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이가 없는 시간..

from monologue 2008/04/30 01:22

그이가 없는 시간이다.

 

사람 두 명 죽여놓고 죽인 넘들은 떵떵거리며 잘 사는데

사람 두 명 죽인 바로 그 자리에서 12시간씩 주야 맞교대 노동을 시킨다고 했다.

핏자욱은 크레인 소리에 쇠먼지에 유기용 악취 속에 덮혀졌다.

죽음의 흔적은 사라졌고 사람들은 묵묵히 일만한다.

 

맞다. 자본의 특성상 기계를 죽어라 굴려야 한다.

사람들은 기계에 예속되어 늘어났다 줄어드는 고무줄 인생을 산다.

이상화된, 정당한 원칙은 누구의 상식 속에서나 부합할 수 있는 원칙일 테지만

안타깝게도 이러한 원칙 역시 계급 역관계가 결정한다.

가장 올바른 원칙은 피억압자의 위치에서 사고될 수 있는 원칙일 것이다.

그래서 관리자의 거짓말을 기록하고, 사측의 놀음을 폭로하며

시시때때로 싸워야 하는 이유는 물을 것도 없이 당연한 것이다.

 

강요된 침묵. 무엇이 정당한 것인지 모르고 돌아가는 공장.

항거라도 할 때는 그래도 짜릿한 쾌감이 든다지만...

몇몇 대중적 투쟁이 올라오는 현장들과는 달리

웃음도 울음도 사라진 절망의 공장..

 

날 힘들게 했던, 그리고 많이 사랑하기도 했던 그이가

없는 시간이다.

 

불쑥,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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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30 01:22 2008/04/30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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