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0/04/01 2010/04/01

2010/04/01

from 일기 2010/04/01 15:39

앗, 벌써 4월이구나..제목을 쓰면서 깜놀..

정신없이 바빴던 요 며칠간의 일을 일단락 짓고 오늘은 1시까지 잠을 잤다.

오후까지 잠을 잔 것은 거의 1달만이다.

 

집에 돌아와 할머니에게 늦은 저녁을 차려드리고 방에 올라왔을 때

d가 습관처럼 이야기 하던 '담배한대빨고' 라는 말이 떠올랐다.

그말이 꽤 절박한 느낌으로 말해질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몸과 마음이 다 소진된 느낌이어서 뭔가 잠깐 쉬어가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았다.

 

우여곡절 끝에 일의 결과물은 날아가버리고 말았다.

바이러스 때문이었던 것 같은데, 덕분에 웃지 못할 웃긴 상황이 하나 더 늘었다.

어쩌면 처음부터 아예 거절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안드는건 아니지만

나는 분명히 이 과정을 통해 몇가지를 새롭게 알게 됐다.

 

나는 부끄러운 짓을 했다. 처음엔 '이건 원칙에 어긋나는 일인데..'라고 생각했는데

끝나고 보니 부끄러운 짓을 했다는 생각이 더 크게 들었다.

그리고 그것보다 더 크게 다가온 것은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했다는 것이다.

엄마한테 농담처럼 '이제 내가 싫어하는 일은 시키지 마, 수명이 줄 것 같아'라고 이야기 했는데

정말 그럴 것 같았다.

 

그리고 그것은 아무 의미없는 일이었다.

예쁘게 포장된 선전은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

누군가의 눈에는 그것이 아주 잘 드러나 보일 거란 생각이 든다.

내 눈에 보이는 것 처럼..

 

생각해보면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그 땐 이렇게 힘들어하진 않았다.

믿는 구석이 있었으니까... 어쨌든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아마 다른 일이었어도 열심히 했을거야'라고 훗날 떠올렸던 짐작이 맞는 것 같다.

원하지 않는 일이라고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열심히 했던건

정.말. 잘.못.한. 일이었던 것 같다. 굳이 그렇게 까지 할 필요는 없었는데 -_- ;

 

뭘까...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은 상황은... 난 나의 어떤 점을 바꿔야 하는걸까

왜 그렇게 하는걸까 잘 모르겠다.

몇번쯤 이런 일을 더 겪으면 아마 좀 더 단호한 사람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 몇번의 경험은 가능한 생략하고 싶다. 그리고 그렇게 하려고 노력할 생각이다. 

 

좀 달랐던 건... 느낌이 아주.... 묘했다. 이런 느낌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

내가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가 눈에 보이는데, 그것을 결국 선택하고 하려고 하는 것도 나라는 사실..

자괴감이 들긴 하지만  특별히 화가 나는 것도 아니고..아니 화를 낼 수가 없었다. 화 낼 대상이 없으니까..

 

사실 이렇게 마음에 켕기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반성이라는 걸 할 수 있으니까..

생각해보면 참 자화자찬만 하면서 산 것 같다..ㅎㅎㅎ

난 내가 생각해왔던 나의 모습과는 다른 어떤 모습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중 무엇을 선택하는 게 더 낫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적당한 조절이 필요한 것 같다.

 

어쨌든 하고 싶지 않은 일은 하지 말 것, 부끄러운 일은 하지 말 것.. 그리고 좀 더 의미있는 일을 찾을 것...동시에 포기해야 하는 것처럼 보이는 어떤 것에서 다른 길을 찾아볼 것...

(내가 엄마를 돕는 것이 과연 그 방법밖에는 없었을까- 라는 질문을 해보았을 때,

그건 상상력과 섬세함, 부지런함이 모자라기 때문에 답을 못찾는 것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

내가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다른 이야기 거리를 만들어 볼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오래오래 재밌게 살고 싶으니까..ㅎㅎ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0/04/01 15:39 2010/04/01 15:39
Ta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