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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족여인

따듯한 봄날

아이를 데리고 놀이터에 나갔다.

놀이터 그네위에 배가 만삭인 한족여인이 앉아있었는데 몹시 얼굴이 우울해 보였다.

" 딸은 어디서 놀고 있나요?"

" 집에 있어요"

" 혼자서 뭐하고 있어요?"

" 딸도 말 안듣고 모든일이 짜증나서 나왔어요"

 

그녀는 말벗이 필요했는지 힘든 일상을 막 풀어 놓는다.

한국으로 처음 시집왔는데 교회다니시는 시어머니로부터 교회가자는 요구를 거부하면서 구박받았던일.. 중국보다 심한 남녀차별.. 이주여성으로서 당했던 따가운 시선과 멸시당한 일들을...

 

내일모래면 둘째아이를 낳아야 하는 산모가

아이맞을 준비보다

시어머니, 육아,가사노동의 힘겨움으로 울상을 짓고 있는 그녀에게

나는 그저 푸념이라도 열심히 들어주어야겠다는 생각에 같이 그네를 타고 앉아있었다.

 

한참을 이야기하던 그녀가 벌떡일어나

" 이제 집에 가야해요" 하며 아까보다는 밝아진 얼굴로 놀이터를 떠나는 그녀를 보며  잡담이 우리의 삶에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잡담을 나눌 이웃도 없다는건

앙꼬없는 찐빵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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