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단단하지 않으면 무얼 해도 실수가 잦다.
이제는 실수를 하면서 그게 실수인 줄은 아는 걸 보니
조금 어른이 된 것 같기도 하다.
나는 화를 잘 낸다, 화가 잘 나고
흥분하고, 위장 아랫쪽이 뜨끔하고 호흡이 가빠지며
뜨거운 눈물이 솟는다.
너도 화를 내니 하고 물었던 친구의 질문이
지금 생각하니 좀 우습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 생각도 안날 때,
화가 나서 화가 난 것 밖에 다른 모든 것이 마비될 때는
참 위험하다.
나도 그렇고
우리 가족은 다 그래.
바보들..
스물 다섯살이 되면 머리가 굳는다는 H모 작가의 말을 한동안 믿었던 적이 있다.
오늘 아침 밥먹을 때 라디오에서 나오던
쇼팽의 이름모를 곡이 귀에 와서 박힐 때 생각했다.
맙소사.. 내가 고등학교를 다닐 땐 심지어 클래식을 들었었구나!
그림책을 읽어도 읽어도 내용이 기억나는 것들이 별로 없다.
나의 감수성은 다시금 회전을 하고 있는 것일까.
괜히 25살이라는 말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는 초조한 기분이 든다.
어쨌든 발견한 이 곡
열여섯 김양 밤잠 못자게 했던 곡인지
열여덜 김양 야자시간에 쿨쿨 재웠던 곡인지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chopin nocturn C#m Ballade No.1
더불어 곡이 삽입되었다는 로만 폴란스키의 영화 피아니스트를 챙겨봐야겠다는 생각.
아침에 들었던 우울한 쇼팽도 언젠가는 찾아서 듣겠지 하는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