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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서점 독자 서평(?)

이미 많은 사람이 알겠지만, 혹시 아직도 모르는 이들을 위해 몇자 적는다. 나는 인터넷서점에서 ‘서평단’을 모집해 책을 거저 주고 서평을 쓰게 하는 걸 얼마전까지 몰랐다. 그냥 어떤 책에 서평이 많이 달려 있으면 독자들의 관심을 끄는 책인가보다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여기에도 ‘잡초’가 섞여 있다는 걸 우연히 알게 됐다.

 

그래서 몇시간 조사해봤다. 조사한 곳은 알라딘서점이다. (다른 인터넷서점도 서평단을 모집하는지 어쩐지는 모른다.) 보통 모집하는 서평단 규모는 책 한권 당 10명이다. 조건은 책을 읽고 언제까지 서평을 올려달라는 것뿐이다. 서평단 뽑는 기준은 알 길이 없다.

 

확인 결과 두가지 재미있는 사실을 알았다. 첫째, 서평단에 뽑힌 사람 가운데 기한까지 서평을 올리는 이는 전체의 절반 정도라는 사실이다. 둘째, 서평을 쓰더라도 자신이 거저 책을 받았다는 걸 좀처럼 밝히지 않는다는 점이다. 책 5권을 따져봤더니, 제 때에 서평을 올린 사람이 각각 4명, 5명, 5명, 6명, 9명이었다. (물론 기한 내에 안썼다고 끝내 안쓸 거라고 생각할 수는 없다) 그리고 총 29건의 글 가운데 서평단에 뽑혀서 글을 쓰게 됐다는 사실을 밝힌 글은 딱 하나였다. 나머지 28건의 글은 책 이야기뿐이다. (확인해본 책은 <스***, ** ** **다>, <노* **리>, <까** *족>, <편*>, <질***학>이고, 확인한 때는 대략 일주일 전이다.)

 

10권 거저 주면 5명 정도가 서평을 쓰는 데다가 거저 책을 받았다는 것도 밝히지 않는다면, 출판사쪽으론 할 만한 일이다. 이른바 유명인들에게 증정본 뿌리는 것보다 이게 효과적일지 모른다. 그러나 ‘어수룩한’ 구매자들은, 독자 서평이 많다고 꼭 주목받는 책은 아니라는 걸 기억해둬야 하겠다.

 

덧붙임: 이 정도의 간단한 확인 결과를 일반적인 것처럼 여기면 안된다. (요즘은 난독증이 만만치 않아서 분명히 덧붙인다.)

 

<< 2월7일 추가 >> 알라딘서점 이야기만 쓴 것이 찜찜했기에, 오늘 시간을 내어 예스24도 조사해봤다. 결론은 똑같다.

 

약간 차이점은 있다. 거저 주는 책이 20권이다.(역시 큰 서점은 다르다) 그리고 서평은 두번 써야 한다. 서평단 전용 클럽과 개별 책에 딸린 독자 서평란, 이렇게 두곳에 써야하는데 서평단이 알라딘보다 더 충실하게 글을 쓰는 것은 뜻밖이다. 또 하나 겹치기 출연이 종종 눈에 띈다. 여기는 혹시 서평 충실히 쓰는 사람에게 우선권을 주나?

 

무작위로 다섯권을 골라봤더니 20명 가운데 16, 18, 16, 17, 16명이 서평을 썼다. 83명 가운데 서평단에 뽑혀 책을 얻었다고 밝힌 이는 단 한명도 없었다. (확인해본 책은 <캐*닛>, <옳** **** *신>, <호* *****스>, <차**, *** ***다>, <불**** *고>다.)

 

여전히 섣부른 일반화는 곤란하다고 생각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건 거저 책을 얻은 사람들이 왜 약간의 친절을 베푸는 데 그렇게 인색할까 하는 점이다. 설마 서평단의 암묵적인 규칙은 아니겠지?

2007/01/24 15:53 2007/01/24 15:53
4 댓글
  1. 레비 2007/02/20 05:00

    네이버에 도서관련 카페에 가입했는데 서평단을 모집하는 공지가 있더군요. 다른 도서관련 카페에서도 서평을 원하는 회사의 요구에 설문조사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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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marishin 2007/02/20 09:49

    레비님, 그렇군요. 서평단이 생각보다는 널리 퍼져있는 현상인가 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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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여울바람 2008/10/05 07:34

    아...
    그래서, 제가 읽는 책들은 하나 같이
    서평들이 거의 없었던 것이군요..(응?)-_-;
    돈 없는 출판사라는 건가..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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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marishin 2008/10/06 13:49

    여울바람님, 저도 마찬가지로 그전에는 왜 내가 읽는 책들은 서평이 그렇게 드문가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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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인터넷서점 독자서평단과 Viral Marketing 먼 댓글 보내온 곳 2007/02/08 00:25

    WikiPedia:Viral marketing marishin:인터넷서점 독자 서평(?) marishin님 글을 보니 어제 서울대에서 있었던 Intensive studies에서의 발표를 위해서 읽었던 논문 중에 Viral marketing을 다룬 R. Domingos와 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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