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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에게

어라 12월이네

 

姜泰圭작

 

왜 말없이 빈지갑을 들고 서있니?

야속한 12월.

한꺼풀 내복바람으로

뒤돌아 눕는 야속한 년.

 

솔가지에

솜이불 뜯어 붙일 우라질 트리라고.

연속극에는

멋있는 젊음과

이쁜 집들이 그리 많은 데

이 년,

뒤웅박에 쥐튀듯

한 줄 가난이 남았네

 

당신,

왜 12월에는 웃어야 하지?

모닥불 스토부 대신

연탄불 갈아댈 일만 있는 달.

 

사랑아, 사랑아

지금세상 탄불 때는 집 없다고

배용준이와 목도리 둘러대고 앉아

모닥불 앞 커피잔 코에 대어야 할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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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건국이념은 사라지다 by wldpc

세계 최강국 미국에도 비이성과 몰상식이 존재한다.
그나마 세계에서 가장 비이성과 몰상식이 합리적 이성으로 잘 견제되는 편이지만...

이번 미 대선에서 어쩌면 비이성적 집단 행위가 승패를 가를지도 모르겠다.

앵글로색슨계 부시, 동유럽계 케리!

우리로 치면 지역감정,
미국판 지역감정으로 넓은 국토의 미국에서 변형된 지역 아닌 지역감정,
조상이 누군가라는, 미 대륙으로 들어오기 전 살았던 원래 조상의 뿌리가 무언가라는...

지난 대선에서 투표에서 이기도도,
미 대선의 불합리한 규정 때문에 선거인단 확보에서 뒤져 민주당이 패했었다.

미 대선의 불합리한 규정 이외에 다른 원인을 찾는다면 과연 무엇일까?
나는 개인적으로 당시 민주당 부통령 후보가 유태인이었던 것이 혹 배후의 원인이 아닐까 한다.

그런 관점에선 이번 대선은 더욱 더 미국 민주당에 보이지 않는 핸디캡이다.

대통령 후보인 케리가 동구권 이민자의 후예이기 때문이다.

케리의 할아버지가 동구권(체코 같은데...)에서 이민왔었다고 한다.

이민선 위에서 영어식 이름으로 개명했기 때문에
케리는 최근까지도 자신을 아일랜드계로 생각했었다는 기사를 얼마 전에 읽었다.

케리의 조상을 추적한 언론에 의해 케리도 나중에 알게..

미 역대 대통령 중에서 앵글로색슨이 아닌 대통령은 손에 꼽을 정도이다.
그 마저 독일계인 아이젠하워를 제외하면 레이건과 클린턴이 아일랜드계인 정도로 안다.

앵글로색슨과 독일계는 따지고 보면 또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친척이기도 하다.
아일랜드계 역시 앵글로색슨과는 견원지간일지 몰라도 같은 영어권임이 분명하다.

10여년전 미 민주당의 유망한 후보였던
듀카키스 역시 낙마했었는데 듀카키스는 그리스계였다고 기억한다.
기억에만 의존해 오류가 있을 수 있지만 그러한 경우가 분명히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런 비이성적 감성은 결코 노골적으로 겉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분명 존재할 가능성 있다.

미국의 주류는 앵글로색슨과 독일계가 핵심이며,
그 다음으로는 수적으로 무시할 수 없는 아일랜드계와 프랑스계등이 그 뒤를 받치고 있다.

즉 아무리 넓게 주류를 해석하더라도 북서유럽권이라는 것이다.
스페인, 이태리같은 남유럽 조차도 변두리라는 것이다.

남부 유럽계나 동구권은 같은 백인이지만, 동일한 입장이 결코 아니다.
특히나 동구권 출신은 더 그렇다고 추정된다.

그렇다면 어쩌면 이번 대선은 이미 결정났을지도 모르겠다.

미국 민주당이 공화당에 승리하려면
대통령 후보와 부통령 후보의 개인 능력만이 아니라
비이성적 감성적 지지를 이끌어내는 부분에도 더욱 더 신중해야할지도...

제발 그런 몰상식이 폭발하는 미 대선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백두대간

 
 

산경표는 우리 국토의 산줄기를 하나의 대간(大幹)과 하나의 정간(正幹), 그리고 13개의 정맥(正脈)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여기에서 가지친 기맥(岐脈)을 기록했고, 모든 산줄기의 연결은 자연지명인 산이름, 고개이름 등으로 하였으며, 기술은 족보기술법을 따랐다.

산줄기의 이름은 산이름으로 된 것이 2개(백두대간, 장백정간), 지방이름으로 된 것이 2개(호남정맥, 해서정맥), 나머지 11개는 모두 강이름에서 따온 것이고, 그 강의 남, 북으로 위치를 표시하였는 바, 이는 곧 산이 그 강을 이루는 물의 산지이자, 그것을 구획하는 울타리임을 인식했던 지극한 상식의 발로라 하겠다.

오늘날 교육되고 있는 산맥분류 체계가 지하 지질구조선에 근거한 일본인 고토 분지로의 [조선산악론]에 기초한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지하 지질구조선에 근거하여 땅 위의 산들을 분류할 경우, 지상의 산줄기 흐름이 중간에 강(江)에 의해 끊어지는 일은 다반사로 일어나게 된다. 반면 백두대간, 혹은 산경표에 의한 산맥 체계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마치 혈맥이 뻗어나가 서로 통하듯이 모든 산줄기가 끊이지 않고 이어져 있으며, 실제의 지형과 일치한다는 것이다.

또한 산줄기를 산줄기만으로 분리시켜 고찰한 것이 아니라 하천을 중심으로 산의 흐름을 파악함으로써, 강을 따라 형성된 취락구조와 그 생활권 내지 지역권까지도 짐작할 수 있게 했다. 물론 이것은 자연과 인간을 분리된 존재로서가 아니라, 매우 긴밀한 유기적 관계 속에 놓인 하나의 통합체로 인식했던 우리 선조들의 전통적인 자연관의 소산이었다.

우리가 잊고 있었고, 잃어버렸던 것에 대해 귀기울임으로써 그것들을 현재와 미래에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는 이 땅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주어진 과제라 하겠다.

[산경표]에 실려 있는 15개의 산맥을 차례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1대간 - 백두대간(白頭大幹)
; 백두산으로부터 원산, 함흥의 황초령, 설한령, 영원의 낭림산, 안변의 분수령, 회양의 철령, 금강산, 강릉의 오대산, 삼척의 태백산, 속리산을 거쳐 지리산에 이르며 국토를 남북으로 종단하는 큰 산줄기.

*. 1정간 - 장백정간(長白正幹)
; 장백산에서 시작, 회령의 차유령, 종성 남쪽의 녹야현, 경흥의 백악산을 지나 서수라곶산에 이르는 동쪽을 향한 산줄기.

*. 13정맥 -
01) 청북정맥(淸北正脈) ; 대간의 낭림산에서 시작하여 강계의 적유령, 삭주의 온정령, 천마산, 철산의 백운산, 용천의 용골산성을 지나 의주의 미곶산에 이르는 서쪽을 향한 산줄기. 청천강의 이북 지역에 해당하며, 압록강의 남쪽 울타리가 된다.

02) 청남정맥(淸南正脈) ; 낭림산으로부터 영변의 묘향산, 자산의 자모산성, 삼화의 광량진까지 이어지는 산줄기로 청천강 이남지역이 이에 속하며, 대동강의 북쪽 울타리가 된다.

03) 해서정맥(海西正脈) ; 강원도 이천의 개연산에서 시작하여 곡산의 증격산, 수안의 언진산, 평산의 멸악산, 강령의 장산곶까지 이어지는 산줄기이다.

04) 임진북예성남정맥(臨津北禮成南正脈) ; 임진강의 북쪽 지역이고, 예성강의 남쪽 울타리가 되는 산줄기로서, 개연산에서 시작한 산의 흐름이 서남쪽으로 굽어지며 신계의 화개산, 금천의 성거산, 송도의 천마산, 풍덕의 백룡산을 거쳐 풍덕 읍치에 이른다.

05) 한북정맥(漢北正脈) ; 대간의 분수령에서 시작, 오갑산과 대성산, 포천의 운악산, 양주의 홍복산, 도봉산, 삼각산, 노고산을 거쳐 고양의 견달산, 교하의 장명산에 이르는 한강의 북쪽 산줄기로서 임진강의 남쪽 울타리가 된다.

06) 한남정맥(漢南正脈) ; 칠현산으로부터 서북쪽으로 돌아 안성의 백운산, 용인의 보개산, 안산의 수리산, 인천의 소래산 등을 거쳐 김포의 북성산에서 멈춘 산줄기로서 한강의 남쪽 울타리가 된다.

07) 한남금북정맥(漢南錦北正脈) ; 대간의 속리산에서 시작하여 회인의 피반령, 청주의 상당산성, 괴산의 보광산, 음성의 보현산, 죽산의 칠현산, 백운산에 이르는 한강의 남쪽과 금강 북쪽 사이의 산줄기이다.

08) 금북정맥(錦北正脈) ; 칠현산에서 시작하여 공주의 쌍령, 천안의 광덕산, 청양의 사자산, 덕산의 가야산, 태안의 안흥진에 이르며 금강의 북쪽 울타리가 되는 산줄기이다.

09) 금남정맥(錦南正脈) ; 진안의 마이산으로부터 북쪽으로 뻗어 주화산을 거쳐 대둔산, 공주의 계룡산, 부여의 부소산, 조룡산에 이르는 금강 남쪽의 산줄기이다.

10) 금남호남정맥(錦南湖南正脈) ; 대간의 장안치에서 남원의 수분현, 장수의 성적산, 진안의 마이산을 거쳐, 주화산에 이르는 서북 방향의 산줄기이다. 금남정맥과 호남정맥이 겹치는 공통 산줄기이다.

11) 호남정맥(湖南正脈) ; 마이산에서 시작하여 전주의 웅치, 정읍의 칠보산, 내장산, 백암산, 담양의 금성산성, 광주 무등산, 장흥의 사자산, 순천의 조계산, 광양의 백운산에 이르는 'ㄴ'자형의 산줄기이다.

12) 낙동정맥(洛東正脈) ; 태백산에서 시작하여 울진의 백병산, 영해의 용두산, 청송의 주방산, 경주의 단석산, 운문산, 가지산, 양산의 금정산, 동래의 몰운대까지 이어지는 산줄기로서 낙동강의 동쪽 울타리가 된다.

13) 낙남정맥(洛南正脈) ; 지리산 남쪽 취령으로부터 곤양의 소곡산, 사천의 팔음산, 무량산, 여항산, 청룡산, 창원의 불모산, 김해의 분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로, 낙동강의 남쪽 울타리가 된다.


 <백두대간이란> 편은 아래의 자료들을 토대로하여 정리해 올린 글임을 밝혀둡니다.
 자료목록
 http://www.angangi.com의 자료 중, 고 이우형 선생님과 양보경 규장각 특별연구원의 글.
 산림청 홈페이지 홍보자료실의 ‘백두대간’.
 태백산맥은 없다 - 조석필, 도서출판 사람과 산. 1997.
 우리 옛지도와 그 아름다움 - 한영우, 안휘준, 배우성, 효형출판. 1999.
 실전 백두대간 종주산행- 조선일보 월간 산, 1997
 한글 산경표- 현진상, 풀빛 출판사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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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은 지켜야 한다

백두대간은 지켜야 한다


내가 사는 마을도 고속도로가 가까워서인지 ‘개발’을 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농지전용 허가와 사전 환경성 검토도 승인받을 수 없는 대규모의 철새 서식지가 있는 장소에 지방 유지는 레미콘 공장을 건립하려 하고 있다. 또 마을 공동 간이 상수도 위에 농지전용 허가를 내주어 가축 분뇨통을 설치하고 펜션이 난립하여 많은 농가들이 수십년을 마셔오던 물도 먹지 못할 위기에 처해 있다. 거기다가 수십년을 자생한 풍치림인 적송들을 부자들의 정원과 도시의 골프장에 팔아넘기고 풀도 자라지 않는 불모의 땅으로 만들고 있다.

이렇듯 개발과 자본이 우선시되다 보니 환경은 뒷전이 될 수밖에 없다. 환경을 무시하는 개발은 어둡고 두려운 우리의 앞날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농지법 개정을 앞두고 무분별한 농지전용 개발허가로 요 몇년 동안 우리의 생활 주변 환경은 급속하게 변하고 피해를 입고 있다.

그런데 마지막 남은 청정지역이자 민족 문화의 근원지인 국토의 중추를 보호하기 위한 백두대간보호법이 공포되자 지방자치단체들은 국민의 생존권을 박탈하는 탁상 보호법이며 백두대간보호법은 개발이 전제되어야 한다며 지방 언론을 통하여 연일 성토를 하고 있다. 여기에 지방 환경청을 폐지하여 그 감시 기능마저 지자체에 달라고 하니 이것이야말로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겨달라는 것이 아닌가?

서울 압구정동에 백로가 날아들게 하자면 서울을 다 팔아도 불가능하다고 본다. 공기 나빠 물 나빠 먹거리 없는 한강을 보고 날아올 백로가 있겠는가. 그러나 분명한 것은 우리 농부들이 얼굴에 가난의 흰꽃이 피어도 부자동네보다 맑은 물과 공기를 대물림할 수만 있다면야 얼마나 후손에게 자랑스러울까. 환경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해 보고서야 이른바 부자바람 가진자의 논리인 개발이 검토되어야 한다. 수도권 사람들이 싫어하는 시설이 왜 굳이 강원도여야 하는지, 심각하게 걱정하는 도민이 의외로 적음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강원도의 사유림 70% 이상이 외지인의 소유로 있고, 개발은 결국 가진자의 이윤을 남기기 위한 것이며, 자본이 없는 다수의 농민들은 삶의 터전에서 점점 내몰리게 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백두대간 보호법의 제척은 자본을 가진 자와 지방권력을 위하여 국민과 현지의 주민들은 환경파괴와 조상 대대로 내려온 삶의 터전마저 잃는 재앙의 몫만 차지하게 할 것이다. 개발로부터 백두대간만은 보존되어야 하며, 이곳을 묵묵하게 지켜온 농부들에게는 환경 직불제 등 적절한 환경 보상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환경과 자연을 훼손하고 파괴하는 것은 자본과 권력이 결합된 난개발이라는 인간의 지나친 탐욕이다. 이런 이유로 백두대간 보호법은 제척할 수 없다.

정설교/강원 평창군 용평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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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공화국(갈무리됨) by 공희준

- 강남파워의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 재경지역 판사의 절반이 강남지역 출신

초임 판사들이 가장 선호하는 서울지법과 지원의 평판사의 경우 최근 재경지역 내의 강남 비율은 20%대였으며 42기에는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 강남지역 출신 고등학교의 급격한 성장과 외국어고(특목고)로 대표되는 서울지역 출신들의 판사로의 대거 진출은 과거 지배계층이 혼맥을 통해 법조인을 끌어들였던 시대를 넘어 직접 판사를 재생산하는 단계로 들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경제력을 가진 계층이 사법부의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는 여지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낳고 있다. 성적에 의한 판사 배출이라는 제도가 변하지 않는 한 교육여건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강남 출신 판사 집중현상은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한겨레신문이나 오마이뉴스에서 발췌한 문장이 아니다. 진골 강남신문 조선일보 따라하기에 여념이 없는 6두품 강남신문 동아일보에서 발행하는 주간동아 제457호(2004.10.28)에서 갈무리해온 기사다. 따라서 강남떨거지들은 내가 강남을 흠집내려고 일부러 좌파문건을 인용했다고 시비를 걸지 마시기 바란다.

70년대를 암울한 겨울공화국으로 만든 질곡은 유신체제였다. 80년대를 억누른 먹구름은 광주학살의 원죄였다. 90년대는 IMF로 끝장이 났다. 그럼 21세기를 맞이한 대한민국을 말아먹는 근본적 사회악은 무엇일까. 나는 망설이지 않고 선언하겠다. 그것은 '선출되지 않은 강남권력'이다.

이제껏 강남의 권력은 주로 경제권력과 언론권력의 형태를 띠어왔다. 강남부자들의 돈과 8학군 기자들이 펜끝에 강남 패권주의는 의존해왔던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정치만큼 욕을 먹는 분야가 또 있으랴. 정치인 이상으로 손가락질 받는 직업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깊이 생각해볼 일이다. 사회를 구성하는 다양한 권력 중에서 정치는 유일하게 국민의 통제하에 놓인 영역이었다. 오직 정치만이 국민에 의해 선출되는 권력이었던 셈이다. 경제권력과 언론권력은 본질적으로 세습되는 권력인 까닭이다.

시각을 넓혀보겠다. 대한민국 재벌들이 상태가 개판이라고 해도 함부로 못하는 일들이 많다. 현대가문은 정주영-정몽준 2대에 걸쳐 대권에 도전했다가 미역국을 마셨다. 이건희에서 이재용으로의 경영권 상속은 이병철로부터 이건희로 넘어갔던 것처럼 수월하지 않다. 삼성그룹이 이재용을 오너로 등극시키고자 온갖 기상천외한 편법을 동원한다는 사실은 그만큼 세상이 맑고 투명해졌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나는 수시로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을 비판한다. 그럼에도 본원로는 이회장이 일정부분 한국경제의 발전에 기여하는 몫이 분명 존재함을 부인하지 않는다. 삼성에게는 배울 점이 많다. 언젠가 기회가 닿으면 삼성본관에 한 한달 정도 죽치고 앉아서 삼성이란 조직이 가지고 있는 저력의 원천을 체험학습할 요량이다.

이건희 회장이 비록 강대한 경제권력을 소유했을망정 성역은 아니다. 걸핏하면 사법처리 대상에 올라 법정에 선다. 지구촌을 무대로 비즈니스를 펼치는 유명 경영자로서 참으로 죽을 맛을 게다.

그런데, 그런데, 그런데 대한민국 사법체계는 실로 요상하기 짝이 없다. 수십만 명의 종업원을 거느리는 재벌회장도 심판하는 무소불위의 지엄한 권력이 머리에 피도 마르지 않은 일개 사법연수원생에게는 기도 펴지 못한다. 코미디는 현실을 거꾸로 반사한다. '가문의 영광'이란 영화에서는 서울법대을 졸업한 주인공이 사법연수원에 다니는 친구들과 함께 술을 먹고 술값을 내려고 하지 않다고 한대 더 맞는 장면이 나온다. 통쾌하면서도 씁쓸한 묘사다.

나는 강남부자들을 위해 기소하고 변호하고 판결할 사법연수생들을 먹이고 가르치기 위해 왜 국민의 피땀으로 조성한 혈세가 투입되어야 하는지 납득하지 못하겠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수출역군으로 외화벌이라도 하잖아. 사법연수원 구내에 수출용 봉제공장이라도 들어섰나. 미싱 한번 돌려보지 않은 강남부잣집 자제들이 뭘 안다고.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한다. 사법부도 그럴 수 있다. 그렇지만 정도껏, 요령껏 굽어져야 한다. 과도하게 굽어졌다가는 팔에 깁스를 해야하는 수가 있다. 근자에도 심심찮게 들린다. 속된 말로 대가리에 피도 마르지 않은 어리디 어린 판검사들이 음주운전하다가 택시를 들이받고는 아버지뻘 되는 택시기사의 뺨을 후려쳤다는 서글픈 소식들이. 거기에 한술 더 떠서 말리던 경찰관의 멱살까지 잡고 흔들었다는. 그렇게 깽판을 쳐서 민폐를 끼치고도 모처에 전화 한통화 걸고 유유히 사라져 모두를 황당하고 허탈하게 만들었다는.

국회의원이 그랬다고 가정해보자. 오징어타법의 마술사인 한나라당 김태환 의원은 오징어다리로 사람을 때렸다가 망신살이 뻗쳤다. 유명 연예인이 동일한 행패를 저질렀다고 상정해보자. 스포츠신문 1면에 도배가 되어 연예활동을 지속하기 어려울 지경인 심각한 이미지 손상을 입었으리라. 나라면 지금쯤 합의금 장만하려고 사방팔방 뛰어다니느라 정신이 없을 터.

강남에서 술 먹을 때는 조심해야 한다. 옆자리의 젊은 녀석이 버르장머리없이 까분다고 혼내줬다가는 신세 무지하게 조지는 경우가 있다. 그 젊은 놈의 아버지가 판사이고 검사이고 변호사일 때는 집안 기둥뿌리 뽑힐 각오해야 한다. 나는 그래서 먹고 죽어도 강남에서 술을 마셔야 직성이 풀리는 골빈 강북인이나 지방민들을 대하면 한심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강남에서 먹고 죽으나 강북에서 먹고 죽으나 지방에서 먹고 죽으나 귀신은 때깔이 좋지 않다.

강남권력의 특징은 국가권력에 대한 집착과 관심이 상대적으로 옅다는 점이었다. 굳이 골치 아프게 시시콜콜한 정치쟁점이나 행정현안에 사사건건 관여하지 않아도 그들은 잘 먹고 잘 살아왔다. 한국사회가 확 바뀌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그렇게 지들끼리 세금도 내지 않는 불로소득으로 잘먹고 잘살 것이다. 나라야 망하든 말든. 서민대중이야 피골이 상접해 등골이 휘든 말든.

'10·21 헌재쿠데타'의 정치적 함의는 종래에 현실정치에 상대적으로 초연한(척 하는) 입장을 견지해온 강남부자들이 위헌판결의 형태로 적극적이면서도 본격적으로 정치에 개입하기 시작했다는 점에 있다. 다른 것은 몰라도 강남부자들의 금송아지는 건드리지 말라는 엄중한 경고의 의미다. 한나라당과 조중동 등뒤에 숨어서 아웃복싱으로 외곽만 때려서는 불충분하니 사법부를 선봉으로 내세운 격렬한 인파이팅으로 전환해 국민에게 정면으로 맞짱을 뜨겠다는 대담하고 뻔뻔스런 선전포고로 해석해도 무방하겠다.

강남부자들도 안다. 대통령 직선제로는 8학군 기자들이 용을 써대도 한나라당이 정권을 탈환한 가능성은 요원하다. 영남유권자들의 좀비근성만으로는 의회권력 독점도 용이하지 않다. 행정부도 입법부도 강남의 지령에 고분고분하게 따르지 않는 세력에게 장악되었다. 그럼 남은 대안은? 당연하다. 사법권력에 난공불락의 철옹성을 두르는 것이다. 사법권력을 부지런히 점령해가고 있는 강남판사들의 약진은 잔존한 사법권력만이라도 악착같이 사수하려는 강남의 무한한 이기적 욕망을 반영하는 통계적 수치라 하겠다.

헌법재판소의 운영방식에서 흥미로운 대목이 발견된다. 이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소련의 정치체제와 상당히 닮았다는 점이다.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라는 측면에서도 헌법재판소나 소련공산당 정치국이나 대동소이하다.

우선은 충원기준이 엇비슷하다. 당성과 성분이 입증된 충성스런 공산당원만 정치국원으로 발탁될 수 있다.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나 고시를 통과한 법관들만이 헌법재판소 재판관으로 부임할 자격이 있다.

핵심은 권력이 작동하는 메커니즘이다. 소련 정치국과 헌법재판소는 인민의 이해나 국민의 요구를 전혀 대변하지 않는다. 소련 정치국은 특권층(노멘클라투라)의 이익을 견결히 옹호했다. 헌법재판소 역시 소수의 강남부자들에게 유리하게 판결을 내리려고 머리를 쥐어짠다. 인민 여망과 국민의 여론과는 배치되는 결정과 판결을 남발하려니 자연히 논리가 옹색해지기 일쑤다. 소련공산당 정치국은 케케묵은 마르크스-레닌주의 원전에서 이론적 근거를 구했다. 대한민국 헌법재판소는 조선 초기에 제정된 경국대전에서 판결의 정당성을 마련하려 발버둥친다.

자본주의든 사회주의든 부패한 과두제의 철칙은 어김없이 적용된다. 소련 정치국과 대한민국 헌재의 의사결정절차는 지극히 은밀하고 음습하다. 명목상 국민의 의사를 위임받았다고는 하나 장막 뒤편에서 어떠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비밀에 부쳐진다. 논의의 결정사항은 서기장이나 헌법재판소장에 의해 공식적으로 발표되는데 논의내용이 공개되는 동안 배석한 여타 정치국원이나 재판관들은 냉소를 머금은 채 로봇처럼 침묵으로 일관한다. 매서운 눈매를 가진 정치국원들과 재판관들은 청중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높다란 단상에 일렬로 앉아 한껏 근엄하게 무게를 잡은 권위적인 태도로 객석을 내려다본다.

본인이 생각해도 엉터리로 여겨질 어설픈 논리에 기대어 판결을 낭독하는 헌법재판소장의 당혹스런 표정에서 나는 마지막 임종직전의 소련공산당 일당독재체제를 부여안고 가쁜 숨을 내쉬던 브레즈네프의 검버섯 돋은 얼굴이 연상되었다. 정통성이 결여된 선출되지 않은 부당하고 불합리한 전제권력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유사한 말로를 겪나보다. 브레즈네프는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다. 우리나라 헌법재판관들은 이라크 파병을 추인했다.

선출되지 않은 절대권력, 견제받지 않는 과잉권력은 오래 가지 못한다. 인민에게서 괴리된 경직된 정치체제가 한계상황에 다다른 순간 소련은 망했다. 공익적 관점에서 편견과 사심없이 판결을 내려야할 대한민국의 헌법재판소는 스스로를 강남 땅부자들의 이해관계에 무조건 맹종하는 '8학군 정치국'으로 격하시켰다. 안그래요? 윤영철 서기장 동무!

국민은 똑바로 미래로 걷는데 홀로 봉건왕정시대를 향해 게걸음을 걷는 헌법재판소도 수명이 다했다는 느낌이다. 나는 강남부자들이 최후의 승부처로 사법권력을 집단적으로 선택한 게 역설적으로 다행스럽다. 원래 도둑놈들은 옹기종기 모여있어야 나중에 일망타진하기에도 수월한 법이니까. 2004년 10월 21일은 강남권력과 사법권력의 일체화를 세계 만방에 선포하는 기념비적인 날로 후세에 기록될 것이다. 동시에 대한민국 사법부가 낡은 프로펠러 비행기를 몰고 '강남만세'를 외치면서 국민에게 가미가제식의 자폭테러를 가한 치욕스런 사건으로 기억될 것이다.

강남부자들과 법조귀족들이 나란히 손잡고 흙덮고 자겠다는데 누가 만류하겠는가. 대신 본원로는 굳은 결심을 해본다. 결코 죄짓지 말아야겠다고. 나는 육법전서 이외에는 쥐뿔도 모르는 강남판사들이 나를 재판하는 꼬락서니를 용납할 수 없다. 진정 정죄되고 단죄받아야할 죄인은 강남판사들과 8학군 정치국이기 때문이다.

- 공희준(confucius@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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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노근리

끝나지 않은 역사의 현장 노근리
미군 양민학살이 벌어졌던 충북 영동 노근리에서
 
 

 

▲노근리 입구에서     ©홍성관
오전 열한 시, 열차는 미끄러지듯 서울역을 출발했다. 영동역까지 가는 두 시간 이십 분동안 인터뷰할 질문들을 정리하면서 많은 생각들이 교차하였다. 누구에게나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이 있는 법인데, 하물며 가족이 죽고 자기 몸이 불구가 되는 전쟁의 참화를 다시 끄집어내려는 것은 당사자들에게는 너무도 잔인한 일은 아닌가. 약간 숙연해진 마음으로 영동역을 나서자 한적한 시골 면소재지가 펼쳐졌다.

 현장으로 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면서 백발이 성한 노부부를 인터뷰할 수 있었다.

 "다 지나간 일을 왜 자꾸 들추려고 하나. 그거 다 군에서 보상받으려고 그러는 거 아닌가. 양평에서도 미군이 조사하면서 '너 공산당이지'라고 묻는데, 한사람이 영어를 못 알아들으니까, 그냥 'ok'라고 대답했고, 그이는 총살당했다. 전쟁통이라 다 그랬다. 미군들도 우리 도와주려고 왔다가 그런 거 아니냐. 미군 철수하면 인민군도 쳐들어온다. 미국 때문에 그래도 우리가 이만큼 살게 됐는데, 뭘 자꾸 들춰내려고 하나."

 인근에 사는 것 같아 보였는지라 이런 말에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서울에서 목사를 하다가 은퇴하고 공기 좋은 곳을 찾아 내려와 살고 있다는 말을 듣고 이해가 갔다. 같은 시대에 전쟁을 겪었더라도 각자의 신분과 처했던 상황에 따라 인식도 다를 테니까.

 버스를 타고 20분쯤 지나 쌍굴다리 현장에 도착했다. 인간에 의해서 대규모 학살이 자행됐던 끔찍한 장소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여느 농촌의 풍경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이었다. 쌍굴다리 옆에는 조그만 컨테이너 사무실이 '노근리 사건 현장 안내소'라는 현판을 걸고 있었다. AP통신에서 보도된 이후 군청에서 대책 담당 부서가 만들어졌고, 5명이 교대로 상주하고 있다고 한다.

 생존자들이 거주한다고 소개받은 주곡리로 가기 위해 마을 주민의 차를 얻어탔는데, 그 주민은 심규철 의원 등이 제출한 특별법을 언급하면서 '미국놈들이 거저 보상해줄 놈들이 아니지. 어떠한 명분을 달아도 말야. 국방부, 한미연합사령부에서 수백번도 더 왔다갔는데,,아무것도 안됐어'라고 했다. 특별법의 결과에 대해서 마을주민들이 회의적이라는 것을 엿볼 수 있었다.

 주곡리 마을의 경로당에서 당시 쌍굴다리에 있었던 할머니들을 만날 수 있었다. 한 분은 김소은 79세(당시 27세) 할머니로 당시 영동에서 살다가 피난 오던 중 미군에 의해 쌍굴다리로 들어갔고, 그곳에서 친정어머니와 딸, 올케를 잃었다. 다른 한분은 이석조 83세(당시 31세) 할머니로 쌍굴다리에서 아들을 잃었다. 조심스럽게 당시 상황에 대해서 여쭈어 보았다.

『가면 산다고, 밤을 세고 낮에 동굴 밑에 갔다가 닷새 만이지, 닷새만에 나왔어. 아무것도 못 먹고, 인민군이 쳐들어온다고, 미군들이 마을에 들어와서 쫓아내다시피 피난가라고, 그래 우리 아버지는 소를 몰고 간겨.. 저녁 해놓은 것도 못 먹고 그냥 쫓겨간거 아녀. 아침에 총소리가 나는겨. 철둑으로 올라가라고, 미군들이 총으로 밀어내는겨, 철둑을 올라가니까 와다다다다, 비행기가 뭘 쏘아대고, 거기서 그리 많이 죽었대.. 마악,,,소도 그냥 씨러지고,, 철둑에서, 사람도 쓰러지고,, 그래가지고 그거 피해서 쌍굴로 간겨, 들어가본께, 우리 언니 죽었지 올케 죽었지 엄니 총맞았지 우리 아버지 그랬지 우리 딸 총 맞아 죽었지. 아가 대롱대롱 하는게, 내가 쌍굴로 내삐고 정신이 없어가지고 안고 있었는데, 굶고 그래가지고 정신이 없었으니까 우리 어머님이 아이고 얘야 얘야 죽었다.. 움직이면 그냥 쏘는겨.. 닷새를 굶어 가지고 핏물을 먹었어.. 우린 살라고 송장을 데려다가 가슴을 덮고 살려고,, 송장이 피 투성이에..나흘 째 되던날, 송장물이 불그리한걸 바가지로 퍼먹었어.. 그 물을 퍼다먹고  나흘 닷새 인민군이 들어와 가지고,,, 일주일을 굶은겨..친정어머니도 돌아가셨지.. 나오니께 해방됐다는 소리도 나오고,, 우리는 피난을 잘가가지고 있는거 영동살았거든 임실로 피난을 왔었거든 가만히 놔났으면 괜찮았을걸 미군이 쫓아내가지고 벼락을 맞은겨..』

『지난 일인데도 너무 억울해요.. 송장으로 감아쌌고,,살라고,,
나 같은 경우에는 집이 영동에 있었는데 임실로 와서 친정으로 피난을 가지고 영동집도 다 타고 옷 파묻어 논것도 없고 다 타고 없지 고생을 얼마나 했는지 몰라요 친정아버지가 농사 조금 지은 걸로 얻어먹고 살고 있다가 누구한테 하소연 할 수 도 없고 쌀 한톨 주지도 않지 누가 눈 빠졌다고 거시길 해줘 총맞았다고 거시길 해줘 국한그릇 밥한그릇 얻어먹을데도 없었어요 그렇게 고생을 한거야. 그걸 누가 알아주겠냐고, 나 같은 형편에는 집도절도 아무것도 없고 시동상하고 시어머니하고는 얻어먹을래도 넓은 데로 얻어먹으러간다고 가고,,,친정에서 얻어먹고 친정아버지 농사짓는거 거들고 아버지가 그라데 너도 따로 살아라 숫갇두개하고 쌀한되주드라고 그거 가지고 나와가지고 방을 얻어가지고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방아 찧어주고 그걸로 개떡지어먹고 그렇게 산겨..』

 이제 역사속에 묻혀있던 이 사건을 주민들이 알려나가기 시작했던 과정에 대해서 질문을 드렸다. 

 

▲노근리의 할머니들     ©홍성관
『하루 옷을 세 번 갈아입었어 대전 정모.. 그 양반이 한번은 한복입고 나오라고 한번은 몸빼입고 나와서 하루 사진 세 번 찍었어..(이석조 할머니)  나는 생각도 안하고 상관도 안했자나... 안하고 나뒀는데 그 정씨가 찾아와 형수님 딸도 죽고 그랬는데 억울하자나요..그래.. 노근리 사건이라면 말하기도 고만 싫다고만 생각도 안하고, 가다 죽으나 오다 죽으나 마찬가지 아녀..그러니까 말하지도 못하고 있었지. 그 양반(정은용씨)이 애를 써가지고.. 너무 억울하게 해가지고 애를 쓰는데 미국이 우리나라를 너무 얕보는 거 같어.. 억울하게 이렇게 해가지고도 잘 안되고,, 그런 생각을 하면 이걸 얼마정도라도 해결을 해주면 좋겠는데 한국을 너무 얕보는거 같어 미국이.. (김소은 할머니)
 할아버지 돌아가신지 5년됐으니께 할아버지가 하신게 3년이여.. 할아버지 하신 말씀이 있는데... 성공해야하는데 아이구,,,,(이석조 할머니)
 회원인 사람들이 2만원도 내고 3만원도 내고 이래가지고 뭘하날 사더라도 다 돈아니에요 이번에 서울간대도 2만원 내가지고 간겨..그건 잘모르겄어요 금방듣고 금방 잊어먹고,, 』

 이 회원이라는 것은 '노근리 인권평화연대(대표 정은용)'의 회원을 말하는 것으로 지난 5월 21일에 삼성동 지하철 2호선 앞에서 '이라크 어린이에게 희망을'이라는 성금모금행사에 참여했었다. 나이가 들어 지난 일들도 많이 잊어버리고, 새로운 말도 들으면 곧잘 잊어버리게 되었지만, 당신들처럼 똑같이 무고한 학살을 당했던 이라크 인들을 위해 없는 살림에 돈을 각출하여 서울까지 올라오신 모습에 다시 한번 숙연해졌다.

▲매년 걸리는 현수막, 역사의 상처는 언제 아물려나     ©홍성관
『보상 없어요, 우리 정부에도 없어, 조사만 해가지고 갔지 사탕하나 받은게 없어 내돈내고 했지 ..우리 생각은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미국서 우리나라를 얕보기 때문에 거시기 하덜 못하는데 그래도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이나 높은 사람들이 힘을 써서 이렇게 좀 억울한 사람들 억울한 거시기를 안면해줄까 이런 생각도 많이 해봤어요. 고만 해결되어야 하는데.. 이제는 없어야지.. 세월이 지나서 어쩔 수 없었지만 마음을 보상해야 되는데. 마음이라도 합의를 보고 그러면 좋잖아.. 근데 마음 가라앉을라카면 오라고 해서 마음 이상해지게 하고...』
 
 한국전쟁이 종식되어 철조망이 쳐진지 반세기가 지나도록, 군사독재정권의 서슬퍼런 세상을 지나 참여정부에 이르기까지 어째 이 분들의 아픔을 한번 어루만져드리지도 못했을까. 가해자인 미국이 여전히 한반도 뿐 아니라 세계의 제왕으로 군림하고 있어 제대로 항변하지 못하는, 그래 보상은커녕 사과한번 받기 위해 빌어야 하는 그런 처지라고 한다면, 최소한 우리 정부만이라도 이들을 보살펴주고 보상해주었어야 마땅했다.

 '얼런 끝이 나야 되는데,,, 이게 오십년을 넘어가니..' 라고 하시던 이석조 할머니의 말씀을 듣고 현장을 나오면서 내내 마음이 무거웠던 것은 무슨 이유에서일까. / 객원기자

 <현재는 한나라당 심규철 국회의원 외 34명의 제안으로 "노근리사건진상규명및희생자명예회복에관한특별법안"이 행정자치위원회에 상정되어 있는 상태다-필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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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의 그늘

우리 곁의 야생, '공존의 그늘'에 대한 보고서
EBS 자연다큐멘터리 '공존의 그늘' 29, 30일 연속방영
 
 

동물을 다룬 TV다큐멘터리라고 하면 우리는 아프리카의 들판에서 펼쳐지는 대형육식동물의 사냥이나 초식동물들의 대규모 군집생활을 떠올리곤 한다. 

하지만 EBS가 29일과 30일 이틀간 방영할 '공존의 그늘'(오후 11:00방영)은 작은 농장과 고랭이 채소밭 주변에 숨겨진 우리곁에 야생동물을 소개한다.  

▲공존의 그늘 중 한장면  

이 다큐멘터리는 야생동물은 인적이 없는 깊은 산속에 서식할 것이라는 통념과 달리 요즘 동물들은 새로운 천적인 인간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우리가 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 지도 담담하게 보여준다.

1부 '사라져 가는 이야기' 에서는 오대산 자락에 위치한 한 농장의 닭과 오리를 사냥(?)하는 삵, 너구리, 담비 등 마지막 육식동물들의 삶이 아기자기 하게 펼쳐진다.       

▲1부 사라져 가는 이야기 중 한장면    

이 농장에서 기르는 가축을 노리는 육식동물들은 처음 다큐멘터리가 시작 될 때만 해도 표독스럽고 강한 모습을 보여주는 숲속의  '꼬마깡패' 같은 모습들이다.

삵은 사납고 당당하게 닭을 잡아먹고 너구리는 엉큼한 절도범 같은 느낌으로 농장을 휘저었다.

지금은 멸종되어 사라져 간 호랑이나 늑대 같은 대형육식 동물이 우리 삶에서 액션영화나 공포영화 주인공 같은 존재였다면 이들은 '잡범' 같은 이미지로 개집과 닭장 주변을 맴돌며 농장 주인아저씨를 지금도 괴롭히고 있다.

생계형 절도범 같은 소형 육식동물의 범죄는 깨진 계란에서 칠면조의 사체(?)까지 다양한 증거들을 농가 주변에 남긴다.        

▲1부 사라져 가는 이야기 중 한장면  

하지만 1년이 지나고 새봄이  올 무렵 밀렵꾼의 덫에 삵은 앞다리가 하나 없어진 기운 없는  모습으로 돌아오고 너구리도 다리를 다친 후 사람으로 치면 '사이코'가 된 모습으로 나타난다.

인간에 의해 상처를 입은 동물이 '야생돌물은 배가 고플 때만 사냥을 한다'는 상식을 무너뜨리고 의미 없는 '가축학살'에 나선 모습에서 서늘한 공포감 마저 느끼게 한다.            

2부 '인간의 땅, 야생의 영역'에서는 초식동물에 공격에 곤욕을 치르는 농부들의 모습이 말 그대로 '공존의 그늘'로 펼쳐진다.  

강원도 정선 태백 삼척 등지의 고랭지 배추밭은 농민과 초식동물 사이에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고라니, 노루 그리고 멧돼지는 인간이 경작지를 넓히며 야생의 영역으로 침범하자 새로운 신입생인 인간에게 톡톡히 '수업료'를 챙기고 있기 때문이다.

▲1부 사라져 가는 이야기

동물들은 채소가 자라기도 전에 모종부터 다 먹어치우는 것이다.

조심성이 많고 밤에만 활동하는 고라니, 낮에 당당한 모습으로 밭에 들어와  말 그대로 '쑥대밭'을 만드는 멧돼지, 내륙에서 찾기 힘들다는 노루까지 배추밭을 자신들의 서식지로 삼은 동물들과 너무나 억울해 눈물까지 흘린다는 농부의 애환이 같은 비중으로 보여진다.

▲공존의 그늘 중 한장면  

인간의 입장에서는 1년 농사를 망치는 '원수'가 야생동물 이지만 동물들 입장에선 원래 농경지가 아닌 땅 까지 인간이 올라간 것"이고 "무엇보다 초식동물이 늘어난 것은 인간의 남획으로 인해 육식동물이 멸종하면서 천적이 없는 상태가 계속 됐기 때문"이라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이다.      

이 다큐멘터리는 멀리 아프리카 초원이나 시베리아 벌판이 아닌 동네 뒷산과 근교의 농촌에 살고 있는 야생동물이 인간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지를 보여주면서 인간이 이 세상의 균형과 조화를 책임져야 할 '대형잡식동물' 임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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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세미 정치

수세미 키우는 것은 '초록정치'의 희망 키우는 것
[제안] 환경과 녹색, 그리고 일상정치의 즐거운 만남, 수세미를 키웁시다
 
 

이건 관악구의 도림천 살리기에 매진하시는 유정희 의원으로부터의 질문입니다.

세제를 줄이는 수세미가 뭐가 없을까?

끙... 할 말이 없다. 생각해본 적이 없는 종류의 질문이다.

▲수세미    
왜, 수세미 있쟎아... 함께 하는 시민행동의 오관영 국장의 대답이다.

수세미라? 진짜 수세미를 정말 수세미 대용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 아무리 기억을 뒤져봐도, 수세미에 얽힌 기억은 다섯 살 때 개봉동 살 때의 기억이지만, 수세미라는 이름 외에는 아무 기억도 나지 않는다.

거품을 잘 내는 수세미가 도움이 되기는 한다. 세제를 줄일 수 있고, 하수종말처리장의 계면활성제 처리하는 부하를 줄여주고, 궁극적으로는 물, 물을 살려준다.

그래서 유정희 의원의 질문은 정확했다.

1. 수세미외

수세미의 정식 이름은 수세미외로 되어있고, 덩굴과의 1년산 식물이다. 최근에는 수세미 수액이 천식과 기관지에 좋다고 해서 좀 기르는 데가 늘어나는 모양이다. 한국, 일본, 중국 등지에서 서식하고, 우리나라에서도 잘 자란다.

정말 잘 자라나 보다. 가꿀 필요도 없고, 손 볼 필요도 없다고 한다. 그리고 원리는 잘 모르겠지만, 벌이나 나비 없이도 열매를 맺는다고 한다. 신기한 넘이군...

이 수세미를 얼마나 사용할 수 있을지, 그리고 화분에서 자랄 수 있을지, 그리고 언제 심으면 좋은지, 이런 기술적인 고민들이 생겨났다.

워낙 질기기 때문에 1년 이상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사용한 사람들의 경험담이다.

화분에서도 잘 자란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 심으면 된다고 한다. 봄에 심는 1년산 식물이라고 한다.

한살림에서 공급한다는 전설이 있지만, 한살림 홈페이지를 암만 뒤져봐도, 수세미에 관한 건 거의 없다. 그대신 한살림에서 책도 판다는 사실을 알았고, 두 권 있는 책 중의 한 권이 아토피에 관한 책이고, 600원 정도 한다.

돈만 있으면 한 백 권 사다가 사무실에 오는 엄마들한테 선물했으면 한다...

얘기가 또 옆으로 샌다.

2. 수세미에 대한 고민

총선이 끝나기 얼마 전부터, 정확히 얘기하면 초록정치연대의 설립이 의결되면서 나에게는 새로운 고민거리 한 가지가 생겼다. 물론 한 가지가 아니라 엄청나게 생겼지만, 그 중의 한 가지 고민거리...

초록정치가 무엇인지 사람에게 알기 쉽게 설명해달라는 질문인데, 이런 질문은 대개는 그냥 생각해보라는 질문이 아니라, 여름 오기 전까지 알기 편한 핸드북으로 만들어놓으라는, 그러니까 협박성 질문이다.

이 협박을 제일 자주, 그리고 피해나갈 구멍없이 정확하게 해오는 사람은 도봉구의 김낙준 의원이다.

초록정치? 음, 나도 꿀먹은 벙어리가 될 수 밖에 없다... 에, 그러니까, 독일에도 초록당이 있고, 프랑스에도 초록당이 있고, 에 또, 호주에도...

이런 식으로 대답을 한다는 건 아무 말도 안하는 것도 못하고, 또 이럴거면 차라리 먼산 처다보면서, 그게여, 에, 또, 하여간 좋은 건가봐요...

생명, 평화, 풀뿌리, 나눔, 뭐 이런 식으로 설명하는 것도, 일종의 지식인주의의 함정에 빠질 수가 있다. 낸 그렇게 어려운 건 모르고라고 팽하니 지나가는 아주머니들에게 초록정치를 설명할 수 있을까?

아니면 지금까지의 시민단체가 지향했던 생태, 여성, 평화 등의 가치를 모아서 정치화시키는 것이고라는 설레발은 기자용 멘트이다. 그리고 그렇게 얘기해봐야 한 줄도 신문에서 실어줄 것 같지 않다. 입장 바꿔놓고 보면, 내 눈에도 그렇게 보일 것 같다.

그런 고민의 연장선 속에 수세미가 떡 하니 서 있다.

나, 수세미...

3. 수세미가 아름다울까?

평화 교육 모임을 얼마 전에 만들었고, 평화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하여간 같이 한다.

아이들을 위해서 평화를 배울 수 있게 하는 건 어른들에게도 좋을 것 같다.

인라인 스케이트 동호회도 평화 홍보에 같이 하면 어떨까라고 한 마디 했다가 주위 사람들에게 디지게 터졌다. 인라인 하는 애들의 계급성이 어떻고, 걔네는 파괴주의자라는 얘기부터, 가진 넘들이구, 어쩌구... 하여간 딥따 터졌다.

초록정치에 백합... 영어로는 릴리, 불어로는 릴리아라고 하는 꽃이 어울릴 것 같지 않다.

마찬가지로 장미, 영어로는 로즈, 불어로는 호즈라고 하는 꽃도 어울릴 것 같지는 않다. 이유? 음따... 괜히 그렇다.

지금은 싫어하는 작가인, 그러나 그 시절에는 재밌게 봤던 이현세의 '며느리 밥풀꽃에 관한 보고서'... 며느리밥풀꽃도 어울릴까? 그것도 왠지 아닌 것 같다. 괜히 그렇게 꾸질꾸질하면, 생활의 정치가 또 아닐 것 같다.

수세미는 어울릴까? 왠지 난 수세미가 좋아지기 시작한다. 아무 데서나 잘 자라고, 그리고 수세미를 주는 그 수세미가 아름답지는 않겠지만, 초록 내에서는 아름다울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4. 생각하면 바로 움직인다

사실 며칠 돌아다니면서 수세미 생각만 하다 보니, 요즘은 짜투리 땅만 보면 수세미 생각이 난다... 총선 앞두고 남들은 총선 얘기에 빠져있었지만, 나는 사실 수세미 얘기에 빠져있었다.

고양구청에 멋지게 - 고양시의 녹화사업비만 21억 정도 된다고 들었다 - 벌려놓은 조경용 관상수와 외국에서 수입한 꽃들이 갑자기 부자연스럽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연세대학교 본관 앞에 거의 최초로 가꾸어놓은 서양식 정원이 있다... 그 앞에 잔디에 앉거나 노는 사람들은 옛날부터 머리없음, 생각없음, 혹은 아무 것도 모름의 대명사로 서로들 놀려대고는 했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그 잔디의 문양이 유니언 잭이다. 영국 국기를 그려놓은 정원, 늘 재수없었다.

연세대학교를 건립한, 그래서 근대 교육의 개척자니, 어쩌구하는 그 알렌 동상이 그 앞에 떡허니 서 있는데, 이 알렌은 사실 노예장사가 본 신분이다. 하와이로 우리 할아버지들이 초창기에 노예로 끌려갈 때, 한 달치 봉급을 미리 떼어받아 축재한 사람이 알랜이다.

얘기가 자꾸 새지만... 이 때 하와이로 끌려갔던 사람들이 나중에 돈을 모아, 스스로의 애환을 위로하며 우리나라에 대학 하나를 설립하였는데, 이 학교가 인하대학교였다.

이 할아버지들이 노예로 사탕수수밭으로 끌려갈 때 떠났던 항구가 인천이었고, 살았던 곳이 하와이라서 인하대학교라고 이름붙였다. 인하대학교의 하자는 하와이 하자라고 하는 것이 정확하다.

어쨌든 구청이나 혹은 사직공원의 짜투리 땅의 일부라도 수세미를 심게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수세미를 동네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게 했으면 좋겠다.

집에 조그만 화분 하나라도 수세미 하나 심으면, 올 겨울부터는 화학 수세미 대신 자연 수세미가 '싱크대'로 올라갈 수 있다.

인공 수세미를 만들면서 수지류라고 하는 석유화학 제품이 들어가고, 또 생산과 제조에서 상당한 에너지가 사용된다. 그리고 그렇게 된 물건들은 어지간해서 자연으로 다시 돌아가지 않고, 몇 천 년을 그렇게 화학물질로 버티고 있다. 화학물질이라는 것이 원래 그렇다. 유기물질이지만, 플라스틱의 분자구조는 자연물과는 다르다.

수세미가 과연 잘 닦일까? 이건 아직 모르겠지만, 오관영 국장의 주장으로는 세제 조금만 사용하고도 잘 딱이고 촉감도 좋다고 한다.

다음 주에는 어떻게든 수세미씨를 구해서 나도 화분 하나에 수세미를 길러볼 생각이다. 조금 더 부지런하면, 마당이 있는 아버지 집에 가서 마당에다가 수세미를 길러서 가을에는 주위 사람들에게라도 좀 나누어주면 좋겠지만, 그럴려면 아버지 얼굴을 또 보아야 한다. 고민된다.

5. 초록정치는 수세미의 마음 같은 것...

도시는 거대해도 조그만 공동체 같은 것으로 재구성되었으면 하는 것들이 풀뿌리 운동의 출발점이라고 믿고 싶다. 한겨레 신문 같은 곳과 대량으로 공급하고 단기간에 효과를 보는 것은 또 수세미의 경우는 아닌 것 같다.

수세미를 같이 길르거나 수세미 사용을 권유하는 그런 모임이 있는 곳을 따라 초록정치의 혈관이 움직일 것 같고, 수세미 보급을 따라서, 자연을 살리고 생명을 살리고, 서로 나누자는 초록의 생각이 전파될 것 같다.

아마 생협 모임을 따라서 수세미가 퍼져나갈 것 같고, 초록의원들이 있는 곳을 중심으로, 그리고 물살리기나 산살리기 모임이 있는 곳을 시작으로 수세미가 퍼져나갈 것 같다.

그리고 수세미가 도시와 농촌을 연결시켜 주고, 한 평 땅의 소중함, 자연의 소중함을 알려줄 곳 같다.

수세미를 다른 정당에서 로고로 사용해도 좋고, 자기들이 했다고 주장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그만큼 생명을 살릴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초록정치는... 수세미를 같이 기르고 나누어주는 것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수세미가 퍼져나간 만큼, 하천과 바다가 조금은 더 살아나고, 생태계가 조금은 더 윤택해진다.

그리고 사람들의 마음도 조금은 더 풍성해질 것 같다.

수세미 같은 걸 길러서 세상이 변하겠느냐고 얘기하는 사람들은 아직 초록정치를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 그러나 수세미를 길러보면, 새로운 마음이 생겨날 것 같다.

* 필자는 녹색정치준비모임 ( www.greens.or.kr ) 편집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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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선과 생태보전

DMZ는 한반도 생태복원 인큐베이터 및 관광자원이다
남북한 이제부터 보전계획 세워야
 
 
통일은 사람과 국토의 통일로 대별할 수 있는 데 이 과정에서 DMZ(비무장 지대)일대의 환경보전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DMZ를 비롯한 민통선은 자연환경이 잘 보전되어 있어 통일이 되면 아이러니하게도 분단이 우리에게 준 유일한 선물일 수 있는 것이다.

이곳은 분단 이후 사람들의 발길과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전세계 온대지방 어느 곳에도 볼 수 없는 생물 다양성의 보고(寶庫)로 100여종의 희귀식물과 검독수리, 두루미, 저어새, 매 등이 살고 있다고 한다.

DMZ일대는 세계 미기록종(種)을 포함한 희귀 동식물이 다수 뱔견되고 있다는 것은 1995년부터 2000년까지 산림청 임업연구원이 학계와 공동 생태조사에서 밝혔다.

세계 미기록종 1종, 국내 미기록종 9종, 희귀종 88종, 특산종 48종, 천연기념물 6종 등 100여종으로 동해 금봉산에서 세계 미기록종인 `선비먼지버섯`을 발견해 `내셔널지오그래픽`지에 발표까지 했었다.

DMZ일대의 생태보전의 중요성은 세계적 관심 대상이 되어 미국의 가장 역사가 깊은 환경단체인 `시에라클럽`이 세계환경NGO들과 생태조사를 위한 활동을 전개했고, 2002. 10. 아세안 생물다양성 보전센터와 유네스코 공동의 `접경보전지역 관리와 행동계획` 위크숍에서 백두산과 DMZ를 포함하기도 했었다.

또한 하바드대학교 윌슨교수와 펜실베니아 주립대학 김계중교수는 `평화공원`으로 조성하자는 주장도 했었다.

현재 DMZ는 자연환경보전법에 따라 `유보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는 데 불과하고 국토이용계획이나 환경계획이 수립되어 있지 않은 상태라는 것이다.

지금 경의선 및 동해선 철도.도로 연결공사 구간에 위치한 습지는 여러 야생동물의 서식을 가능케하는 귀중한 생태계로 알려졌고 동해안에서 거의 사라진 해당화 군락 등 희귀한 사구 식생들도 발견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남북한이 DMZ를 특별구역으로 지정해 공동생태조사 실시, 공동관리계획 마련, 공사 후의 공동 환경생태 모니터링 등 환경사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철책은 언제든지 없앨 수 있지만 한번 훼손된 자연은 영원히 회복되지 못할 뿐아니라 인간의 종(種) 및 세대(世代) 이기주의가 다른 생물들을 없애 그 후환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 온다고 환경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DMZ는 앞에서 말한대로 세계에서 볼 수 없는 희귀 동식물의 보고요, 분단이 유일하게 우리에게 준 선물일 뿐아니라 한반도 환경복원을 위한 `인큐베이터`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인간이 관리하는 드 넓은 아프리카의 국립공원이 아닌 셰계에서 주목하는 환경보전지대인 DMZ는 잘 보전하면 통일후에 가장 확실한 관광자원이 되어 돈도 벌고 자연도 보전하는 일거양득이 된다는 사실과 중요성을 인식하고 미리부터 준비하고 보전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지혜를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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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이야기3

디지털의학 vs. 아날로그의학 : 진단
채현주님의 글입니다
 
 
아래 평범하면서도 중요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한 사례를 통하여 양방과 한방의 진단 상의 차이점을 규명하고 그 유용성을 논하고자 합니다.

사례 : 53세 남성의 현훈 피곤 안혼 소변불리 경우

진료일자 : 2004.7.14

○남성 : 머리가 어지러워서 양방병원에서 진찰을 받았으나 특별한 원인은 없고 신경성이므로 푹 쉬라는 지시를 받았으나 어지럼증이 계속되어 왔습니다.

●한의 : 안녕하세요. 우선 진맥을 해보죠.
진맥결과 : 우맥은 촌약 관약 척긴, 좌맥은 촌약 관긴 척긴
폐기허, 심혈허, 간울구화열, 신음허양항으로 현훈 피곤 간울울열  상기, 소변불리 (진료부 기록)


일반적으로는 촌맥은 힘이 있고 척맥은 고요한데 반하여, 님의 맥상은 역전되어 있습니다. 이런 맥상의 경우 일반적으로는 신우염이 의심되고 간염도 의심됩니다. 아울러 어지럽고, 피곤하고,  소화도 잘 안되고, 짜증이 잘 나고, 상기감도 있으며, 눈이 깔깔하고 시력이 안좋아지고, 소변볼 때 색이 진하다든가 소변량은 적고 자주 보게 되는 증상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양방병원에서는 어떤 검사를 받았습니까.

○남성 : 소변검사, 혈액검사, 흉부X-ray촬영 등을 했습니다. 예, 소변을 자주 보는 편이며, 소변이 조금씩 나오고 그렇습니다. 소화는 잘 됩니다. 그리고 원래 시력이 아주 좋았으나 몇 년전부터 시력이 매우 나빠져서 웬만한 크기의 글씨(진료부에 작성내용을 가리키며)조차도 잘 못 봅니다.

●한의 : 그래요. 그럼 복진을 통해 확인해봅시다.
복진결과 :
일월~경문 혈 압통 → 간담울열 → 허실협잡으로 협통
곡골, 중극 관원 혈 압통 → 방광염 요로염 r/o
지실 혈 압통 → 신음허양항 →  만성 신우신염 r/o (진료부 기록)


반응수준으로 보건데 비뇨기계통에 만성염증이 있을 듯 합니다. 혹시 소변을 오래 참는 습관이 있습니까. 소변을 오래 참게 되면 방광이 가득 채워진 후엔 요관을 채우고 심지어 신우까지 소변이 채워져서 신우염을 유발합니다. 심하면 보우만씨 주머니에 압력을 가중시켜서 모세혈관이 파열을 일으켜서 혈뇨늘 누게도 됩니다.

양방의 검사결과 이상이 없으니 염증이라 진단을 할 수는 없겠으나 충혈현상은 분명합니다. 일정한 혈류량과 기(氣)류량 중에서 하복부 쪽으로 충혈충기현상이 발생하므로 흉곽 쪽으로는 허혈현상이나 기허현상이 발생한 것 같습니다. 이 밖에 추가적으로 말씀하실 하실 것이 있으십니까.


○남성 : 예, 없습니다.

Crimson

진단의 방법과 내용상의 차이 : 디지털의학 vs. 아날로그의학

우리는 시계를 보고 시간을 말합니다. 디지털시계로는 머뭇거리지 않고 자신감 있게 일정한 시각(예:2시 10분 15초)을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날로그시계로는 일정시각을 자신감 있게 말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2시 10분 15초를 가리키는 바늘에 대하여 약간은 주관적으로 2시 10분이라 할 수도 2시 11분이라 할 수도 있는 부정확한 인식을 드러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날로그는 2시 10분에서 2시 11분을 향하는 변화상에 대한 통찰을 겸하게 되며 이것이 아날로그시계의 커다란 장점입니다.

의학적 진단에 있어서도 이렇게 디지털적 진단과 아날로그적 진단으로 구분해볼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T,t를 시간, X,x를 병인, Y,y를 질병이라 할 때

양방에서는 임상자료를 통계처리하여 임상의들에게 일정한 진단기준을 제시해 줍니다. 혈액검사나 소변검사 상으로 특정 지표물질이 일정한 수준에 도달하면 염증으로 진단하지만, 기준치에 미달하면 진단을 내리지 않습니다. 또한 조직검사를 통하여 조직학적인 변화를 토대로 염증도 병리학적인 단계별로 구분하여 진단할 것이나 조직학적인 변화가 없으면 진단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질병적 변량인 △Y를 확인하고 병인적 변량인 △X를 추정하여 설명하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양방의 질병명은 질병적 변량인 △Y를 기준으로 위염, 위궤양, 위암이라 진단합니다. 이러한 진단방법은 디지털적인 진단방법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생명과학분야에서는 추정한 △X에 관한 가설은 시간이 경과하면서 변한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우리는 당대의 가설은 매우 과학적인 것으로 인정하는 관습에 젖어 있습니다. 하지만 폐기된 가설들의 비과학적인 논리를 역으로 추적해볼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권위를 인정하는 교과서를 시대순으로 늘어놓고 역시대 순으로 읽어보면 폐기된 가설들의 논리적 허구성과 비합리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이렇게 폐기된 가설들조차 권위를 인정받던 당대에는 매우 과학적인 가설로 통했습니다.

이러한 과학의 비과학적이고 반인륜적인 부도덕한 오만함을 배경 삼아 '폐기된 가설들을 기준 삼아 행해졌던 의술'은 오늘날의 지배적인 가설의 입장에서 보면 '언제나 비과학적이고 반인륜적인 부도덕한 의술'일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오늘날 과학적이라고 인정받고 있는 가설 역시 시간이 경과하면서 그 과학적 권위를 상실하게 될 것이 뻔히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하버드의대를 졸업하고 부속 보드윈병원에서 일하는 심장전문의 조지프 잉겔핑거(62) 박사가 양심적으로 말했듯이 2% 수준의 인식의 한계 내에 머물러 있는 과학이 이루어 놓은 지식의 체계가 과학적 방법으로 미지의 세계인 98%에 도전하는 한 불가피하게 봉착하는 현상일 것입니다.
  
한방에서는 망진, 문진(聞), 문진(問), 절진(맥진 포함)을 통하여 진단합니다. 그것은 질병을 진단하는 것이 아니라 병인을 진단하는 방식입니다. 그중에서도 맥진을 예로 들자면 맥진을 통하여 아날로그 방식으로 인지되는 변화의 기운, 즉 병인의 시간적 변량인 dx/dt를 감지하여 질병적 변량인 △Y를 추정합니다.

그래서 한방의 진단명은 양방처럼 질병명으로 진단하지 않고, 풍, 한, 서, 습, 조, 화, 습열, 한습, 또는 기, 혈, 음, 양 등과 같은 병인의 시간적 변량인 dx/dt를 기준으로 간기울결, 간화상염, 간열, 간담습열, 간혈허, 간음허 간양상항, 간기허, 간양허 등으로 병인적 개념으로 진단합니다. 그러니 이러한 진단방법은 아날로그적인 진단방법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진단방법은 시간이 경과하더라도 금과옥조로 삼을 만큼 거의 변하지 않습니다.

사실 한의학에선 질병적 변량인 △Y는 치료과정에서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한방의 처방 방법은 질병적 변량인 △Y에 따라 위염, 위궤양, 위암 등으로 어떻게 진단되든지 간에 아날로그적 진단의 결과인 병인의 시간적 변량인 dx/dt가 한증의 벡터라면 역벡터의 온열제인 dt/dx로 처방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한의학에서 음양이론에 의한 생리적 균형회복 개념은 삭제할 수 없을 만큼 주요한 중심이론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처방 역시 금과옥조로 삼을 만큼 거의 변하지 않아도 양방에서 현대에 들어와 새롭게 발견했다는 질병에조차 적용이 가능하며 매우 뚜렷한 치료효과를 발휘하게 되는 것입니다.

예시하자면 마치 당뇨병 환자가 각종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하여 인슐린요법 등으로 건강을 관리하듯이, 침시술을 통하여 AIDS환자의 건강을 관리하는데 성공적이었다는 내용을 MBC에서 보도한 적도 있습니다. 이렇게 과학적인 양의학을 뛰어넘는 임상효과에 대한 증거는 넘쳐납니다.


그런데 현대에 이르러 자연과학의 눈부신 발달의 결과로 과학적인 의료장비가 발명되었습니다. (그런데 한중일 삼국의 의료제도를 비교하면 확연한 차이점을 알 수 있는데, 한방을 많이 사용하는 동양 삼국 중에서는 유일하게 우리나라에선만 이러한 의료장비의 대부분을 양의사들이 독점사용토록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양방에선 근래에 이르러서야 비교적 정확하게 질병적 변량인 △Y에 관하여 진단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에 반하여 한방은 이러한 의료장비의 대부분을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제되어 있으므로 전통적인 방식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질병적 변량인 △Y에 관한 진단행위로부터 배제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사정으로 인하여 질병적 변량인 △Y에 관한 독점적 진단행위에 자신감을 얻은 양방 측에서 고래로 한방의 병인의 시간적 변량인 dx/dt를 평가하는 진단방법이 유용했음은 치료적 측면에서 이미 검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한방을 비과학적이라고 매도합니다. 그러나 앞서 언급된 동양삼국의 의료제도와 관련된 사정을 충분히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감히 이런 주장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자연과학은 양의학의 부분집합이 아닙니다. 생물학과 양의학의 관계는 생물학과 한의학의 관계보다 우월하지 않습니다. 양의학과 생물학 사이에 학문적인 성과에 대한 공유에 있어서 개방성이 있듯이 한의학과 생물학 사이에도 동일한 수준으로 학문적인 성과에 대한 공유에 있어서 개방성이 있습니다. 이러한 공유성은 물리학과도, 화학과도, 생화학과도 모두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따라서 양방과 한방 간의 질병적 변량인 △Y에 관한 진단의 능력 차이는 한방에 대하여 연관학문의 학문적인 성과에 대한 공유에 있어서 개방성을 보장하지 않는 현행 의료법의 편파적인 권력배분에 기인하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한방에서는 위와 같은 불리한 여건 하에서도 병인의 시간적 변량인 dx/dt에 관한 진단을 통하여 효과적인 치료를 계속하고 있으며 의료소비자들이 만족하는 효용수준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제가 제시한 진료사례는 양방적 진단으로는 질병적 변량인 △Y가 충족되지 않아서 질병이 아닙니다. 그러나 한방적 진단으로는 병인의 시간적 변량인 dx/dt에 해당하는 심혈허, 폐기허, 기혈하충 등으로 진단되고 처방되고 치료됩니다.

이렇게 양방만이 과학이라고 주장하면서도 환자의 기본적인 주소증을 외면할 수밖에 없는 양의학의 사각지대에 대하여, 현대과학의 수준을 초월한 초과학적인 방법을 통하여 효과적으로 진료하는 한의학이 언제까지 비과학적이기 때문에 잘못된 의학이라 지탄받아야 할 것인가. 이에 대하여 양방이나 한방의 이해당사자가 아닌 제삼자인 의료소비자들이 올바른 판단을 현명하게 내려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디지탈의학과 아날로그의학의 결합을 고대하며...

① 양의학은 가설의 집합에 불과할 수도..

현대과학이 자랑하는 관찰능력으로도 포도당이 어떻게 세포 내로 들어가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결론없는 가설들만 존재하지요.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려있는 내용조차 가설적 결론이 수없이 많이 실려있지요. 그런 앞선 그럴듯한 가설들은 시간이 경과하면서 새로운 그럴듯한 가설들로 대체됩니다.

그러고도 앞선 가설들의 용도폐기 되는 과정에서 앞선 가설들을 근거로 응용되었던 의료행위들의 잘못에 관하여 별다른 해명도 하지 않습니다. 예시하자면 편도절제수술 같은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예언컨데 양의학이 지금보다 훨씬 더 발전하게되면 비장절제술도 잘못이라고 주장하게 될 것이 확실해 보입니다.

즉 과학이란 이렇게 그럴듯한 가설로 기만하는 행위들의 집합이라고 평가할 수도 있습니다.

② 과학이라고 믿는 양의학의 진단기술은 치료에 결정적인 요소인가

양의학은 디지탈 의학이라 할 수 있습니다. 건강상태를 A라 하고, 질병상태를 B라 할 때, 양의학은 A→B(A TO B)의 결과인 B에 대하여 의학이 아닌 영상기술 발달이라는 과학의 성과에 의하여 개발된 진단장비를 독점하여 B를 정확히 진단하는 것은 사실이나 A에서 B로 변화되는 과정과 이유에 관하여 언제나 그럴듯하지만 곧 뒤집어질 가설에 맡깁니다.

치료는 질병의 원인을 제거할 때 가능합니다. 그런데 양방에선 질병의 원인에 대하여 수많은 대체될 가설들로 채워져 있기 때문에 원인을 제거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치료는 불가능하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한의학은 아날로그 의학입니다. 한의학은 A→B(A TO B)의 변화(→이나 TO)에 대하여 의학이 아닌 영상기술 발달이라는 과학의 성과에 의하여 개발된 진단장비의 사용으로부터 배제(한중일 가운데 우리나라에 한함)되어 B를 정확히 진단하지는 못하나 A에서 B가 되는 과정과 이유(→이나 TO)를 거의 변화되지 않는 금과옥조적인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지요.

한방에선 치료를 위하여 원인으로 진단된 사항의 벡터량에 대하여 역벡터의 처방을 내리므로 알고보면 한의학이 훨씬 더 이론적으로 합리적이며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한 것입니다. 진단된 벡터량에 역벡터로 처방하기의 치료효과는 수천년 동안 검증되었으며, 지금도 검증되고 있습니다.


양의사들은 이런 사실을 공부를 안했으니 모르겠지요. 의학에서 중요한 것은 디지탈적인 결과(B)가 아니라 그런 결과가 발생하는 원인과 작용(→이나 TO)입니다. 이런 벡터에 역벡터 처방하기를 모르는 양의학에선 주로 어떤 디지털적으로 진단된 질병적 변량인 △Y를 제거하기 위하여 저마다 다른 병인의 시간적 변량인 dx/dt를 가진 환자에 대하여 동일한 화학요법이나 수술요법을 사용하는데 급급하므로 치료효과가 저하될 수밖에 없지만,

한의학에선 그런 결과가 발생하기 전에 그런 결과를 향하여 치닫는 아날로그적으로 진단된 기운의 변화인 병인의 시간적 변량인 dx/dt를 포착하여 그런 기운의 변화를 원상회복시키도록 벡터에 역벡터 처방하기의 방제나 침구를 사용하여 어떤 질병적 변량인 △Y에 도달하지 않도록 조치합니다. 그러므로 한의학은 그런 점에서 양의학보다 훨씬 더 예방의학적입니다.

③ 그러므로 진정한 현대적인 의학은 병인의 시간적 변량인 dx/dt를 포착하는 아날로그의학과 질병적 변량인 △Y를 정확히 포착하는 디지탈의학의 결합의학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료제도의 이상적인 모습이 홍콩, 싱가폴, 중국 등에 제도적으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PS : 지난번 본글에 대한 양방 측의 반론에 대하여 한방을 변론하는 내용을 모은 것으로서 관심 있는 분들만 보시면 됩니다. 양방 측의 입장은 제목을 통하여 추정 가능할 것입니다.


1. ‘양의사가 과학의 인식능력 2%에 불과라 말한 것’을  인용한 곳은..  

『일본 의료제도의 현주소』의 댓글에 인용했군요.  

존경받는 양의사가 되려면

언론의 보도를 보면 우리나라에서 소위 능력있는 분들은 정밀진단이나 수술을 받기 위하여 미국이나 일본으로 가더군요. 왜 이런 일이 발생해야 합니까. 그것은 우리나라에서 소위 능력있는 분들로부터 우리나라 양의사들이 불신받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양의사들은 남들(일본의 70.3%나 되는 양의사들)은 은 무조건 모자란 자들이고 자신들만 세계최고의 의술을 가진 것처럼 호도합니다.

정말 능력있는 의사들이 국민건강증진을 위하여 위험수준이 높은 심장내과 신경외과 등의 의료영역을 택하여야 하거늘 이런 과는 항상 인력부족현상이 심각하고 돈벌이에 혈안이 되어 성형외과 등을 전공분야로 택하는 세태는 국민을 배신하는 행위입니다.

나는 위와 같은 양의사들을 경멸하며, 아래 기사에 등장하는 이런 양의사들을 존경합니다. 이런 양심적인 양의사들은 "우주현상 중에서 인간이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은 단 2%에 불과하다"고 말할 정도로 의료인의 한계를 겸손히 고백하고 환자를 위하여 항상 새로운 의료방법에 열린 마음을 가지는 사람들입니다.


"뇌호흡, 서양 의학으로는 설명 못해"

심장전문의 잉겔핑거 박사
효과 시연·발표 위해 방한

“우주현상 중에서 인간이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은 단 2%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뇌도 마찬가지예요. 뇌의 기능 중 우리가 이해 못하는 부분이 훨씬 많죠. 예를 들어 뇌 수련을 받은 사람이 눈을 가린 채 책을 읽기도 하거든요.” 이런 황당하게 들리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세계 최고’라는 미국 하버드의대를 졸업하고 부속 보드윈병원에서 일하는 심장전문의 조지프 잉겔핑거(62) 박사다. ...(중략)...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에게도 뇌호흡을 가르치고 있다. 처음에는 마지못해 시작했던 환자들 일부는 혈압이 떨어지고 숙면을 취할 수 있게 되었다고. 과학적 작용 원리를 꼼꼼히 따지는 서양 의학을 배워 평생 증거 중심으로 환자들을 치료해온 잉겔핑거 박사는 이런 ‘비과학적인’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까.

“뇌호흡으로 고혈압과 당뇨를 치료할 수 있다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의사가 증명해낼 수 없다고 해서 환자들이 조금이라도 낫는 현상을 무시할 순 없잖아요.”

(글=이지혜기자 wigrace@chosun.com )



2. 백성주님께/ 과학철학은 명제의 진위를 결정함에 있어서 가치중립적인가. 학적방법에 대하여 가치중립적인 초과학철학을 제안합니다. 

감기조차 치료하지 못하는 양의사로 추정되는 제봉님의 주장에 동조하신다면 '감기를 치료하지 못한다'가 참명제로 채택해야겠지요. 그러나 '감기는 치료될 수 있다'가 사실이라면 위의 양방의 주장은 참명제가 아닌 거짓 명제임이 분명합니다.

볼 수 있는 것만 보려하므로 무지한 수준에 머물러 있는 과학의 오류에 해당하는 증거는 넘쳐납니다. 그것은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에 관하여는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보려고 하지 않으므로 그럴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과학이란 미명하에 거짓명제를 참명제인 것처럼 둔갑시키는 작태는 통탄할 일입니다.

과학철학은 명제의 진위를 결정함에 있어서 가치중립적인가. 불행하게도 그렇지 못합니다. 과학철학은 학적방법에 대하여 편파적인 잣대를 적용합니다. 학문하는 방법에는 직관과 통찰이란 방법도 있습니다. 이런 방법을 통하여 획득한 지혜 역시 인류생활에 많은 유익한 지침이 되어왔습니다. 통찰을 부정하는 학문은 인류를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젠 과학철학을 비판해야 할 때이고, 이미 비판당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유익한 지식이라 하더라도 님이 주장하는 '과학철학의 학적방법'을 벗어났으면 과학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유익한 지식을 사용하지 않겠다 함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학문에는 자연과학, 사회과학, 인문과학 등 다양한 학문이 있으며 제 각각 학적방법이 다르답니다.

동양에 뿌리를 둔 학문들은 주로 직관과 통찰을 통한 지혜를 최고의 학문적 가치로 삼는 전통이 유지되어 왔습니다. 한의학 역시 이런 학적방법을 통하여 획득한 지식의 체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한의학은 님이 주장하는 과학철학의 편파적인 잣대로 볼 때는 과학이 아닐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유익성까지 부정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수천년에 걸친 충분한 임상진료 분야에서 확실한 유용성을 확보했기 때문입니다. 유용성이 확인되었으나 과학의 영역에 포함되지 못한 것을 미신이라 하겠습니까. 아니지요. 그것은 아직은 과학의 영역이 도달하지 못한 초과학이라 칭해야 마땅할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과학철학에 대한 맹신 자체가 동양철학의 주체성을 상실하는 위기를 드러낸다고 주장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저는 님께 초과학철학을 주장합니다. '통찰을 통하여 획득한 지혜로서, 언제나 반복적으로 유익성이 확인된 지식이지만, 아직 과학철학적 방법으로는 그 작용기전을 명쾌히 설명할 수 없는, 지식의 체계의 참명제로의 채택 방법을 제안할 수 있는 철학'이라고 정의 해볼까요. 그런 초과학철학에 의하여 참명제로 지지되는 지혜의 총화가 동양사회 뿐만이 아니라 세계인류복지에 기여하는 시대가 곧 올 것입니다. 
 


3. 갈바람님께/ 제봉님이 증언은 필요 없다고 하시던데요.

①감기에 대한 진실/ 갈바람 04/07/09 [20:57]

감기바이러스 감염은 손으로 눈을 비빌 때 옮는게 90~95%라고 한다.
손으로 눈을 안비비고 비비고 싶으면 손을 씻으면서 눈을 씻자.
정말 놀라운 사실 아닌가. 손으로 눈을 안비비면 감기의 90~95%를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 채현주 답 : 예방의학이 중요하다고 말씀을 하시는군요. 그런데 감기감염확률 90~95% 같은 수치를 동원한 예방의학적 지식이 대국민적으로 홍보된 사실이 있습니까. 저같은 사람도 모르는데 무슨 대국민홍보가 있었으리오마는.. 진실을 토론하는 자리에서 정말 진실이 나오는군요. 그동안 감기로 양의사님들이 장사 많이 해먹었다는 사실을 고백하시는군요. 예방의학적 지식이 잘만 활용된다면 감기환자의 95%는 줄어들겠군요.

제가 무슨 자랑이라고 침만으로 감기 치료한다고 했겠습니까. 그것 별것 아닙니다. 한의사들 사이에서 이런 이야기 하면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라서 저는 그 즉시 바보가 됩니다. 그런데 양방과 한방의 진실게임에서는 효력을 발휘하는군요. 이래서 양심적인 양방의사님들을 존경할 수도 있구요.

②채현주님 뒤늦지만 답변올림/ 갈바람 04/07/13 [13:25]

감기가 없으면 일차진료 양의사들은 먹고 살 게 없지요. 지금의 의사수를 유지할려면 의보는 감기중시정책을 유지하겠지요. 양의사수를 대폭 줄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요.

결론 : 저는 이런 진실을 사랑합니다.


4. 제봉님께/ 2%의 과학이 98%의 초과학을 사이비라 규정할 능력이나 되나요.

의학은 실증적인 학문입니다. 의학 그 자체가 과학은 아닙니다. 아직도 인체는 신비의 베일로 감춰진 부분이 너무도 많기 때문입니다.

과학이 아니면 비과학입니다. 그러나 비과학이란 용어는 가치중립적인 용어일 뿐이고 가치를 개입시키면 미신과 초과학으로 구분될 것입니다. 그런데 인체의 신비의 베일로 감춰진 부분에 경험적으로 코드를 맞춰서 뛰어난 치료효과를 보이는 한의학이 미신이겠습니까. 한의학은 겨우 2% 과학의 협량함으로 인하여 과학적 사고로는 이해가 불가능한 초과학입니다. 겨우 2%는 이점에서 겸손해져야 합니다.

님께서 아무리 '초과학적인 한의학'을 사이비라 규정하려고 애쓴들 갈바람님의 '한방에 대한 믿음이 뿌리 깊었다.' 증언에서 보듯 한의사들이 홍보활동을 안 해도 먹고 사는데 지장 없습니다. 왜냐, 실증적인 치료효과가 우수하기 때문입니다.

2% 신세의 알량한 과학의 일개 분과에 불과한 양의학의 실증적인 치료능력에서의 한계로 인하여, 힘으로 무너뜨릴 수 있는 한의학은 아닌 듯싶습니다. 그렇게 실증적인 치료능력으로 안되니 왕따작전이라도 하려는 것입니까. 제봉님은 수고가 많으시겠지만 결과는 실망만 돌아올 겁니다.


5. 보다가님께/ 제가 과학을 부정하던가요.  
  
제가 언제 과학을 부정하던가요. 과학 없이 어떻게 초과학이란 말이 가능하겠습니까. 제가 과학을 인정하기에 초과학을 주장한 것 뿐입니다. 못보셨나요. 저의 무당에 관한 정의를..

무당칼럼은 한편으론 巫堂으로서 양방과 한방의 의학적 원류로서 양방과 한방의 소통의 접점이고, 다른 한편으론 無黨으로서 양방과 한방에 대하여 언론인으로서의 사명감을 곁들여 편견없이 접근하려는 의학칼럼이라는 뜻이랍니다.


6. 손님께/ '과학은 미신이다'라고 주장할 수도 있습니다.

우주현상 자연현상은 우리가 과학이라 지칭하는 2%의 지적능력으론 이해할 수 없는 초현상이기 때문이다. 초현상을 설명할 수 없으면서 매우 합리적인 양 아집을 부리는 그것이 종교요 미신이다 라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7. 제봉, 손님 님께/ 초과학과 초현상을 혼돈하고 계십니다.  

님들이야 '한의학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현대과학의 한계 때문'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아도 먹고 삽니다. 그런데 님이 이해하지 못한다 하여 초능력 현상(초현상)과 한의학의 초과학성을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요. 초능력은 일상적으로 경험되는 현상이 아니지만, 한의학은 일상적으로 반복적으로 경험되는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세계 속에서 의료소비자의 의료욕구를 충족시킴에 있어서 부족함이 없습니다. 의료소비자들이 돌대가리입니까. 그들의 욕구는 여러분들이 상상하는 이상으로 매우 까다롭습니다. 그들의 까다로운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면 한의원들은 벌써 간판이 내려졌을 것입니다. 감기도 못 고치는 양의학이 무슨 할 말이 그리도 많습니까. 제가 워드실력이 딸려서 반복하여 댓글하기 어려우니 본문이라도 제대로 읽으시고 댓글 과정을 찬찬히 훑어본 후에 댓글을 다셨으면 좋겠습니다.

한의학적 지식은 고래로 개인의 전유물이 될 수 없으며 만인에게 열려있습니다. 그것은 특허의 문제가 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어떤 이가 대동강 물을 팔아먹은 봉이 김선달처럼 특허를 내어 전유하려고 하더라도 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한방은 질환의 원인에 대한 진단과 처방과 치료효과가 뚜렷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과학이 스스로 가진 2% 인식의 한계로 인하여 현대과학이 요구하는 인식방법의 수준으로 설명할 수 있는 해석학이 발달되어 있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덧셈 밖에 모르는 어린이 수준의 과학을 향하여 곱셈에 해당하는 어른 수준의 초과학적 지식을 이해시킬 수 없는 경우와 정확히 일치합니다.

앞으로 100년 후면 가능할까요. 아직은 덧셈 수준에 머물러 있는 현대과학의 인식의 수준이 한의학을 이해할 수 있는 곱셈수준에 도달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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