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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시간의 전설 2009/09/28

시간의 전설

from 읽기 2009/09/28 14:02

스페인영화제..혼란스러운 아나는 못보고 시간의 전설 한 편만 볼 수 있었다.

뭔가 영화가 기대했던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흐르긴 했지만 ..느낌이 참 좋은 영화였다.

 

일본인이 플라멩고 가수가 되겠다고 스페인으로 간다.

그녀가 좋아하는 스페인의 전설적인 플라멩고 가수 카마론의 고향인 섬으로..

 

그 다음은 그 섬에 살고 있는 이스라라는 소년의 이야기..

집시의 혈통을 받아 훌륭한 외모와, 눈을 가졌다.. 바람끼가 많다..ㅋㅋ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소년은 노래를 부르지 않게 되었다. 애도의 기간을 갖는 것이다.

하지만 소년은 이런저런 사람들을 만나고 바라보고 느끼면서 성장한다. 집시의 눈으로?

그 중 한 사람은 소년의 형...아버지를 함께 잃은 동병상련의 위치에 있지만

동시에 소년에게는 라이벌, 넘어야 하는 벽처럼 존재한다.

실제로 서로 슬픔을 나누는 모습은 거의 없다. 각자 알아서 한다..

그러면서도 묘하게 티격태격 싸우는 가운데 감정의 교류가 느껴져 짠하기도 하다.

 

그 다음은 일본인 여자의 이야기. 이름은 기억이 안난다..

간호사로 일하며 다른 사람의 죽음을 다루지만 정작 자기나 주변의 친한 사람들의 죽음에 대해선 어떻게 반응할지 모른다...그래서 플라멩고 가수가 되기로 했다는 그녀..

그것은 병상에 누워있는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였다.

우연히 카마론의 형에게 노래를 배우게 되고, 이스라의 친구인 일본인 아저씨랑 친해진다.

그 과정이 무척 예쁜데, 배우가 얌전하고 평범하게 생겼으면서도 밝고 환하고 눈물날 것 같은 미소를 가졌다.

어쨌든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에 마음에서 새어나오는 플라멩고 노래를 부른다. 새소리같다.

그리고는 다시 일본으로 귀환.

 

마지막은 카마론처럼 노래 부를 것으로 기대되는 이스라의 모습.

카마론 형제의 모습과 아버지를 잃은 일본인 여자의 모습과 이스라의 모습이 겹쳐지면서

영화 끝날 때 아....!! 하고 나왔다..

사실 초반엔 좀 지루했는데..ㅋㅋ

 

스페인에 있는 일본인의 모습이라 그런지 카모메 식당이 살짝 연상되기도 하고..

감독의 이름이 일본식과 남미식이 섞여 있는 걸로 보아 어쩌면 자전적인 이야기가 들어있는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플라멩고 춤을추는 여자는 너무 아름다웠다.

갸냘픈 동양인의 몸이지만 플라멩고식으로...

(우움.. 나도 가능할라나..ㅋㅋ )

 

여자가 말했다. 자기는 자기에게 일어난 일이 단 한번 뿐인 일이라고 믿지 않는다고.

그것은 수천 수만 번 일어났던 일이며 수천 수만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플라멩고를 배우로 스페인으로 떠난 일본인 간호사라는 설정은 특이하고 황당한 상황이지만

영화에서 느껴지는 감정들...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것, 어떻게 살아야 할 지 모르겠다는 막막함,

이스라의 자기 고민과 일본인 어부의 쓸쓸함.. 형제에게 느끼는 (미운) 정? 같은 것들이..

굉장히 잘 이해가 되고 공감이 갔다.

좀 신기하다..영화가 재밌진 않은데..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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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28 14:02 2009/09/28 1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