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diary 2010/12/05 21:50

 

그제는 연리포럼 <자본을 넘어서는 삶, 대안문화를 향한 모색과 도모> 들었고, 어제는 <친환경무상급식과 로컬푸드> 포럼 듣고, 오늘은 연리문화제 본 행사 했다. 3일 연속으로 북구에 다녀왔는데 아아 일단 피곤하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둘째치고 공간이동 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에너지가 많이 필요한 일인 것 같다. 이번 연리문화제에 참여하면서 느낀것도 많고 배운 것도 많은데 그만큼 또 피곤하기도 했다. 그저 참여만 한 나도 이렇게 피곤한데 기획하신 분들은 얼마나. 아이고 감사합니다.

 


 

어제 로컬푸드 포럼 갔다가 페다고지 가서 청소하고 독서토론 2차 열림식 준비하고 2차 열림식을 했는데, 생각했던것보다 많은 사람이 와서 성공적으로 끝낸 것 같다. 이제부터 시작이지만 일단 열림식이 끝나서 마음의 짐이 조금 덜어진 것 같다. 좋아서 시작한 것들이 일이 많아지니까 부담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성격상 뭘 하든 되게 해야해서 더 피곤했던 듯. 어쨌든 이제 어느 정도 틀이 잡혔으니 앞으로는 수월하겠지. 기본텍스트 모임 일정도 잡혔고, 선택텍스트 모임 일정도 잡혔으니 앞으로는 토론 방식에 대한 논의만 조금 더 하면 될듯. 생태/환경 팀을 하나 만들어서 내가 맡았는데 아무쪼록 즐거운 시간이었으면 좋겠다.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일주일 동안은 집에 콕 박혀 지내야겠다. 다음주 독서토론 모임 준비도 하고 책도 보고 보고싶은 영화도 보고. 요가도 매일 아침에 잘 가고. 차분한 일주일을 보내고싶다. 마음도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들고. 그리고 작은 것에 관심을 가져야지. 소소한 것들. 인디음악도 곱씹으면서 듣고 마음에 드는 독립영화도 몇 편 보고 나를 위해 맛있는 음식도 만들고 우쿨렐레도 연주해야지. 그리고 낮잠도 자고. 그리고 열아홉과 스물도 생각해보고. 방도 청소하고.

 

얻는 것들도 많겠지만 자꾸만 무언가를 잃어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불안하다. 어째 사람을 만날수록 더 불안해지는건지. 혼자 있다가 갑자기 사람을 많이 만나서 얻는것도 있지만 분명 잃는것도 있다. 더이상 그러한 작은 것들을 잃지 않기 위해 그 속에서 적응하는 법을 배워야겠지. 모든 것을 내 속도에 맞출 수 없다면 세상의 속도에 적응하면서 나만의 속도를 유지하는 법을 배워야겠다. 내 안의 중심 찾기. 천천히.

 


 

활동가들은 시간과 마음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모르겠다. 예전에 활동가들의 운동을 위한 운동, 활동가들을 위한 마음 공부 같은 것들이 절실하다 라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정말로 그렇지 않을까. 이런 연리문화제 라던지 집회라던지 하는 것들이 끝이 나면 다들 공허해할 것 같다. 심적으로도 힘들어할 것 같고 체력적으로도 방전이 되버려서 며칠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할 것 같은. 다들 그만큼의 내공을 가지고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을 것 같은데. 심리학과 졸업하고 영화감독 하기 전에 활동가들을 위한 심리워크샵 같은걸 해도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다. 아 그런데 이런건 장기적인 프로젝트여야할 것 같은데.

 


 

얼마 안있으면 스무살인데 스무살도 준비가 덜 된 채로 맞이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스무살도 준비가 덜 된 채로 마주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매년 그렇듯 연말은 뭔가 바쁘니까. 바쁘지 않더라도 무언가를 정리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 같고. 아마 몇 번 더 울고 몇 번 더 웃으면 스무살이 되어있을 것 같다. 어, 벌써 스무살이야? 하며 웃고 있을 날이 얼마 안남은 것 같다. 스무살아 반갑다 하고 반갑게 맞아줄 수 있는 힘을 키워야지.

 


 

혼자 있을 때야 눈물 나면 그냥 흘리면 됐지만 함께 있을 때 눈물을 흘리면 그 사람들에게 미안해진다. 울보 라고 낙인 찍히고 울고 싶을 때 우는 것도 좋은 방법인데 너무 자주 울면 좀 그렇잖아. 으헝헝. 예전의 우는 이유가 '외로움' 때문이었다면 요즘의 우는 이유는 '다행스러움' 이다. 모든 것들이 다행스럽고 고맙고. 또 지난 삼년의 시간들이 떠올라서 눈물이 나기도 하고. 물론 지금 전혀 외롭지 않다는건 아니고, 요즘의 눈물에도 외로움은 담겨있다. 아마 언제나 그렇지 않을까 싶다. 아무리 좋은 사람들 속에 있다하더라도 외로움은 사라지지 않을 듯. 아무리 열렬한 사랑을 하고 뜨거운 우정을 나눈다 하더라도… 아무튼 잘 살아내자.

 


 

▶◀ 리영희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

 

12월 3일 <자본을 넘어서는 삶, 대안문화를 향한 모색과 도모> 연리포럼 http://j.mp/hihmgE

12월 3일 <자본을 넘어서는 삶, 대안문화를 향한 모색과 도모> 연리포럼 연주 영상 http://j.mp/e56qep

12월 4일 <친환경 무상 급식과 로컬푸드> 연리포럼 사진 http://j.mp/gHngZs

12월 5일 연리문화제 사진 http://j.mp/hpgsOa

12월 5일 연리문화제 공연 영상 http://j.mp/hzrJT1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0/12/05 21:50 2010/12/05 2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