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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31

from 일기 2011/10/31 23:59

홍대에서 그가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나는 내가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사람처럼 느껴졌다.

가슴 철렁했지만 사실은 그 느낌이 좋았다.

 

생각해보니 나는 누군가가 떠나는 꿈을 꾸며 깨본 적이  없다.

내가 두려운 것은 내가 찾아갔을 때 거절당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다시는 볼 수 없게 되는 것.. 그런 것은 생각만 해도 덜컥 겁이 났다.

하지만 그 반대라면 오히려 괜찮았던 것 같다.

 

착해보이는 여자와 연애를 하는 그를 보면서

그라고 칭하는 것도 어색한 그를 보면서

이상하게 화가 안나는...

조금은 가슴아프지만 이게 현실이구나 하고 받아들이게 된다.

 

신기한 것은 분명 같이 있을 땐 많이 닮았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남남이 되고 보니 정말 다른 두 사람처럼 보이는 것이다.

우리는 함께 있을 때 서로에게 어울려주었던 것일까?

우리라고 칭하기도 어색한 그와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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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31 23:59 2011/10/31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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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19

from 일기 2011/10/20 00:00

페이스북을 시작했다.

공룡 그룹노트로 스프링노트도 시작했다.

종민은 블로그를 개편한다고 했다.

나는 뭘 어디에 어떻게 적을지 헷갈려하고 있다. 이러다 또 어물어물 넘어가는 건 아닌지..

 

간만에 집에 다녀왔는데 역시 피곤해..

하지만 나름 기억할만한 날이었다.

엄마의 본명을 알았다. 예전에도 관련된 이야기를 얼핏 들은 적이 있지만

외할아버지가 살아 계시다는 이야기는 처음 듣는 거였다.

오- 그래. 찾아봐.. 재밌겠네, 라고 말은 했지만

드라마틱한 이 상황을 신기해하고 기꺼이 받아들이는 것인지

혈육이 살아있다니 묘한 감정이 드는건지.. 잘 모르겠다.

아마도 엄마는 그리운 마음이 들거라고 생각한다.

 

단편적인 이야기들은 몇번 들었지만 사실 내가 별로 관심이 없어서

자꾸 잊어버리거나 연결이 잘 안되곤 했는데

내가 나이를 먹어서 그러는 건지

엄마가 안내놓던 이야기를 하나씩 꺼내놓아서 그러는 건지

조금씩 얼개가 만들어지는 느낌이다.

꽤나 복잡한.. 하지만 평범하고 뻔한 이야기.

정신대가 무서워 한꺼번에 딸들을 시집보낸 이야기.

아이를 못낳아 버림받은 이야기.

미군트럭에 교통사고를 당한 이야기.

가정이 있는 남자와 사랑해 아이를 낳은 이야기.

아이를 맡기고 떠나려다 다시 데려온 이야기.

안정적인 집안에 재혼해 들어간 이야기.

참고 산 이야기.

정작 딸에게는 신경쓸 수 없었던 이야기.

바보같이 차별을 당연한 것처럼 여기고 살았던 이야기.

어려워진 살림에 동생 학비 대려고 대학을 그만 둔 이야기.

학생운동 하다가 눈맞아서 결혼한 이야기.

어렵게 산 이야기.

친구와 바람나서 집나간 이야기.

혼자서 어렵게 아이를 키운 이야기.

왜 우리집은 가난하냐며 울었던 이야기.

다시 잘 해보려고 해도 잘 되지 않던 이야기.

또 그 사이 사이에 있는 수많은 이야기.

각자 다르게 담아두고 있을 이야기.

난 사실 제대로 들어보려고 한 적이 없는 이야기들.

 

가끔 들어나 볼까..하는 생각이 들때도 있지만

사실 나는 별로 자주 문을 열지는 않았었다.

한 번, 두 번.... 아니다 싶으면 그 후로는.

귀찮아서였을 수도 있고,

아니면 너무 오랫동안 엄마의 눈으로 보아왔기 때문에

많은 조건들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물론 내가 엄마의 입장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실제 엄마의 생각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최근에 알게 되긴 했지만...

 

할머니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어쨌든.

아빠에 대해서는 글쎄... 아직 잘 모르겠다.

변명을 듣고 싶지는 않을 것 같다.

나는 어느정도 준비가 된 것 같은데...

그냥 솔직하게 말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가까워지는 것이 무섭기는 하다.

 

나는 어디에 서있나 생각해보면..

나도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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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20 00:00 2011/10/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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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from 일기 2011/09/08 03:44

한번으로 크게 의미부여하는 것도 좀 그렇긴 하지만..

익숙하고 편안한 것에 의문의 생기고 불안하게 되었다.  

나는 만족스러운게 아닌가, 잘 지내고 있지 않았나

내가 가진 것이 좋고 훌륭한 것이 아니었나

 

선후관계를 따져 보았다.

문제가 있어서 일어난 일인가

일어난 일 때문에 문제가 있는게 아닌지 의심하는 게 아닌가 하고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니라 가지고 있던 욕구가 갑자기 드러난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생각보다 다양한 욕구와 복잡한 심경을 가진 사람이구나, 나는..

그리고 그 욕구와 그에 따르는 과정은 무척 단순하구나

아직 나에 대해 모르는 게 많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나의 낯선 모습을 만날 때 비난하거나 도취하는게 아니라

좀 더 편안하게 바라보게 된 것 같기도 하고...

 

어쨌건, 내가 미처 생각까지는 못했다 하더라도 내가 원한 것이 맞다.

그리고 중요한 건 나의 욕구를 어떻게 조화롭게 풀 것인가 하는 것.

그가 미처 생각까지는 못했다 하더라도 그는 알고 있다. 어떻게든 알 수 밖에 없을지도..

불안하고 어렵고 어색함에서 좋은 기운으로 다시 올라가야지.

 

모르는 것이 더 편하다고 생각해왔지만 조금씩 보이는 것을 없다 칠 수는 없으니

의심없이 흔들림없이 불편함 없이 순간에만 집중해온 시간은 물론 아름다웠지만

한번의 흔들림을 돌이킬 수는 없으니 그리고 언젠가 올 것이 왔을 뿐이니

그래도 지금이 아름다울 수 있도록

끝을 두려워하는 게 아니라 끝이라는 걸 알아도 행복할 수 있도록

우리의 시간을 잘 조화시켜나갈 수 있도록

끝은 그냥 끝일 뿐이야.

 

더불어 문득 돌아본 나의 일상이 무척 쉬웠다는 것과

쉬워서 좋았지만 취약하다는 것과

빚지고 있다는 생각에

내가 (여기서) 하고 싶어하는 게 무엇인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

이전까지와는 조금 다른 느낌으로 질문해본다.

편안한 것에 별 수 없이 거리를 두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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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08 03:44 2011/09/08 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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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6/30

from 일기 2011/06/30 02:48

하루 이틀 사이 갑자기 많아지는 희망버스 신청자들을 보고 있으면 좀 신기하다.

무엇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걸까.

내가 울고 웃었던,

누구 말대로 '마음을 냈던' 일들이 있었다.

하지만 구체적인 것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몇 가지 단어들로, 장면들로, 어떤 느낌으로만 떠오르는데

나를 움직인 계기들, 내가 받은 감동들,

가끔 화가 날 때도 있다. 마음 아플 때도, 흥분할 때도..

무척 사소한 것이었다가 시간이 지나고 보면 큰 영향을 주었던 일도 있다.

(그것 말고 딱히 다른 이유를 찾지 못하기도 하고)

근데 그런 것들이 도무지 현실적이지가 않다.

지난 일이라 그런가... 가물가물하고, 정말 그랬나 싶은 것들도 많다.

선명한 기억들은 영화 속 장면 같다.

일기를 써야 하는걸까.

생각이 번지고 있지만 아무튼...

많은 사람이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신기하고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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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6/30 02:48 2011/06/30 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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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6/14

from 일기 2011/06/14 01:34

이상하다. 이상한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가족을 미워하는 건 사실 나에게 잘 이해가 가진 않는다.

가족같이 생각했던 사람이라면 몰라도..

아빠조차도 싫어는 하지만 미워할만큼 감정이 뜨거워지지는 않는다.

왜 붙어 살면서 괴로워할까

정말 노력하면 따로 살 수도 있을텐데

글쎄 관성인가 나처럼

최소한의 맞장구와 침묵 말고 더 좋은 방법이 있을까?

데미지는 확실히 줄어든 것 같긴 한데

마음이 딱딱하게 굳은 것 같아 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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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6/14 01:34 2011/06/14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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