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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청, 반구어린이집 문제 합의 번복

중구청, 반구어린집 문제 합의 번복
학부모들 격렬하게 항의


▲ 한 학부모가 조용수 중구청장의 발언에 강력히 항의하고 있다
몇 달을 끌어온 끝에 합의가 이뤄졌던 반구어린이집 문제가 조용수 중구청장의 합의사항 번복으로 다시 마찰이 일고 있다.

어린이집의 파행적 운영과 교사들에 대한 연이은 해고로 학부모, 보육노조 등과 마찰이 계속돼 왔던 반구어린이집 문제에 대해 이수석 부구청장은 지난 5월 17일 학부모 대책위와의 면담자리에서 운영위원회 구성 등의 학부모 대책위 안을 적극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어 5월 25일 보육노조와 가진 면담에서도 이수석 부구청장은 박신희 현 원장과의 계약은 철회하고 운영위 구성 등의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다시 확인하고, 해고자 문제 등에 대한 최종적 입장을 6월 10일까지 전달하겠다고 얘기했다.

그러나 6월 1일부로 해고통보 된 교사에 대해 원장이 해고를 강행하고 경찰이 출동하는 등 마찰이 다시 일면서 학부모와 보육노조가 약속을 지키라며 중구청에 강력히 항의하기 시작했다.

이에 이수석 부구청장은 6월 2일 학부모대책위와 면담을 가져 문제해결을 위한 두 가지 안을 제출했고, 학부모대책위는 현 박신희 원장을 유지하는 안은 찬성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시 6월 5일 학무보 대책위 및 공대위 관계자들과 가진 면담 자리에서 이수석 부구청장은 학부모대책위에서 최종적으로 제시한 안에 대해 수용의사를 명확히 밝히면서 문제가 해결되는 듯 했다.

당시 합의된 내용은 ‘원장 해지 후 6월 7일부로 김하늘 선생님을 시설장으로 하는 교사겸직을 해서 운영한다’ ‘6월 8일 운영위원회를 결성하여 정상운영을 위한 이후 방안(해고자문제 포함)을 모색하기로 한다’ ‘중구청은 반구어린이집의 운영과정에서 현 원장의 재정악화 원인에 대해 정확한 실태파악을 하고 재정운영에 있어 불합리한 문제가 발견되면 이에 대해 용단의 조치를 취한다’ ‘위 결정에 대한 구청의 조치를 학부모대책위, 공대위에 6월 7일자로 문서로 발송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선거에 재선된 후 업무에 복귀한 조용수 구청장이 13일 학부모들과 면담을 요청해 가진 면담자리에서 합의내용을 번복하면서 학부모와 공대위 관계자들의 격렬한 항의를 받기에 이른 것이다.

조용수 구청장은 “박신희 원장과의 위탁계약 해지 사유를 파악하기 어렵다” “반구어린이집 문제에 대해서 합의된 것이라고 얘기하면 곤란하다”는 등의 발언을 하면서 합의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이에 학부모들이 이수석 부구청장의 참석을 요구했지만 이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학부모들의 항의가 계속되자 조용수 구청장은 “계약해지는 법률적으로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구청에서 사람을 파견해서 반구어린이집을 정상화시키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이미 6월 2일 부구청장과의 면담 자리에서 그 안은 현 박신희 원장을 유지하는 것이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리고 부구청장이 내놓은 두 번째 안을 중심으로 학부모 입장을 정리한 것이고, 법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가 있다”면서 반박했다.

학부모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조용수 구청장은 “원장이 연장근로를 지시했지만 교사들이 받아들이지 않는 등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으로 치달았다”며 원장과 교사간의 쌍방에 문제가 있다는 요지의 발언을 하자 학부모들은 “중구청장이 왜 박신희 원장의 편을 드느냐?” “문제는 원장과 교사들의 문제가 아니라 부모들이 원장을 신뢰할 수 없다는 데 있다”면서 더욱 격렬히 항의하기 시작했다.

항의가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조용수 구청장이 기존 입장을 계속 되풀이하자 학부모들은 눈물을 흘리면서 분노를 표출하는 등 상황은 더욱 격화돼 갔다.

이런 와중에 한 학부모가 “도대체 보고를 어떻게 했길래 구청장이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것이냐? 보고된 내용을 갖고 와라”면서 보고문서의 제출을 요구했다. 이 요구를 완강하게 거부하던 중구청측은 학부모들의 요구가 더욱 격렬해지자 ‘반구어린이집 정상화 방안’이라는 보고문건을 전달했다.

그러나 학부모들이 보고문건의 내용을 보고 “왜 5월 말까지만 보고돼 있느냐? 6월 이후 내용은 보고되지 않았느냐?”고 다시 격렬히 항의하면서 대치가 이어지자 동일한 제목과 내용으로 6월 이후 상황이 기록된 문건을 건네줬다.

보고문건을 검토하면서 학부모들은 보고 내용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고는 “구청장이 반구어린이집 정상화 방안에 대해서 문서로 적어주면 그에 대해 검토하겠다”라며 구청입장을 문서화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구청측에서는 구청장의 일정이 있고, 문서작성에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다음날까지 공문을 보내겠다고 답변했지만, 학부모들은 “중구청을 더 이상 믿을 수 없다. 이 자리에서 문서로 구청의 입장을 내놓아라”며 요구를 굽히지 않았다.

이 와중에 중부서 정보과 형사들이 개입하면서 다음날 오전까지 중구청의 답변을 받는 것으로 정리하려고 했지만 오히려 학부모들이 “왜 형사들이 이 문제에 개입하느냐?” “우리 보고 업무방해라고 하는데, 당신네들이 우리보다 더 많으면서 무슨 업무방해라고 하느냐?”는 등 중부서의 개입에 대해서도 항의가 이어졌다.

두 시간이 넘은 면담 속에 좀처럼 입장이 좁혀지지 않자 조용수 구청장은 일정을 이유로 자리를 떠났고, 사회복지과장과 논의가 좀 더 진행됐지만 더 이상 진척이 이뤄지지 못한 가운데 사회복지과장마저 자리에서 나가버렸다.

이에 학부모들과 공대위 관계자들이 정리를 위한 논의를 하던 중 중구청의 또 다른 관계자가 들어와 자리를 비워줄 것을 요구하면서 다시 서로 고함이 오고가는 등 분위기가 격해졌다. 상황이 다시 격해지자 사회복지과장이 다시 들어와 다음날까지 구청의 입장을 공문으로 전달할 것을 재차 확인하고 이날 면담을 마무리했다.

학부모대책위와 공대위측은 이날 사안이 매우 심각한 사안임을 인식하고 이후 더욱 적극적인 대응을 조직하기로 논의를 이어갔다.











김성민 기자     2006-06-13 오후 10: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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