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21

from 분류없음 2016/10/21 01:34

어제 한광호 열사의 (이제는 열사라는 말을 붙이는 것이 자연스러워진)

산재승인 판정서를 보면서

이미 들어서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활자화된 (혹은 공식화된)

기록을 보는데 마음이 떨렸다.

'읽어 내려간다'는 느낌으로 보게 되었다.

단지 몇줄로, 그날의 상황이 적혀 있을 뿐이었는데 

과하게 표현하면

그의 주검을 보는 것 같은

혹은 그의 장례식장에 온 것 같은 느낌이 이런걸까 상상하게 됐다.

2016년 새해가 시작될 때

전해주지 못했던 기부금 영수증

거기에 적혀 있는 것과 같은 주소

익숙한 그 주소가 눈에 들어왔다.

어쩌면 건조한 공문서이기 때문에 더 그런 느낌이 드는 건지도 모르겠는데

익숙한 사람을 완전히 낯선 장소에서 마주치게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제 감정적으로 많이 동요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낯선 문서를 통해 익숙한 그 사람을 다시 떠올리는 것은 내 감정을 많이 동요하게 만들었다.

그 밖에도 내가 잘 알지 못하던 세부적인 이야기들을 보면서

조합원들은 이 시간을 어떻게 지나왔을까 생각하게 되기도 했고

이렇게 그의 죽음은 업무상 재해로 인해 어쩔 수 없었던 선택으로 규정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묘한 기분이 들기도 했는데...

이 기분에 대해서는 다음에 좀 더 정리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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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21 01:34 2016/10/21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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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03

from 분류없음 2016/10/03 04:03

아차 싶다..

200일 문화제 같을 때 영상을 만들었어야 했다.

부탁받기 전에..

 

물론 상하고 다친 사과들을 골라내고 도려내서

만든 사과 주스와 사과토스트를 유성에서 나눈다는 건

참 좋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힘든 농사꾼의 마음에 한줄기 비쳤을 보람까지 생각하지 않았을리 없고...

이렇게 얽혀서 살아간다는 거..

딱히 좋지는 않아도 순환한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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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03 04:03 2016/10/03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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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13

from 분류없음 2016/09/13 01:51

두번째 지진을 느꼈을 때는 사무실 안에 있었는데

했던 생각 1. 복층이 정말 흔들리는구나

2. 그래도 나는 나가고 싶지 않다.

살면서 한 번도 진지하게 죽음을 생각해본 적 없는데

생각보다 죽음은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게 이런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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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13 01:51 2016/09/13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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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10

from 분류없음 2016/07/10 22:55

갑을 사측이 기자들 밥사주고 뿌린 오늘(일요일)의 기사 21건.

당연히 풀무원 생각이 난다.

그러게... 오늘 교육할 때 풀무원 영상을 보여줄 걸 그랬나 싶어 무심코 유투브에서 검색을 했는데

계정과 영상이 없다.

아. 지우기로 했었지..

물론 사측은 그런 걸 지우지 않는다. 이겼으니까..

맞서 붙어보았던 흔적마저 지워야 한다는게 참담하다.

내가 믿고, 또 궁금해 하고, 안타까운 것은 한 사람 한 사람이 가지고 있을 기억들이다.

ㄱㅅㄱ 아저씨는 밤에 쫓기는 꿈을 꾼다고 한다.

쫓기거나 쫓겨 숨거나 쫓겨 숨었는데 발각되는 꿈.

이 세 가지 경우의 수가 얼마나 끔찍한 것을 내포하고 있는지.

 

 

 

 

 

 

"너를 둘러싼 세계가 조금씩 무너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은 적 있니?"

"한꺼번에 안무너지는게 어디야"

(정말 그럴까.. 싶은 생각도 들지만, 요즘 맴도는 말들)

 

 

갈 길은 멀지만 힘 내서 가자.

밖에 더 어떤 말을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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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10 22:55 2016/07/10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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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10

from 분류없음 2016/05/10 17:25

평상심 평정심 항상심 체력 흔들리지 않기

요즘 내가 만나고 있는 어려움들을 극복하는데 필요한 것들이라고 생각하는데

무엇을 하건 꾸준히 하는 것이 어렵다는 말이 이제야 와닿는다.

즐겁게 한다는 게 왜 중요한지도..

처음처럼 뜨겁게- 까지는 어렵더라도 ..

어쩌면 이렇게 매순간 위태롭게 아슬아슬하게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놓아버리고 싶지 않다.

풀무원 텔방에서 하나 둘 사람들이 나가는 것을 보면서

또 지켜보고만 있으면서

8개월동안 겪었을 괴로움을 짐작하기도 겁이 나고

수고하셨다고 말 한마디 못하면서

잊지 말자고 부지런해지자고 다짐하고

또 무력감에 휩쓸려버리면서

다음에 만나면 웃으면서 인사하겠다고..

내가 먼저 연락할거라고...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으면서도 그렇다

그들에게는 평생 지울 수 없는 기억이 될 것이고

나에게도 잊기 힘든 사람들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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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10 17:25 2016/05/10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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