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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게릴라전 연구>1

 

# 현대 게릴라전 연구 (오상카 외 지음, 편집부 편역, 세계, 1985) #


(38쪽~40쪽) 

** (텍스트 내용의 핵심요지) 비정규군(게릴라)의 탈 중앙집권제의 위험성에 대한 레닌과 트로츠키의 지적.

--> 이에 관해서는 영화 <랜드 앤 프리덤>에서 무정부주의자와 품의 군사조직이 스탈린 군대에 의해 강제적으로 해산되는 장면을 참고하면 되겠다. 이는 프랑코와 그를 원조해 주는 제국주의 정규군대에 맞서기 위해서는 일사불란한 정규군대가 필요함을 역설하는 것이다. 이는 일면적으로 타당하다. 각각의 게릴라 소부대가 서로간의 의사소통 관계(유기적 관계) 없이 각 소부대가 유기적 관계를 가지고 있는 상대방의 정규군에게 각개격파 당하기 쉽기 때문이다. 이는 자본주의 사회의 커다란 특성인 원자화, 개별화와 관련이 깊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각 개인이나 소집단은 개별화, 원자화되어 있고 이 개별화, 원자화되어 있는 개인들이나 소집단들을 자본이 관계 맺게 하며, 만일 노동조합처럼 자본에 대항하는 경우 각개격파하여 궤멸시킨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탈 중앙집권적인 게릴라 전의 위험에 대하여 중앙집권적인 정규군의 필요성을 역설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과도하게 중앙집권적 정규군에 집중할 경우, 즉 게릴라를 정규군으로 만드는 데 집중할 경우 싸움은 백전백패를 당할 게 뻔하다. 왜냐하면 질적으로 동일한 형식(중앙집권제)으로는 양적인 것만이 승패의 요인이 되고 양적으로 불리한 정규군화된 게릴라들은 이미 지는 싸움을 시작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이는 1936년 스페인 내전이 잘 보여 준다고 하겠다. 정규군에 대한 게릴라들의 싸움의 승패는 중앙집권화를 넘어서면서도 질적으로 새로운 관계 틀이 좌우한다고 보겠다. 탈 중앙집권적인 게릴라도 아니고, 중앙집권적인 정규군도 아니라면 무엇일까? 2차 세계대전 중의 <스탈린그라드 전투>와 <베트남전>의 보기를 들어서 그 싹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전력이 부족한 상태에 있는 측의 싸움 형태는 게릴라전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게릴라 전이 눈부신 전과를 낳았음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질 수밖에 없었던 경우가 바로 이순신의 경우이다. 다시 말하자면 이순신은 [전투]에서 승리하였지만 [전쟁]에서는 패배한 장수라는 것이다. 이순신의 싸움은 게릴라전의 전형을 보여 준다. 이순신은 서남 해안의 물길 지형을 이용해서 치고 빠지는 전술을 택했다. 그리고 그 전술을 위한 무기도 개발했다. 이순신은 절대로 정규군들이 하는 식으로 일대일로 붙는 싸움을 하지 않았다. 이순신은 부하에게 도망가는 적을 절대로 쫓지 말라고 엄명을 내렸다. 그런데 이순신은 마지막 노량 해전 때 도망가는 적을 쫓아 관음포구로 향해 갔다. 왜 이순신은 그랬을까? 이순신은 더 이상 게릴라전이 불가능함을 알고 있었다. 명나라 육군과 수군의 수모를 받으면서도 육지를 탈환해서 앞으로의 싸움을 진지전으로 끌어가고자 하였다. 싸움의 힘을 끊임없이 재생산하고 새로이 생산할 수 있는 진지로서의 육지의 탈환! 이것이 이순신이 무리하게 도망가는 왜군을 뒤쫓던 이유였다. 진지 없는 게릴라전은 결국 패배하게 돼 있다. 해방 후 남쪽의 빨치산의 최후는 바로 이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싸움의 힘을 끊임없이 재생산하면서 새로이 생산할 수 있는 진지를 어디서 어떻게 만들 수 있을 것인가? 이 문제는 노동자 계급이 계급투쟁의 힘을 어디서 어떻게 끊임없이 재생산하면서 새로이 생산할 수 있을 것인가의 문제와 직결된다. 

--> (45쪽) “전시에 나온 한 전말서는 보고하기를, “그 이전 투쟁에 있어서의 게릴라 운동과는 달리…… 게릴라 부대들도 작전하기에 안전한 기지를 확보하고 있다”고 하였다.”


(46쪽) 

** (게릴라전의 특성- 비 중앙집권적, 탈 중앙집권화)

“중국의 유격전 개념은(공산당의 관점에서 볼 때) 확고하게 정립된 것이었음에 비해, 소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연방의 빨치산운동은 탈 중앙집권화의 경향을 띠었다. 중국의 비정규군들은 모택동과 주덕이 권력 장악을 위해 만든 그들 기구의 핵을 이루는 세력이었다. 모스크바 당국의 경우에 빨치산 운동은 지원군을 조직하고자 하는 시도였던 만큼. 인민과 병사들 간의 괴리를 제지하고자 하는 시도에 불과했다. 반 중앙집권제적 비정규군 세력은 시민전쟁 기간 동안에는 모스크바 공산당 정부에 비판적이었다. 모택동이 유격전의 개념을 실행에 옮겼을 때, 중국공산당원들은 결코 중앙집권제적 권력을 행사하지 않았으며, 물론 비정규군들에 대해서도 편견이 깃든 반대도 하지 않았다. 전쟁 등으로 급박한 시기에도 소비에트 인민들이 정규군을 낭만적으로 묘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비정규군들의 전투는 처절한 것이었다.

(46쪽) “게릴라는 전술에 능하며 창조적이고 대담하며 독립적인 만큼, 실전에 도움이 되는 것이었다. 이러한 자질들은 공산당 최고 수뇌부 아래의 여러 수준에 맞는 훌륭한 공산당원들을 양성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것이기도 하였다. 그러므로 소비에트 지도자들은 비정규군에게 호의의 자세를 기꺼이 보이고 있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비정규군에서 이상형을 목도하고자 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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