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1/31

from dream 2011/01/31 11:19

 

꿈 일기가 굉장히 뜸했는데

꿈을 자주 안꾸기도 했고, 꿨지만 기록할 여유가 없어서 못쓰기도 했다. 이건 오늘 꾼 꿈들.

 

 

1.

화장실을 찾아 헤맸다. 서점인지 놀이공원인지 어떤 건물 안에서 한참을 헤맸다. 화장실 여자 간판은 잘 보이는데 왜그렇게 헤맸는지 모르겠다. 책도 되게 많았고 놀이공원처럼 철 봉으로 된 줄 서는 시설도 많았다. 그리고 화장실 간판도 많았다. 별개의 꿈인지 같은 꿈인지 모르겠는데 시골 어느 마을의 푸세식 화장실에 가게 되었다. 사람들은 꽤 있었고 모르는 사람 아는 사람 반반이었던 것 같다. 화장실 문을 닫는데 화장실 문이 조금 문드러져서 직사각형 모양이 아니었다. 그래서 꽉 닫기지 않았다. 재랑이가 문을 꼭 닫아줬는데 오줌을 누는데 화장실 문이 열렸다. 화장실에는 화장지가 없었다. 난 재랑이에게 화장지를 갖다달라고 했다. 재랑이에게는 하나도 부끄럽지 않았다. 바깥에 옷장 같은 것 위에 휴지가 있었다. 벽돌 뒤에 있었는데 재랑이가 서 있는 위치에서는 그 휴지가 보이지 않았나보다. 어 거기 있어 거기! 라고 말해주었지만 더듬더듬해도 손이 닿지 않았다. 그러다 재랑이가 내게 휴지를 갖다줬다. 화장실 문도 꼭 닫아주었다. 다른 사람이 나를 볼까봐 불안했다. 재랑이에게 고마웠다.

 

*

어제 심리 워크샵 때도, 그리고 수능 끝나고 나서 계속 재랑이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며 많이 울었고 지금도 재랑이가 존재하는 것. 그리고 내 곁에 있어줬던, 있어주는 것에 대한 많은 고마움이 있다. 그래서 그런지 이런 꿈을 꾼 것 같다. 그 어떤 것도 숨기지 않는 나의 모습. 그리고 그러한 것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 재랑이. 고맙네. 꿈에서조차.

 

 

 

2.

목욕탕에서 헤맸다. 목욕을 하려고 들어간건지 아니면 어쩌다 들어간 곳이 목욕탕이었는지 모르겠다. 목욕을 하려고 내 자리를 찾아서 돌아다녔는데 하려고 하니까 수건과 샴푸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목욕은 하고 싶었는데 샴푸 없이 머리를 씻으면 찝찝할 것 같았고 수건이 없으면 그냥 선풍기에 말리면 되겠지만 그 전에 물이 뚝뚝 떨어지면 목욕탕 아줌마가 싫어하실 것 같아서 그 순간에 얼마나 망설였는지. 그냥 샴푸를 빌리면 됐을 것을. 그리고 물은 최대한 털고 나와서 말리면 됐을 것을. 수건이 없는데 어떡하지 샴푸가 없는데 어떡하지 할까 말까 한참을 망설였다.

 

*

뭘 그리도 망설이는건가. 그냥 하면 될 것을. 안그래?

 

 

 

3.

준호가 내게 사랑한다는 말을 했다. 아주 긴 mms 문자가 왔다. 마음이 담긴 문자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준호가 날 얼마나 사랑하는지도. 그런데 왠지 그 문자에는 힘이 없었다. 날 정말 사랑하지만 떠나야겠다 그 동안 고마웠다 이런 느낌이 들었다. 사실 그러한 직접적 구절은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 내가 이런식으로 해석했다. 그러면서 혼자 아파했다. 마음이 너무 아팠다. 내가 준호를 너무 힘들게 했구나 하는 생각에 슬퍼졌다.

 

*

꿈에서 깨서 준호에게 전화를 했는데 준호가 전화를 받았다. 자다 일어난 목소리로 위의 꿈들을 모두 말해줬고 준호는 모두 들어줬다. 화장실을 찾는데 화장실이 안보여서 어쩌고 저쩌고 수건이 없어서 어쩌고 저쩌고. 네가 나한테 문자를 보냈는데 네가 사랑한다고 했는데 나는 어쩌고 저쩌고. 준호는 날 사랑한다. 그리고 언젠가 날 떠날 수도 있겠지만 떠나기전까지는 치열하게 사랑해야지. 그리고 떠나야겠다는 아픈 생각을 하지 않게 내가 아프지 않게 준호가 아프지 않게 잘해야겠다. 왠지 자꾸만 잘못하고 있는 것 같아 불안한데 약간의 불안함은 사랑을 지켜나가는데 도움이 되는거겠지? 아ㅡ. 요즘 정말 내 주변 사람들에게 잘하고 있는걸까 하는 생각을 제일 많이 하는 것 같다. 잘해주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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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31 11:19 2011/01/31 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