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이 원하는 번역서
(교양을 갖춘 혹은 교양을 갖추길 바라는) 대중들이 원하는 번역서에 대해서 알아보자. 내가 생각하기에 중요한 특징은 두가지로 요약된다: 1) 그들은 중요 개념들에 대한 '원문 병기 표기방식'을 원한다. 2) 그들은 의역보단 직역위주의 번역을 원한다. 3) 그들은 완역을 원한다.
-1)과 2), 그리고 3)을 종합하면 대중들이 원하는 번역서의 특징이 나온다. 그것은 원저자와 독자의 직접적 소통-번역자의 부재(지양)를 통한-이다.
-원저자와 독자의 직접적인 소통은 과거에는 해당 저작의 전공자들이나 갖춰야할 지향해야 할 자세였다. 대중들이 지향하는 바가 '그것'이라면 우리는 두 가지 경우를 생각 할 수 있다: (1) 대중적 독자의 수준이 전문적 독자(해당서적의 전공자)의 수준으로 향상되었다. (2) 대중적 독자는 전문적 독자의 수준을 흉내내는데 불과할 뿐이다.
누가 썼는지 모르는 글의 한 부분이다. (편의상 약간 수정했다.) 글 전체는 여기
원저자와 직접적인 소통을 원하는 것이 과거엔 전공자들이나 지향해야 할 자세였는지는 모르겠고, 아무튼 요즘 독자들이 기대하는 것이긴 한 것 같다. 그래서 번역자의 해석이 불가피함을 인정하더라도 그 여지를 최소화하려고 한다. 이건 어쩌면 번역자와 독자간의 근본적인 갈등 관계를 보여주는지 모른다. 고민된다.




back to top
중요 개념의 원문을 병기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은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의역보다 직역은... 개인적으로는 직역보다 '자신감있는;' 의역이 훨씬 호감이 갑니다.
| |
“우리 말로 말이 되게”가 제 첫번째 원칙이며, 이렇게 하다보면 이른바 의역의 유혹을 많이 받습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본 뜻에서 멀어지지 않아야 하는데(곧 직역을 해야하는데), 이게 실제로는 만만치 않습니다. 그래서 언제나 갈등하고 고민하게 됩니다. 게다가 요즘 똑똑한 독자들이 워낙 많으니, 대충 넘어가려다간 망신하기 십상이죠. 아무튼 번역자일 때는 고민이 많습니다.
| |
독자의 절대수가 적어서 대중적 독자와 전문적 독자의 구별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근데 외국사람들은 글을 쓸 때 너무 수식이 많더라구요. 짧고 명확한 글이 좋은데 말이죠. 문화적 차이인지, 학적 거만인지 알 수는 없지만요.
| |
zorba님 말씀이 설득력이 있군요. 독자 절대수가 너무 적어요. 저도 짧고 명확한 글이 좋습니다. 요즘 프랑스철학에 정이 가지 않는 것도 그 특유의 문체 탓이 큽니다. 저같은 사람에게는 진짜 쥐약입니다^^
| |
저는 솔직한 번역이 좋습니다. 그래서 (직역?이든 의역?이든) 좁은 의미의 "번역"과 함께, (번역상의 이런저런 문제가 있는 경우) 자신이 왜 그런 단어와 문장으로 번역했는지 솔직한 "해석(해제)"가 붙어있는 번역을 좋아합니다. 그런 책이 별로 없지만.
| |
저는 통계를 보지도 못했고 전문가도 아니어서, 독자 절대수가 적다는 게 사실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했을 때 지금 쏟아져나오고 있는 번역도서의 절대수가 왜 그렇게 많은지를 생각해보면 참 모순적으로 보입니다. 숫적으로 많다보니 질의 평균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절대적으로 적은 독자들의 감식안이 높다면, 이런 현상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위에서 말한 바와 관련지어, 개인적으로 저는 번역의 질을 좌우하는 제1 조건이 충분한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날림 번역이 성행할 수밖에 없는 요소들을 제거하고 나면, 번역자들에게 충분한 시간이 주어질 거라고 믿고요.
| |
소콜님, 솔직한 번역은 참 쉽지 않습니다. 변변치 못한 실력을 드러내는 것으로 보일까봐 걱정하게 되는 심리가 꽤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noesc님, 독자 절대수가 적다는 것은 사실 이른바 인문, 사회과학 독자만을 의식해서 한 말입니다. 이 부분은 분명 많이 줄었죠. 번역도서의 절대수가 많은 것은 독자 규모와는 무관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땅에 책을 쓸 사람이 적다는 게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만나본 출판사 사람들은 괜찮은 저자가 없어서 번역으로 눈을 돌리는 일이 많다는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괜찮다는 건 물론 여러가지 의미죠. 마지막으로 날림 번역이 성행하게 만드는 요소들로는, 1. 번역료가 너무 적다 2. 책이 안팔리니까 출판사들이 책을 빨리빨리 많이 내려고 한다(곧 종류라도 늘리는 소량 다품종 경향) 정도가 떠오릅니다.
| |
안녕하세요, 저도 들렀습니다. :-) 하나 딴죽을 걸고 싶네요. 하하. 위에 인용하신 글에서 독자가 의역보다 직역을 원한다는 것은 별로 터무니가 없다고 봅니다. 제대로된 번역, 혹은 읽기 쉬운 번역을 원하겠지요. :-)
| |
금방 오셨군요. 저도 비슷한 생각입니다. 읽기 쉽고 이해도 쉬운 번역이 역시 최고죠. 다만 번역자로선 이게 어려운 일이지만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