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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감시의 촘스키 교수 인터뷰: 마이크로소프트 독점논쟁의 본질

기업감시 1998년 5월

 

"완전한 독점은 없다. 독점 문제는 우리가 집중할 핵심이 아니다. 진짜 문제는 공공의 자산인 인터넷을 기업의 이득을 위해 빼앗아 가려는 것이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만 시도하는 음모가 결코 아니다. 모든 기업의 속성이다." 진보단체 `기업감시'가 노엄 촘스키 교수와 인터뷰한 것입니다. 주제는 소프트웨어 업계의 거대기업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점 문제입니다. 위에 인용한 지적을 통해 촘스키 교수는 사태의 정곡을 찌르고 있습니다. 촘스키 교수의 이런 지적은 우리나라의 공기업 팔아넘기기 (이름하여 민영화)에 대한 시각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촘스키 교수의 또 하나 중요한 지적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거저 주면서 얻으려는 것은 인터넷 이용자들을 자신들이 원하는 곳으로 이끌려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그들이 원하는 곳은 각종 오락정보나 홈쇼핑 따위의 돈벌이 정보 사이트입니다.



기업감시의 노엄 촘스키 교수 인터뷰
`기업감시'의 애나 쿠에이와 조슈아 카리너는 보스턴 집에 있는 노엄 촘스키 교수를 전화로 붙잡고 마이크로소프트와 빌 게이츠에 대해 물어봤다. 다음은 대화내용 전문이다.

 

기업감시: 우리의 첫번째 질문은 법무부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최근 싸움을 교수께서 얼마나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이것을 중요한 전환으로 보시는지? 입니다.

 

촘스키: 약간의 중요성이 있습니다. 과장을 하면 안됩니다. 본질적으로 공공의 자산이고 생산물인 인터넷, 통신 따위를 장악하고 있는 기업이 3곳 있다고, 한 기업이 장악하는 것보다 훨씬 낫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작은 차이는 있죠. 문제는 마이크로소프트같은 기생충들을 공공 체계에 접근하지 못하게 할 것인가, 또는 이들에게 어떤 권리를 부여할 것인가입니다.

 

감시: 역사적 맥락에 대해 약간 이야기해주시죠. 마이크로소프트가 계속 힘을 강화하면서 생기는 것과 이 회사가 사회에서 차지하는 구실이 어떤 맥락에서 미국 기업의 힘, 기업의 진화 역사와 연결되나요?

 

촘스키: 다음은 간단한 역사입니다. 과거로 거슬러 올러가면 18세기부터 기업들이 있었습니다. 미국에서 기업은 공공 기관이었죠. 기본적으로 연합체였습니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모여, 이 강에 다리를 놓자고 말합니다. 그러면 딱 이 일만 할 수 있는 주 정부의 허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기업은 개인이 갖는 권리를 가질 수 없습니다. 헌법 제정기로 거슬러 올라가면 기업의 모형은 자치체였습니다. 19세기를 거치면서 이 모형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헌법체계가 처음부터 사람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오히려, 메디슨이 "재산의 권리"라고 부른 것에 사람의 권리가 맞추어졌습니다. 물론 재산은 아무런 권리도 없죠. 내 펜이 무슨 권리가 있습니까. 아마도 내가 펜에 대한 권리가 있죠. 그래서 이 말은 재산에 대한 사람의 권리를 코드화한 표현인 것입니다. 헌법체계는 재산에 대한 사람의 권리를 독점적 권리로 인정한다는 원칙을 밑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사람이기 때문에 권리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은 재산이 있기 때문에 특권 또한 있다는 것입니다. 메디슨이 헌법 논쟁 중에 말한 것처럼, 정부의 목적은 "다수에 대항하는 부유한 소수를 보호하는 것"이 되어야 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헌법체계가 확립된 경과입니다. 20세기로 넘어오며 미국이 급진적인 법률 행동주의를 겪은 뒤, 법원은 기업의 개념을 결정적으로 바꿨습니다. 법원은 재산 소유자의 특권 뿐 아니라 법사학자들이 "집단적 법 실체"라고 하는 것까지 부여하는 식으로 정의를 바꾼 것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기업들은 20세기 초에 와서야 사람 곧 영원히 죽지 않는 사람, 엄청난 힘을 갖는 사람의 권리를 얻은 것입니다. 그리고 기업은 이제 더 이상 주 정부의 허가권에 묶일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이것은 아주 큰 변화입니다. 이것은 본질적으로 사적인 전제정치를 가능하게 합니다. 이런 전제정치는 게다가 설명할 수 없는 것이 됩니다. 이들은 제1 수정 조항의 권리 곧 조사와 압류를 면제받는 권리로 보호받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들이 무엇을 하는지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2차 대전 후에 업계는 정부와 협조해야 한다는 것과, 비용과 위험을 사회화하기 위해 보조금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잘 알게 됐습니다. 문제는 어떻게 이것을 실현하느냐일 뿐이었죠. 퍼뜩 떠오른 방법이 (에너지부, 원자력위원회, 항공우주국을 포함한) "국방부 체계"입니다. 이런 공적 보조 체계는 그 이후 미국 경제의 활동적인 부문의 핵심이 됐습니다. (생물공학 기술이나 의학 등은 다른 공공 자원에 의존하지만 이점에서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이 체계는 바로 마이크로소프트로 이어집니다. 그러면 마이크로소프트가 어떻게 그 많은 이익을 낼 수 있는가? 빌 게이츠는 이에 대해서 아주 솔직합니다. 그는 다른 이들의 생각을 "감싸안고 확장해서" 이룩했다고 말합니다. 예를 들면 이것은 컴퓨터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컴퓨터는 공공 자금으로 공공이 주창해 개발한 것입니다. 50년대 이것이 처음 개발된 것은 100% 공적인 비용을 통해서 였습니다. 인터넷도 똑같습니다. 생각, 주창자,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모두 30여년동안 공공 분야에서 앞장서고 돈을 대서 창출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 막 빌 게이츠같은 자들에게 넘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감시: 독점이건 몇몇 큰 기업이건 이들이 사람의 의사 표시와 의사 소통같은 기본적인 것을 지배하도록 허용할 때 생기는 사회적, 문화적 충격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촘스키: 이것은 전제정치의 한 형태입니다. 그러나 이것이야말로 기업화의 핵심입니다. 기업화는 공중이 자신의 운명을 결정하지 못하도록 하고, 공공 영역을 제한하고, 여론을 조종하고, 세상을 어떻게 돌아가도록 할 것인가 (여기에는 생산, 교역, 분배, 사상, 사회 정책, 외교 정책 등이 모두 포함됩니다)를 결정하는 기본 권한을 공중이 아니라 고도로 집중된 개인적 힘에 부여하는 것입니다. 결과는 설명할 수 없는 전제정치죠. 이렇게 하는 데는 여러가지 모형이 있습니다. 하나는 이른바 정보 체계라고 하는 의사소통 체계를 몇몇의 사적인 전제자의 네트워크에 넘기는 것입니다. 미국의 언론을 예를 들어 봅시다. 압도적으로 기업 언론들이 장악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공공 언론이라는 것들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들은 독자, 시청자들을 다른 사업을 하는 광고주들에게 팔아 넘기는 대기업들일 뿐입니다. 이들은 의사소통 체계를 구성하기 마련입니다. 여기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를 생각하는 것은 그리 복잡한 일이 아닙니다. 이 체계에는 사람들의 관심을 공적인 영역에서 다른 곳으로 돌리는 다양한 모형 곧 오락 산업도 포함됩니다. 그리고 언제나 새로운 것들이 나타납니다. 바로 지금 일어나고 있는 극적인 예가 있습니다. 다자간 투자협정(MAI)(국제연대행동네트워크 정보 참조)입니다. 이 협정은 이번 달에 서명될 예정인데, 아마 그렇게 되지 못할 것입니다. 이 협정을 위한 협상이 지난 3년동안 비밀에 부쳐졌습니다. 이것은 본질적으로 거대 기업들의 실력 행사입니다. 곧 "투자자" -- 이는 상점에서 일하는 이들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제너럴 일렉트릭 (미국을 대표하는 거대 전자, 통신장비 업체: 번역자)이나 메릴린치(미국의 거대 금융기업: 번역자)같은 기업들의 이사회를 뜻하는 것 -- 에게 예외적인 권리를 주기 위한 것입니다. 이것은 비밀로 지켜졌는데, 왜냐하면 관계자들 곧 업계 전체는 공중이 이것을 싫어하리라는 점을 너무나 잘 알았기 때문입니다. 모든 나라들을 일정한 틀안에 가두게 되는 중요한 결정에 대해 3년동안이나 침묵하는 것은 대단한 재주입니다. 이러니 공공이 참여하는 정책 결정이 불가능할 수밖에요. 이제 이것이 (알려졌으니) 좋다 나쁘다 논쟁을 하고 내가 바라는 것은 이런 형태다라고 주장할 수도 있게 됐습니다. 그러나 여론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의심의 여지도 없습니다. 게다가 언론들이 처음부터 이 점 (반대할 것: 번역자)을 잘 알았기 때문에 이 문제를 전혀 거론하지 않았다는 점 또한 의심의 여지가 없는 사실입니다.

 

감시: 마이크로소프트같은 회사가 이 협정으로 무엇을 얻을까요?

 

촘스키: 자본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들이 하고 싶은 아무 곳에나 투자하는 거죠. 그들이 하는 일에 아무런 제약도 없을 것입니다. 나라나 지방 누구도, 예를 들어 내가 살고 일하는 이곳 메사추세츠주 캠브리지 지방 정부는 어떤 조건도 부과할 수 없게 됩니다. 소비자 보호건, 환경 조건이건, 투자 문제건, 소수나 여성을 보호하기 위한 예외 조건이건, 모든 것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이 범위가 어디까지 갈지는 이것을 강화하려는 경향에 달려있습니다. 이것은 말로 결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헌법에도, 그렇다고 사적인 전제정권에게 인격을 부여한 헌법 수정조항에도 이런 것은 없습니다. 이것은 힘이지 말이 아닙니다. 다자간 투자협정이 현실적으로 어떤 뜻을 갖게 될지는 힘의 관계에 따라 결정됩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격렬하게 반대하면, 어쩌면 폭동같은 것을 일으키면 저지될 것입니다. 사람들이 부과하려고 시도하는 것이 바로 조건이 될 것입니다. 이 협정의 핵심은 톱니바퀴 효과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이런 것입니다. 현재 존재하는 법 규제는 허용한다. 하지만 이 규제는 앞으로 제거되어야 한다. 규제가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다. (예를 들어) 마이크로소프트가 국제 사회에서나 국내에서 지금 갖고 있는 권리를 침해하는 새로운 법은 만들 수 없다. 그래서 오래 가면 톱니바퀴 효과가 나타납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같은 사적인 전제정권이나 이들의 연합체에게 세계를 조금씩 조금씩 넘겨주게 되는 것입니다.

 

감시: 경제학자 브라이언 아서는 기술은 빠르게 바뀌는 속성이 있기 때문에 누구도 오랫동안 독점을 유지할 수 없고 그래서 기술 산업의 독점력은 우리가 역사적으로 봐온 다른 독점력과 다르다고 주장합니다. 그래서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거죠.

 

촘스키: 독점력은 누구도 가져본 것이 없습니다. 기껏해야 아주 드물게 독점력을 행사한 적이 있을 것입니다. 에너지 산업같은 아주 중앙집중적인 세력 체계를 생각해봅시다. 엄밀히 말해 독점은 없었습니다. 쉘과 엑슨이 경쟁관계에 있습니다. 이 체계는 시장 관리가 철저한 분야입니다. 정부가 엄청난 힘을 발휘해 소규모의 사적인 전제정권들의 이익을 위해 개입했습니다. 진짜 독점을 찾는 것은 아주 어렵습니다. 미국전신전화는 한 때 독점이었는데, 예를 들어 트랜지스터같은 것을 발명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독점 덕분에 값을 아주 높게 매길 수 있었지만, 이런 일은 비정상적인 것입니다.

 

감시: 독점문제 전반이 우려할만한 문제라고 보십니까?

 

촘스키: 소수 독점(과점)이 있습니다. 서로 얽혀있는 중앙집중적인 세력 체계들이 몇몇 있는 거죠. 한 세력이 어떤 분야를 장악하려고 하면 다른 세력들이 이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지금 우리가 보고있듯이.

 

감시: 그러면 빌게이츠가 말년의 존 록펠러가 아니라고 생각하십니까?

 

촘스키: 록펠러는 독점 기업가가 아니었습니다. 표준정유(스텐다드 오일)는 전체 산업을 좌우하지 않았습니다. 시도는 했죠. 그러나 다른 세력이 그런 힘을 주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감시: 현실적으로는 게이츠와 록펠러에 유사점이 있죠?

 

촘스키: 봉건체제를 생각해봅시다. 왕이 있고 왕자가 있고 주교가 있고 영주가 있죠. 이들은 힘이 완전히 한곳에 집중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완전한 전제권력자를 원하지 않은 것입니다. 각자 봉토가 있고 이것을 중앙집중식 권력체계 안에서 유지하길 원했던 겁니다. 단지 일반인이, 이른바 하층민이 이것을 나눠가지지 못하도록 하면 그만이었던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독점은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 물론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닙니다. -- 그러나 결코 문제의 핵심은 아닙니다. 순수한 독점이 유지될 가능성은 진정 없습니다. 지금 거론되고 있는 기술이 공공이 주도권을 지고 비용도 직접 부담해 개발한 기술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인터넷처럼 30여년동안 공공이 개발해놓고 이제 사적인 세력에게 넘겨주는 것말입니다. 이것이 바로 시장 자본주의입니다.

 

감시: 공공 영역에서 사적인 영역으로 넘어가는 것이 인터넷을 어떻게 바꿀가요?

 

촘스키: 인터넷을 국방부가 관장하는 한, 그것은 무료였습니다. 사람들은 정보를 나누기 위해 인터넷을 거저 쓸 수 있었죠. 정부 기구에 속하는 미국국립과학재단이 관장하던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1994년까지만 해도, 빌게이츠같은 사람들은 인터넷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 이는 인터넷 관련 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넷에서 돈을 벌 방법을 못찾았기 때문이죠. 그 뒤 인터넷이 사기업으로 넘어가자, 자신들이 무엇을 할 것인지 수없이 떠들어대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넷의 상당 부분을 공공 영역에서 빼앗아, 인트라넷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입니다. 인트라넷은 방화벽으로 보호막을 치고 내부 기업활동용으로만 쓰는 것입니다. 이들은 접속을 조절하려고 합니다. 이것이 바로 마이크로소프트가 많은 노력을 들여 애쓰는 부분입니다. *자신들*이 원하는 곳으로 인터넷 이용자들을 끌어들이려는 것입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홈 마케팅 서비스 (홈쇼핑을 뜻하는 듯)나 오락 따위 입니다. 만약 이용자가 자신이 찾고자 하는 것이 뭔지 분명히 알고 충분한 정보와 정열이 있다면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이것을 가능한 한 어렵게 만듭니다. 완전히 자연스러운 행동입니다. 만약 당신이 마이크로소프트 이사회의 한명이라면 분명히 이런 일을 하려고 할 것입니다. 이런 일은 일어나면 안됩니다. 공공 기관이 공공의 조절·관리를 받는 공공재를 만들어냈습니다. 그러나 이것 (공공재로 유지하는 것: 번역자)은 아주 힘든 일입니다. 의회에서 말단 지방조직, 노조, 시민단체까지 각 단계별로 이런 일에 반대하기 위해 일상적인 방식으로 많은 활동을 펴기 때문입니다.

 

감시: 공공이 조절, 관리하면 어떻게 될까요?

 

촘스키: 더 많은 이들이 접속할 수 있다는 점을 빼면 과거와 똑같은 모습일 것입니다. 물론 제약도 없을 거구요. 사람들은 거저 쓸 수 있을 것입니다. 공공재일 때는 가능했던 일입니다. 물론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구조만큼은 제대로 된 것이었죠. 이것이 바로 마이크로소프트와 다른 기업들이 파괴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감시: 15년전의 인터넷을 염두에 두고 계시군요.

 

촘스키: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은 다름아닌 인터넷입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언론은 20세기 대부분 기간 동안 기업의 힘 밑에 있습니다. 특히 요즘 들어 더욱 심해지고 있죠. 그러나 언제나 이런 것은 아니었고, 이래야 할 것도 아닙니다. 다른 예를 찾기 위해 옛날로 돌아갈 필요는 없습니다. 최근의 예로 지난 50년대를 보면, 전혀 다른 시각을 보여주는 800개 노동신문이 매주 2천만~3천만명에게 배포됐습니다. 더 과거로 돌아가 20세기 초를 보면, 지역 사회와 노동에 기반한 언론과 기타 언론이 기업 언론과 대등한 상태였습니다. 최근의 양상은 자연스러운 것이 아닙니다. 이는 법정 행동주의와 기타 사적인 압력에 밀려 정부가 힘의 집중을 허용한 탓이며, 이 흐름은 뒤바꿀 수 있고 극복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감시: 마이크로소프트와 관련해 우리가 현재 검토하고 있는 기술의 집중 문제를 다뤄보죠. 또 이것을 최근의 국방 산업, 언론, 보험과 은행 산업의 합병과 비교해보죠. 특히 세계화의 맥락에서요. 우리는 세계 자본주의의 새로운 단계를 맞고 있는 것인가요? 아니면 언제나 그랬던 것의 연속일 뿐인가요?

 

촘스키: 총체적으로 보면 현재의 세계화는 세상을 1세기 전으로 돌려놓는 것입니다. 영국이 지배하고 금 본위제가 확고하던 20세기 초의 교역량과 금융 흐름 등을 당시 경제 규모와 비교해보면, 우리는 두번의 세계대전에 따른 후퇴 이후 다시 그 때로 돌아가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차이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금융 거래의 속도가 최근 25년동안 이른바 통신 혁명에 따라 크게 빨라졌습니다. 통신 혁명은 대부분 정부 부문에서 이뤄진 것입니다. 설계, 개발, 유지가 모두 공공의 비용으로 해결됐는데, 사적인 이익을 위해 (민간에) 넘겨졌습니다. 정부는 전후 국제경제 체제 곧 70년대의 브레튼우즈 체제 또한 무너뜨렸습니다. 이것은 미국과 영국이 앞장선 가운데 리차드 닉슨이 한 것입니다. 자본 흐름을 규제하는 체계가 사라졌고, 정부가 주도한 통신 혁명과 함께 이는 투기적 자본 흐름의 폭발을 이끌었습니다. 지금 돌아다니는 투기 자본은 하루에 1조 달러를 훨씬 넘으며 대부분이 생산 활동과 무관합니다. 지난 70년대의 경우 국제 자본 흐름의 90%는 무역이나 투자처럼 실제 경제와 관련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단지 몇%만 실제 경제 활동과 관련된 것이고 대부분은 금융 조작, 환 투기 등 경제를 파괴하는 것들입니다. 100년전에도 이렇지 않았고 40년전에도 이렇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변화가 있기는 있습니다. 그 효과는 당장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는 지난 25년동안이 유독 경제 성장과 생산성 향상이 느리고, 복합 불황이 생긴 것의 한 원인입니다. 미국같은 부자 나라의 인구 가운데 2/3의 임금과 소득이 준 것도 이 때문입니다. 대신 인구의 극히 일부는 엄청난 이득을 얻었습니다. 특히 제3 세계에서는 이런 현상이 더 심합니다. 어제 (4월12일) 뉴욕타임스의 "지난주 리뷰"를 보면, 미국이 번영하고 행복하다고 쓰고 있습니다. 이 기사가 이야기하는 미국인은 분명 소득이 늘지 않거나 줄고 있는 전체의 2/3나 되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바로 주식을 갖고 있는 이들 이야기입니다. 그래요, 이들은 의심의 여지없이 성공적입니다. 다만 문제는 전체 가구의 1%가 주식의 절반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자산으로 봐도 똑같습니다. 또 나머지 대부분은 국민의 10%가 소유하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가 말하는 미국이 이것이라면 분명, 미국은 행복하고 번영하고 있죠. 이들이 바로 뉴욕타임스가 옹호하는 동시에 독자로 삼는 일부 엘리트 계층입니다.

 

감시: 우리는 많은 사람이 많은 사람과 동시에 벌이는 통신의 가능성에 흥미가 있습니다.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도구인 소프트웨어가 문화적 가치를 전달하고 언어와 지각에 충격을 준다는 점에서 흥미를 느낍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같은 기업들이 개발한 기술이 어떤 충격을 주게될지도 역시 관심 사항입니다.

 

촘스키: 이것에 대한 진정한 답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누가 참여하고 누가 활동하고 누가 방향에 영향을 주느냐 따위에 따라 달라집니다. 디즈니사가 영향을 미치고 조절한다면 그들의 이해가 반영되겠죠. 공공이 주도권을 쥔다면 공공의 이해를 반영할 것이고요.

 

감시: 그래서 다시 문제는 이것을 되찾아오는 것으로 돌아가는군요.

 

촘스키: 바로 그렇습니다. 궁극적으로는 민주주의가 허용될 것인가하는 질문의 문제입니다. 또 허용된다면 어느 범위까지냐의 문제죠. 사업 세계와 이들이 지배하는 정부가 민주주의를 제한하려고 하는 것은 완전히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민주주의가 그들을 위협하지요. 언제나 그랬습니다. 그들이 말하듯이 `공공의 생각을 조절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홍보업무 산업이 그렇게 크게 성장한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감시: 민주주의를 개척하고 확장하며 기업에게서 공공의 공간을 다시 빼앗아 오려면 사람들이 어떤 일을 해야할까요?

 

촘스키: 글쎄요. 처음 해야하는 것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아는 것입니다. 정보가 없다면 할 일이 별로 없습니다. 예를 들어, 다자간 투자협정이 있는지 모르면 어떻게 반대할 수 있겠습니까? 비밀의 핵심은 바로 이것입니다. 이해하지 못한다면 세계화를 반대할 수 없는 거죠. 시장 경제의 성공을 이야기하는 제목만 읽지말고,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앨런 그린스펀도 읽어야 합니다. 특히 그가 내부에서 말할 때, 그가 경제의 건전성은 이른바 "노동자의 불안"이라는 우리가 이룩한 놀라운 성과에 달렸다는 점을 직시하라고 말할 때 말입니다. 이것은 바로 그가 쓴 용어입니다. 노동자의 불안은 내일 당신이 직업을 얻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것 바로 그것입니다. 이것은 경제에 엄청난 혜택입니다. 임금이 계속 내려갈 테니까요. 굉장하죠. 이익은 늘어나고 임금은 줄고. 이것을 사람들이 모르면 그들에 대항해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죠. 그래서 처음 해야할 일은 우리 자신을 위해, 국민들을 위해 교환 체계, 상호작용 체계를 만드는 것입니다. 기업감시나, 퍼블릭 시티즌 등 공공에 정보를 제공하고 그들의 이해를 돕는 단체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 다음에는 사람들이 맞서 싸울 수 있게 됩니다. 자신의 상황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의회에 압력을 넣거나 시위를 하거나 대항 기관을 만들어서 할 수 있습니다. 내 생각으로는, 독점 방지처럼 작은 문제에 집중하지말고, 더 깊은 문제에 목표를 둬야할 것입니다. 왜 사적인 전제권력이 권리를 갖게 됐나 하는 문제같은.

 

감시: 인터넷에서 피어나고 있는 대항 언론의 가능성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촘스키: 이것은 행동의 문제지 사색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것은 40년전에 우리가 최소한의 의료보장체계를 확보했을 가능성이 있느냐고 묻는 것과 같습니다. 사람들이 얻기 위해 투쟁해야만 성공할 수 있습니다. 사업의 세계와 마이크로소프트는 아주 계급 의식이 강합니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격렬한 계급 투쟁에 개입하는 통속적인 마르크스주의자입니다. 물론 그들은 언제나 그럴 것입니다. 문제는 그들이 활동할 수 있는 장이 있느냐입니다. 더 깊은 문제는 그들의 참여를 허용할 것인가입니다. 나는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생각하지만.

 


 

번역: 신기섭

2004/07/19 18:04 2004/07/1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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