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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11/08
    PD수첩이 던지는 질문!
    키노

PD수첩이 던지는 질문!

 

PD수첩 700회 특집을 보았습니다.
특히 오늘 '다시 시작하는 PD수첩'을 통해 스치듯 지나는 장면 하나하나가 때로는 아리게, 때로는 분노로 가슴을 헤집어 놓습니다.


오늘 오후 지역의 한 시장입구에서 '한미FTA반대서명운동'을 진행했습니다.

한 상인은 서명을 진행한지 한참이 지나도록 옆에 서서 못마땅한 표정으로 투덜대더니 곁으로 와서는 '노무현정권에 대한 분노'와 '집회에 동원되는 사회불만세력'에 대해 일장훈시를 늘어 놓습니다.

애초에 그분과 토론할 생각이 없었던 터라 짧지만 차분하게 '한미FTA가 재래시장 상인을 포함하는 서민들에게 어떤 피해를 안기는가'에 대해 설명을 드렸습니다.

영 마뜩치 않은 표정을 지으면서도 이내 서명에 동참해 주셨습니다.


PD수첩을 통해 사회양극화의 원인이 어디에 있으며 서민들의 박탈감과 불신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는 확연히 드러나지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찾기란 일반대중이 판단하기가 쉽지 않은 노릇입니다.

'본인이 영악하지 못해서 이 사회의 경쟁구조에 부적응한 것'을 자책하는 이도 있을 것이고 '저렇게 지긋지긋한 가난을 내 가족에게 부담지울 수는 없다'며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지배계급으로 이동해야 한다며 의지를 다잡는 이도 있을 겁니다.

물론 "이 잘못된 사회구조를 변화시켜야 한다!"며 두 눈을 초롱초롱하게 뜨는 분도 계시겠지요.


세상을 바꾸는 일은 비교적 간단합니다.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의지를 지닌 정치세력을 원내로 보내면 됩니다.

이쯤 되면 "저 넘이 또 민주노동당 홍보하려 드네?"라고 짜증스러워 할 분이 많이 있겠으나 별 수 없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일! 즉 '최소한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유지할 수 있는 사회구조'를 만들어내는 일은 엄청난 희생을 각오해야 가능한 일입니다.

보수기득권이 누려왔던 '부의 대물림 권리'
'사회적책임을 회피하고도 당당하게 살 권리!'
'온갖 법의 허점을 이용해 탈세를 자행하고도 아무런 죄의식을 느끼지 않아도 되는 권리!'
'서민들의 혈세로 회생한 기업에 아무렇지도 않게 경영일선에 복귀할 수 있는 권리!'
'언제라도 병역을 회피하거나 국적을 포기할 수 있는 권리!'
가장 중요한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권리'를 빼앗아 사회적 약자들의 극단의 삶부터 치유하는 일을 시작으로 온통 뒤틀리고 야만이 당연시되는 보편적 상식의 틀을 바꾸어내는 일이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김대중과 노무현에게..., 아니면 나름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희생했노라!"고 자위하는
386의 일부 정치철새들에게 기대를 걸어 보았지만 결국 모두 배반당했습니다.

그들 모두 "피지배계급의 억울함을 달래고 잘못되어가는 사회구조를 변혁하겠노라!"고 소리쳤지만 아주 신속하게 지배계급의 품으로 휘휘 달려갔습니다.

그런 반복된 교훈은 결국 다수의 선한 의지를 무기력하게 만들거나 종속본능을 외려 가속화시키는 병리현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 총선이후 '일하는 사람들의 희망'을 자위하던 민주노동당의 내부도 곪아들기 시작했습니다.

'잘만 하면 의원자리 하나 꿰찰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감에 "왜! 무슨 이유로 진보정당을 창당했는지, 그 험난한 시절을 견뎌내며 소팔고 집팔아 빚 갚으며 잃지 않았던 소중한 꿈"들에 반복적으로 생채기를 내던 이른바 비지론자들이 몰려 들어와 당의 주요 자리를 하나 둘씩 차지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지난 총선을 기점으로 민주노동당은 더이상 진보정당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확연히 '진보정당의 자랑스러운 이름'이 아닙니다.

어느 분은 "민주노동당의 당적을 지닌 열우당원들을 내치지 않는다면 진보정당임을 감히 말하지 말라!"라고 말합니다.

이쯤 되니 " 어라! 저 넘이 당홍보할 줄 알았더니 이제 지네 당 치부를 드러내고 떠드네?"라고 판단하실 분도 있을 겁니다.
"남 걱정하지 말고 니네 당 단도리나 잘해!"라고 속으로 외치는 분들도 몇 보이는군요.
^^


뭐 이미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니 숨길 이유가 없는 거지요.



다시 PD수첩 이야기입니다.
이제 'PD수첩이 던진 질문'에 응답해야 할 차례입니다.

한달 생활비인 26만원을 반납하고 자살한 한 장애인의 죽음을 보며...,
도저히 아이를 기를 수 없어 시설에 맡기는 아비의 눈물을 보며...,
사랑하는 자식에게 반찬 살 돈이 없어 간장으로 비빈 밥을 먹이는 한 어미의 눈물을 보며...,
철거반원이 해머로 부수는 허름한 집안에서 공포에 질린 얼굴로 울먹이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500만원을 받고 쫓겨난 땅위에서 나누는 정부와 건설업자와 투기꾼의 욕망의 잔치를 보며...,

사실 전 분노하지 않습니다.


PD수첩이 700회가 지난 시점과 IMF를 극복한 자랑스런 2만불국가의 자화상은 시간은 분명 이동시켰으며 드러난 이미지의 화려함으로 포장되고는 있으되 위에 너절하게 써놓은 구질구질한 가난의 흔적들은 여전히 확대재생산되고 있습니다.



'진보는 잔인해야 한다!'

뉴질랜드가 지금처럼 복지국가로 자리잡은 내면에는 노동당집권 이후 사회변혁과정의 잔인무도함에 기반했습니다.

그 사회변혁과정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그리고 사회가 받은 충격이 얼마나 컸는지 노동당은 차기선거에서 보수당에게 패했지만 보수당조차 다시 과거로 회귀할 수 없었습니다.

충격 이후의 신뢰는 반복되는 실체로 드러나며 노동당 집권의 사회체제가 어떤 정치철학과 가치우선 위에 정립되어 있으며 그 존중되는 사회구성원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뉴질랜드 국민들에게 인식시켰습니다.


친일잔재의 역사적청산도 제대로 못하는 주제에...,
'안보장사 한번'이면 엎드려 자던 개새끼도 사주경계 태세에 들어가는, 갖고 놀기 편한 대상이 즐비한 현실에서...,
사회 구석구석 실핏줄처럼 엮여있는 몸바쳐 충성하는 계산된 공중전화조직과 "기업하기 좋은 나라! 국가의 안녕을 위해 하찮은 권리따위는 잠시 잊고 살아도 된다!"는 주장에 고개 끄덕이는 '착한 대중'이 즐비한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뉴질랜드따위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잔인하고 확고한 '야만과 모순들'과의 처절한 싸움을 두려워하지 않고 견뎌내는 과정이 있어야 합니다.


그 싸움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려는 이들이 있습니다.

이상주의라고 핀잔이나 듣는 '최소한 영국식 NHS정도의 무상의료체계'와
'최소한 독일처럼 거의 무상으로 대학까지 다닐 수 있으며 입시지옥이 아니라 전문지식을 자발적으로 선택하고 체화할 수 있는 교육시스템'
'국민이라면 누구나 최소한 두다리 뻗고 쫓겨날 걱정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주택정책!'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적약자들이 최소한 박탈감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권리보장이 가능한 시스템'
'노동이 더이상 소모품이거나 자본의 이익극대화를 위해 이용되는 가치가 아니라 사회발전의 거대한 축으로 인정받고 합당한 댓가를 지불하는 구조'를 위해 다시 시작하려는 이들이 있습니다.


결국 진보정당의 창당 시점과 그 창당에 진정성을 가지고 주축으로 참여했던 이들의 인식 그 초기단계로 돌아가자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적당히 개혁세력임을 강변하며 뒤로는 군사독재시절의 공안정국을 뺨치는 이중성으로 철저히 자본에 귀속된 자유주의 보수에 의해 자행된 '배반당한 서민들의 파괴된 삶'을 되돌리려면 보다 명확하게 보다 잔인할 정도의 의지를 전제하며 수구보수기득권과 싸울 수 밖에 없습니다.

대선을 기점으로 총선을 정점으로 보다 분명한 '사회체제'를 향한 실천들이 가시화될 것입니다.


그렇게 새로 시작하는 이들을 향해
'조롱을 보내는 자신'이거나
'어깨를 툭 쳐주는 동의의 인식'이거나...,

그 선택은 스스로의 가치판단에 따른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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