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1'에 해당되는 글 1건

  1. 엠으로 시작해서 알로 끝나는 2011/11/30

 

엠으로 시작해서 알로 끝나는

  
 당신 생각만하면 죄스러워요 그게 어느 정돈가 하면 맛있는 닭을 뜯다가도 당신 생각을 하면 있던 입맛이 죄다 떨어질 정도예요 나는 당신을 어디서든 볼 수 있어요 그러니까 내 죄를 어디서든 느낄 수 있어요 책에서도 드라마에서도 당신은 나물을 팔고, 설거지를 하고, 아빠에게 맞고, 자식에게 돈을 뜯기고 그래도 당신은 사랑해요 사랑하고 사랑한데요 엄··· 엄··· 그 단어 하나로도 눈물, 눈물, 눈물이 나도 모르게 흘러내리는 당신이래요 나의 당신은 아빠에게 맞지도 나물을 팔지도 않지요 하지만 나는 문자로 계좌번호를 치면서 울고 있어요 울면서 웅얼웅얼 말하고 있어요 아 효도 해야겠다 공무원이 되어야겠다 예술 나부랭이 같은 건 매주 화요일 분리수거하는 날 쓰레기통에 던져 놓아야지  
  
그러면 그 순간만큼은 내 계좌로 흘러들어온 당신의 피땀, 책에서 그랬어요 그건 당신의 피땀이라고 그러니까 당신의 사랑과 고통과 눈물과 헌신과 배려로 묵은 피와 땀으로 사들인 닭이 맛있어지거든요 그 순간, 그 순간만큼은 




 청춘예찬 

반 지하에 진득한 곰팡이 냄새 흐른다 사장님은 수습기간이라 최저임금을 챙겨줄 수 없다고 어떤 곳은 청춘은 열정과 패기가 있어야 하니까 무급인턴 모집을 한다고 해외봉사를 하려면 청춘의 열정과 패기가 있어야하니까 토익점수가 있어야 한다고 회사에선 청춘은 열정과 패기가 있어야 하니까 학교이름과 토익점수와 해외봉사를 해야 한다고 

열정과 패기가 그만 동이나버려 눅눅한 곰팡이 냄새를 먹다가 욱욱 토악질을 했다 왜 토를하니 왜 그러니 사서 고생 하는 청춘이잖아 굶어도 배가 안 고프다는 청춘이잖아 사실 배는 고픈데 

곰팡이를 닮아야지 열악한 반지하방에서 제 생명력을 자랑하는 곰팡이처럼 으쓱으쓱 피어나야지 으쓱으쓱 피어나 열정과 패기로 반 지하에 살아야… 

  


 시 

똑똑한 사람이 그랬거든 시는 쉽게 알아보면 안 되는 거거든 낯설어야 하거든 익숙하면 안 되거든 그렇지 않다면 삼천원짜리 잡지책 나부랭이랑 다를 것이 뭐냔 말이야  

나는 그럼 시에 대한 정의를 낯설게 하겠다 저속한 언어를 쓰겠다 씨발 진부한 언어를 쓰겠다 영희는 한 시간에 4320원을 버느라 허리가 휘는 듯 했다 그래 이제 내 시를 쓰레기라 하여 주세요 나는 쓰레기를 창작하는 쓰레기가 되어서 쓰고 싶은 것을 쓰는 쓰레기 시인이 되겠어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문학에 대하여 배울수록 문학이 어려워진다  

나는 작품을 읽을 때마다 평론을 읽을 때 더 눈물이나고 문학이란 것이 버거워진다 문학은 누구나 할 수 있는게 아닌 것 인가라는 의문이든다 적어도 이상섭이 지은 '문학의 이해'정도는 독파해야지 쓸 엄두를 낼 수 있는 것으로 느껴진다. 내가 생각했던 시는 내가 생각했던 소설은 그런 것이 아니었는데 회의가 든다.  아직 1학년이라, 덜배워서, 그런가. 내가 쓴 것은 시인가 배설물인가. '쓴 것'인가 '싼 것'인가. 

 

쨌든 학교에서 주최하는 공모전을 계기로 시를 쓰게 된 것은 좋게 생각한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1/11/30 22:41 2011/11/30 2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