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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출판사 이음에서 낸 다윈의 대답 - 영어로는 Darwinian Today 씨리이즈를 샀다. 번역자 중에는 같이 세미나를 했던(사실 강의를 들었던 -_-;;) 경북대학교의 최정규 선생도 있어서 나름 큰 기대를 하고 샀다. 하지만...
1. 사실 2권의 농부 내용 빼고는 달리 새로 보는 내용은 없었다. 신데렐라 얘기나 이기적/이타적 인간형에 대한 얘기나 성역할에 대한 부분은 사실 사회생물학이나 진화생물학에서 흔히 다루던 내용이라서 별 감흥이 없었다. 새로웠던 내용은 2권의 농업 얘기인데.. 요약인 즉슨 옛날 신석기 시대 사람들이 농업을 더 좋아해서 갑자기 수렵이나 채집에서 농업으로 바꾼 것은 아니라는 얘기이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수렵, 채집이랑 농업을 조금씩 병행해서 하고 있었는데 그러다보니 피식자-포식자 간의 먹이사슬의 균형이 깨져서(사람들이 많이 잡아서) 갑작스레 대형동물들이 멸종하게 되고, 이미 농업으로 인해 늘어난 인구를 유지하려면 계속 농업에 올인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소위 인구압력 이론인데, 이런 내용을 처음 접해보는 것이라 마음에 든다.
2. 왜 이런 조그만 책들을 양장본으로 출판하는지 모르겠다. 물론 출판사 사정으로 인해 양장본을 안하면 본전을 못찾을 수 있어서 그렇겠지만...(양장본을 해도 이익이 남지 않을 것이다. 아마 ㅜ.ㅜ) 그래도 이런 책들은 페이퍼백으로 나왔으면 한다.
3. 3권은 논란의 소지를 다분히 담고 있는 책인데.. 내용은 남자와 여자의 일이 따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자세한 내용이야 책을 보면 되겠지만. 진화심리학에서 다루는 남자와 여자의 진화의 경로가 다르다는 얘기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얘기인 것 같다.
불편한 부분은 "현재" 인간들의 심리상태나 행동들은 진화의 산물이고 구석기 시대 이후부터 쭉 내려온것이기 때문에 짧은 시간 안에는 바꿀 수 없고, 이에 대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저자의 결론을 받아들이기 힘들기 때문이다. 창발성 같은 부분이 자연선택이라는 환경을 강조하다 보면 묻혀지는 거랑 비슷하지 않을까..
진화가 인간과 자연의 능동적인 상호교환의 산물일텐데, 이러한 인간의 본성을 향후 당분간 고정되어 있는것으로 가정한다는 것 자체는 다윈의 진화이론과도 별로 맞지 않는 것 같다.
결론은 2권빼놓고는 별로 볼만한게 없다는거.. ㅜ.ㅜ 최즌 2주간 읽은 책이 이런 다이제스트 책들이라니 나도 참 한심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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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효과에 대해 글 쓴 데일리/윌슨은 자신들의 연구 탓에 상당한 구설에 올랐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생각되는 것을 실제 자료를 통해 분석했지만 정치적 올바름의 문제 탓에 반감을 샀기 때문이겠죠. (그래서 그냥 뻔한 얘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 진화심리학 내에서 신데렐라 얘기를 '뻔하게' 만든 연구자들이기도 하구요. ㅎㅎ) 저자들 자신은 상당히 주의 깊게 주장하고 다른 진화심리학 연구들에 비해서는 탄탄한 자료를 분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가령 데이빗 버스보다는...) 그런 반응을 만났던 걸 보면, 그 문제에 대해 '본성'이라는 개념을 빌어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일단 본성이라는 개념 자체를 재정의하려는 게 진화심리학자들 작업인데 그 부분이 잘 받아들여지질 않으니까요.개인적으로는 시리즈 에디터인 헬레나 크로닌과 올리버 커리를 믿고 출간되었을 당시 몇 권을 구입했었지만 별로 맘에 드는 책들은 아니더군요.(데일리/윌슨의 연구는 진화심리학 자체 기준에 비춰서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인간들의 심리상태/행동이 진화의 산물이다 하는 부분은(소위 '구석기 시대의 마음-stone age mind') 특정 심리상태/행동 자체보다는 그것을 산출하는 정보처리 기제가 진화의 산물이라고 말하는 게 진화심리학의 주장에 가까울 것 같습니다. 모듈들의 조합과 활성화되는 양상은 상당히 큰 가변성을 지니니까요. 적으신 대로 책에 적혀 있었다면 원문 자체가 별로 좋은 주장은 아닌 것 같네요. ^^
글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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