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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타적 지지’가 새로운 흐름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펌)

레디앙에서 퍼온 것 같은데 글쓴이와 출처가 정확히 기억나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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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타적 지지’가 새로운 흐름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노동현장에서 활동하면서 보고 느낀 조직노동자에 대한 진단을 간단히 요약해볼까 합니다. 민주노총의 민주노동당에 대한 배타적지지 때문에 신당창당이 힘을 받기 힘든 것 아니냐며 걱정하는 동지들에게 “전혀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기 위해서입니다.

 

 

동전의 양면

 

87년 이래로 노동조합으로 조직된 이들은 나머지 90%에 비해 상대적으로-이것은 분명히 상대적일 뿐입니다- 높은 임금과 사내 복지를 누리고 있습니다. 아직 보편적 고용안정망이 없는 한국에서, 당연히 이들이 누리는 삶의 질은 그 회사에 계속 다닐 경우에만 해당됩니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통상 자기 회사가 잘나가기를 바랍니다. 이는 특히 IMF 이후 노조 힘만으로 자신을 방어하기 힘들 수 있다는 것을 체감한 뒤 더해졌습니다.

 

한편, 노동자들은 이것으로도 부족해 임금과 퇴직금을 미리 빼 주식시장에 투자하기도 합니다. 우리사주 등으로 회사 주식을 소유하면서 주가가 높아지기를 기대하기도 합니다. 조합원들에게 노동조합이란, 회사가 잘 나갈 때 실리를 많이 따내고 회사가 잘 나가지 않을 경우에도 구조조정을 막거나 완화시켜주는 ‘보험’ 정도인 셈입니다. 그러나 이놈의 보험을 완전히 믿지도 않습니다. 이것도 역시 IMF 이후 더심해졌습니다. 한마디로 노동자들은 현명하거나 혹은 영악합니다. 다른 말로, 노동자들의 미래는 불투명하고 불안합니다. 이것이 현 시기 노동자대중을 표현할 수 있는 동전의 양면입니다.

 

 

배타적 지지의 이면

 

일반 노동자들의 계급적 이해관계는 단순합니다. 현재와 미래에 먹고살 만한 수준의 돈과 그것을 보장해주는 일자리(=고용)입니다. 그것을 국가나 사회가 보장해주지 않으므로 오로지 회사와 그 대척점에 있는 노동조합이라는 전선에 그들의 계급적 이해관계가 머물러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노동자들의 정치의식 각성을 가로막아왔고, 그동안 진보정당들이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신자유주의 물결이 몰아닥친 신호탄이기도 했던 IMF체제는 노동자들의 의식에 충격을 주었습니다. 자신의 이해관계가 기업 내의 노-사간의 전선만으로 방어되지 않는다는 것을 처음으로 체득한 셈이었습니다. 이것은 경상도와 전라도 그리고 충청도로 나뉘어 있던 보편적 정치의식에 자신의 계급적 이해관계를 방어하고 대변해 줄 정치세력이 필요하다는 대의를 덧씌우는 학습효과가 되었습니다.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이 대통령 후보와 민주노동당 대표가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조직노동자로 하여금 자신의 계급적 이해관계를 국가와 사회로 집중시키기 위한 불가피한 측면이 컸다고 봅니다. 덕분에 민주노총의 민주노동당 배타적지지는 어렵지 않게(?) 결의될 수 있었습니다.

 

 

아마추어 민주노동당

 

그러나 기대했던 민주노동당은 국민승리21 이후 10년 만에 수명을 다했습니다. 관심을 갖고 집중해봤더니 ‘아마추어’였단 말이죠. 통일운동단체인지 봉사활동단체인지 모를 단체 수준으로 당을 운용한 자들이 1차 책임이겠죠. 보험 하나 들고 주식투자 하나 하려고해도 전문상담을 받는 마당에, 아마추어에게 자신의 생명줄과 같은 계급적 이해관계를 ‘올인’할 리 만무합니다. 다시 강조하건데, 미래가 불투명할수록 더 영악해지는 게 대중입니다. 이미 아마추어로 규정한 것에 대한 불신은 신뢰로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망가진 민주노동당이 프로페셔널한 심상정 의원에 의해 혁신이 되어 대중에게 다시 신뢰받는다는 설정은 대중을 너무 모르는 것입니다.

 

 

프로페셔널한 자신감

 

따라서 새롭게 만들어져야 할 진보정당은 지극히 대중적이어야 합니다. 언론의 폭발적 관심은 우리의 운동이 대중적임을 역으로 입증해줍니다. 민주노동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방침을 갖고 있는 민주노총으로부터 외면 받는다는 생각은 착각일 뿐입니다. 민주노총 상층부로부터 외면받기는 하겠지요. 민주노총을 이유로 겁내거나 주저할 이유가 없습니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아래로 흐르려는 관성을 가진 물과 같은 대중의 의식을 가둬두거나 제어할 권위조차 이미 없어진 지 오래입니다. 지금의 공중전이 다행스럽게도 일부언론을 통해 조합원에게 읽히고 있습니다. 프로페셔널한 자신감을 가지고 움직여야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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