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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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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둥이와 바지런이
그는 창립둥이다. 회사 문을 열 때부터 회사밥을 먹어왔다. 올해로 열네살박이가 된 회사니 녹록하지 않는 짬밥이다.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 중에 왕고참이다. 그는 회사의 산 증인이자 숨 쉬는 역사인 셈이다.
2008.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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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에 보고해야 한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학계에 보고해야 한다. 대박감이다. 사이언스지도 네이쳐지도 군침 흘릴만하다. 이 사실을 전해 들었다면 너도나도 자신의 잡지에 게재해 달라고 바지자락을 붙잡고 통사정해야 할 판이다.
약삭빠른 의료자본의 흥분도 예상된다. DNA 검사에 참여하고픈 의학자들이 줄을 설 게다. 자신의 손으로 신인류 진화의 비법을 밝혀내는 영광을 마다할리 없다.
군사기관도 눈독을 들일만 한다. 비밀병기 육성 가능성을 타진해 볼 것이다. 공상과학만화에서나 가능했던 돌연변이 ‘엑스맨 군단’을 만들 수도 있다. 놀라운 치유력을 가진 그를 통해 새로운 전쟁을 꿈꿔볼 만하다.
전화선을 통해 전해오는 그의 치유력에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추락사고를 당해 병원에 응급후송 되었다고 한다. 후송 직후 병원 측에서는 갈비뼈 6곳이 부러졌다며 금식 처방을 내렸다. 다음날 학계에 반드시 보고해야 할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하룻밤 사이에 부러졌던 6대의 갈비뼈가 모두 붙어버린 것이다. 의사는 단순 염좌라 했다. 발을 삐었을 때 말하는 그 염좌라고 한다. 그는 고통을 호소하면서 MRI 등 정밀 촬영을 요구했지만, 의사는 묵살했다. 그는 어느새 꾀병환자로 몰렸다. 단순 염좌에 불과한 환자가 고통을 호소하고, 고가의 MRI 촬영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료를 타 먹으려는 몰염치환자로 몰린 것이다. 결국 움직일 때마다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신음소리마저 삼키며 그 병원을 퇴원했다.
만약 의사의 진단이 사실이라면 그야말로 대박감이다. 인류의학의 획기적 발전을 꿈꿔볼 기회다. 하룻밤만에 부러진 갈비뼈 6대가 붙을 수 있는 치유력의 비밀을 캐낸다면 말이다. 이 작업에 참여하고자 하는 의사들로 병원은 문전성시를 이룰 것이고, 기업은 물론이거니와 국가정책적 차원의 연구지원도 봇물을 이룰게다. 그가 공개되는 순간 언론의 취재경쟁으로 번쩍임이 멈추지 않을게다.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해당 의사는 학계에 보고하지 않았다. 놀라운 치유력의 비밀에 관심이 없었거나 제2의 황우석 사태를 질러볼 자신감이 부족했기 때문일 게다.
그는 하이닉스 공장증설 현장에서 일했던 건설노동자다. 세상에 이런 일이 어딨냐며 호소하는 그는 아직도 병원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현대건설이 시공사인 공사판에서 사고를 당했지만, 건설회사는 모르쇠만 한단다. 산재처리는 언감생심 꿈도 못 꾸고 있다고 한다. 의료 문외한인 자신이 보기에도 부러진 갈비뼈가 너무 선명하단다. 누가 보더라도 판독할 수 있는 엑스레이 사진이란다.
어찌되었건 이건 학계에 보고해야할 중대한 사안이다. 그리고 연구결과를 반드시 내와야 한다. 어물쩡 넘어갈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노동행정감시학회가 있다면 민주노총의 목소리에 귀를 쫑끗 세워야 한다. 대전지방노동청 청주지청(이하 청주노동지청)은 중요한 연구대상이 될 수 있다. 민주노총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면, 그들의 행정이 정말 문제있음을 꼬집을 수 있다. 닷새짜리 공사중지명령 해제 이후에도 여전한 안전실태 미흡, 산재 은폐, 관리감독 소홀 등 연구과제가 널려 있다.
여기에 주눅행정과 호통행정도 연구대상이다. 말년은 비굴과 용감이 공존하는 모양이다. 정년퇴직이 1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지청장은 ‘주눅행정’과 ‘호통행정’을 오간다. 공사중지명령 해제를 촉구하는 지자체와 기업경영계에게는 고개숙인 ‘주눅행정’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그들의 압박정치에 백기투항과 굴복으로 화답했다. 반면 노동계에는 그의 넘치는 용기를 보여주었다. 현대건설 공사현장의 산재문제로 면담에 들어간 노동계 대표에게 반말과 고함으로 호통행정이 무엇인지 보여준 것이다. ‘강익강 약익약’ 행정의 전형이다.
인원부족만 되뇌이는 앵무새어법과 되돌이표 행정도 연구해야 한다. 명예산업안전감독관의 자발적인 ‘발품 감시행동’을 거부하는 그들만의 행정도 철저히 분석 해부해야 한다.
심리학회에서는 현대건설의 뻔뻔함에 대한 연구에 착수해야 한다. 같은 공사현장에서 3명이 산재로 죽었는데 요놈의 현대건설은 기세등등하다. 철면피도 이만한 철면피가 따로 없다. ‘2007년 사망재해 최악의 기업’답게 현대건설은 연이은 사망사고에 이렇다 할 사과없이 뻣뻣함을 고수한다. 사망재해 최악의 기업 선정을 명예롭게 받아들이니 놀랄노자 일 뿐이다. 여기에 산업재해를 적당적당 덮어버리려는 친불법 기업심리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기업은 산재를 은폐할 수 있지만, 산재를 입은 노동자와 가족은 산재의 멍에에서 벗어날 수 없다. 노동자의 불행을 기업의 성장 발판으로 삼는 현대건설의 마음보도 충분한 연구가치가 있다.
참고) 모언론사의 보도에 따르면 다양한 산재은폐 사례가 폭로되었다. 다음은 기사내용이다.
A씨는 산재발생 후 초진에서 단순염좌 진단을 받고 퇴원했다. 병원을 옮겨 재진단 받은 결과 뇌진탕(후유증)과 두개부좌상, 5-6 요추전방전위증 등의 진단을 받아 입원 치료중이다.
B씨 역시 산재발생 후 초진은 염좌와 좌상진단을 받고 퇴원했다. 역시 병원을 옮겨 재진단을 받은 결과 견갑골과 늑골 2대(6-7번)이 부러진 골절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D씨 역시 산재발생 후 초진은 후성결과 외상성 혈기흉과 우측다발성 늑골골절 등 3개의 진단만을 받았다. 그러나, 재진단 결과 두개골 및 안면골 골절, 비골 및 견갑골 골절 등 무려 8개항목에 대한 추가진단이 나왔다.
언론사는 이 보도를 하면서 건설사와 병원간의 유착에 강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음을 언급했다.
2008.01.28
부활하는 호죽고 정진동 목사의 삶 따라 <호죽노동인권센터> 열어
신영복 선생이 직접 쓴 현판 글씨가 도착했다. <호죽노동인권센터>라고 쓴 현판 글귀 오른쪽 아래편엔 어김없이 ‘쇠귀’가 쓴 글임을 알리는 빨간 낙관이 찍혀있다.
신영복 선생이 ‘관계’도 없고 ‘인연’도 없는 그 곳에 현판 글씨를 써 주고 ‘관계맺기’에 주저하지 않은 건 이 때문일 것이다. 선생은 ‘하방 연대’를 강조해 왔다. 흘러가 바다에 닿는 강물처럼 낮고 약한 이들에게 손을 내밀자는 것이다. 사회적 약자에게 손을 내밀고 어깨를 걸었던 ‘호죽’의 삶은 이런 선생이 외침과 물길을 같이 한다. 그 물결을 견결히 하겠다는데 선생이 마다할 리 없었을 것이다.
2008.01.23 |
그들도 '밝은 세상'을 맞이할 수 있을까요?
“신발 아저씨는 요즘 뭐하세요?”
2008.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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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그물망 사이에 벌어진 틈 보이지. 내 친구가 그 틈 사이로 발을 헛디뎌서 몇 미터 아래로 떨어졌어.”
“그물망 위로 삐죽 올라온 철근 보이지. 내가 아는 사람은 넘어져서 그 철근에 찔렸어..”
하이닉스 건설 현장 |
이들은 죽지 않고 다리가 부러진 것이 다행이고, 철근이 장기를 찌르지 않아 죽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라고들 덧붙인다. 다리가 부러지고, 대수술을 해야 한 것이 천만다행이라는 섬뜩함이 묻어나는 이들의 대화는, 안전조치를 위반한 건설현장의 사진을 보며 나눈 대화의 일부다. 건설 현장에서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지인들이 당했던 ‘산재의 아린 추억’이 떠오른 것이다.
이들은 평범한 노동자들의 눈으로 산재 위험성을 지적한 것이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이들이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허술한 안전조치’는, 관리감독 권한을 가진 날카로운 전문가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지난 6개월간 무려 3명이 산업재해로 죽어간 하이닉스 건설현장
연 이은 사망사고 발생에도 불구하고 뒷짐져왔던 노동부는 비난여론이 거세지자 공사중지 명령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공사명령을 조속히 해제하라는 청주시장, 충북도지사 등 지자체 단체장과 상공회의소 등의 ‘압박정치’에 굴복해 공사중지 명령은 닷새만에 해제되고 만다. 철저한 현장조사를 통해 안전조치 위반 항목을 모두 시정했기에 공사중지 명령을 해제했다는 노동부의 발표와 함께...
하지만, 공사중지명령 해제 이후 촬영된 사진은 여전히 ‘안전조치 위반 사례’가 널려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노동부의 거짓부렁이 백일하에 드러난 셈이다.
연이은 산업재해 사망은 건설자본의 지나친 ‘돈 욕심’ 때문이다. 사람의 생명보다 공사기한 단축만이 최선이라는 건설자본의 욕심이 화를 불러온 것이다. 3건의 사망사고 모두 굴지의 건설자본인 현대건설이 안전조치에 필요한 비용을 투자했더라면 발생하지 않았을 사건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6개월이 넘게 ‘백야(白夜)’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대건설은 하이닉스의 공사기간을 단축하겠다며 24시간 철야 공사를 강행했다. 어둠이 존재하지 않는 ‘하얀밤’이 지속되면서, 피곤함을 호소하는 건설현장의 노동자들의 하소연도 높아지고 있다. 건설현장이 다른 노동현장보다 노동강도가 높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럼에도 생체리듬을 무시한 채 밤샘 노동에 시달린 건설노동자들의 피로는 산재로 연결되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현장에서 근무했던 노동자의 증언도 충격적이다. 재해 방지를 위해 안전담당자가 작업 중지를 요청해도, 건설사에서 밀어붙이기식으로 공사를 강행한다는 것이다. 노동자의 생명보다 돈벌이를 선택한 현대건설의 ‘과욕’이 죽음의 건설현장을 만들어 가고 있다.
현대건설은 사망사고 1위 기업으로 악명이 높다. 작년 노동건강연대와 매일노동뉴스에서 뽑은 ‘2007 사망재해 최악의 기업’으로 낙인찍히기도 했다. 2006년도에만 1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의 끝없는 돈욕심이 노동자를 사지로 내모는 것이다.
산재의 추억이 잊혀지려면 보다 엄격한 규제와 관리감독이 필요하다. 당선인이 꿈꾸는 선진국에서는 산재사망을 ‘기업살인’으로 규정하고 있다. 실제 영국에서 산재사망사고를 살인죄로 규정하고 처벌한 사례들이 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비상하는 ‘747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서라도 솜방망이 처벌을 넘어선 엄중한 처벌이 산재사망사고를 줄일 수 있는 길이다. 여기에 상시적인 안전조치 위반 관리감독도 병행되어야 한다. 노동부는 인력부족을 이유로 관리감독이 불가능하다고 항변하고 있다. 이는 명백한 직무유기에 해당한다.
인력부족만 항변하는 노동부
여기에 대해서 민주노총은 해법을 제시한 바 있다. 산업재해 예방활동을 주 임무로 하는 명예산업안전감독관이 하이닉스 공사현장에서 안전을 점검하도록 조치하라는 것이다. 명예산업안전감독관은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노동부가 위촉한 사람들이다. 노동부를 대신해 감독관으로 위촉된 노동자들이 재해예방 활동에 심혈을 기울여 철저한 관리감독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제안이다.
그러나 인력부족을 운운한 노동부는 일언지하에 이 제안을 거부하고 말았다. 중대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관리감독 소홀 지적에 대해 앵무새처럼 인력부족을 항변할 뿐이다.
20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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