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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05

from 일기 2010/04/05 23:01

이번 주에는 수업이 없다.. 아이들이 수학여행을 가서..

선생님은 고생이 눈앞에 보인다고 하시면서도 은근히 좋아하시는 것 같다.

애들은 말할 것도 없겠지..

 

수업이 재밌다. 두시간동안 종알거릴려면 물론 힘들긴한데

깜짝 놀랄만큼 의욕적인 아이들 덕분에 수업시간은 쉬이 흘러간다.

문제는 시간이 늘 오바된다는 것... 널널하게 한다고 늘 마음을 먹는데도 것참..

호흡을 맞춰 함께하는 선생님들이 있다는 것도,

준비하고 정리하는 시간이 꽤 길다는 것도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다.

특별히 당황스럽거나 어려운 순간이 없다.

 

나는 덕분에 예쁘고 귀여운 선생님이 되어

평소 받지 못했던??ㅋㅋ 애정과 관심을 듬뿍 받고

방실방실 웃다보면 수업이 끝나있다.. 이건 너무 자기 중심적인 생각인가..흐흐....

 

아이들이 갖고 있는 각각 다른 코드들이 꽤 명확한 것 같다.

어쩌면 ㅅㅎ의 코드를 발견하는 것은 무리일지도 모른다. (게을러서..;)

각자 하나씩 수수께끼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물론 힌트는 후한 편이라...즐겁지만..ㅎㅎ

 

결과물들을 들여다보다 갑자기 '장애아동'이라는 단어가 낯설게 튀어나왔다.

신기한 건 그 순간 그것이 아이들과는 상관없는 단어처럼 느껴졌다는 것이다.

복잡한 배경들이 떠올랐다.

나는 이 아이들을 '덩치는 크지만 아이' 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고

(그래서 단지 '아이'일 뿐이지 장애인이 아니다 라는 순서로 사고가 진행된 것일 수 있다)

어쩌면 그저 그냥 편견없이 아이들을 만나고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건 좀 아닌듯; )

어쩌면 장애아동이라는 단어가 연상하게 하는 어떤 전형적인 이미지와

내가 만나고 있는 개별적인 아이들이 매치되지 않은 것일 수도 있고

그 말을 쓴 것이 ㅇㅈ이기 때문에 그런 것 같기도 한데..그건 정확히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만약 '나와 같은'이라는 말이 앞에 나왔거나, 아니면 그저 '우리들을' 가르치는 곳입니다-라고 했으면 달랐을 수도 있다.

"OOO은 장애아동을 가르치는 곳입니다"라는 서술은 외부자의 시선같다는 느낌.

게다가 주워들은 이야기로는 ㅇㅈ 스스로 자기가 장애인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편이라고도 했다.

집에서도 그렇게 가르친다고..

 

그러나 실제로 어떤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아이들이 '장애' 혹은 '장애인'이라는 것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는...

그리고 그것은 나도 마찬가지다.

나는 그것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나도 몰러 ;ㅁ;

 

이럴 때 슬그머니 그런 생각이 드는거다.

난 이걸 왜하나 ...

ㅅㅈㅎ은 거창하게 그럴 게 뭐 있냐고 하지만

나도 딱히 거창하게 고민하고 있는 건 아니고 그냥 좋으니까 하는거지만

근데 고민이 되긴 된다...

 

난 교육으로 만난 사람들과 길고 지속적인 관계를 맺는 경우는 거의 없다.

시간이 지나면 이름도 까먹고 얼굴도 잊는다.

문자같은 것이 와도 대부분 쌩까고 사실 얘가 얜지 쟤가 쟨지도 잘 모른다..

그것도 그렇다.. 죄책감까지는 아니어도 약간 마음에 찔리는 구석이 있다.

이래도 되나 싶은...

뭐 안된다고 하더라도 특별히 나아질 가능성은 별로 없지만 ;

 

결국 모든 것은 그들의 몫으로 돌아간다.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나도 몰러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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