 것이다. 

 

내가 떠나갔을 때, 녀석이 외롭게 운동하게 만들고 싶지는 않은데.

 

참, 반년 간 해놓은 게 없다는 생각 밖에는 들지 않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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