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지블모 세미나 : 성매매 : 이후

2007/12/23 08:06 女름
여지블모 세미나 : 성매매 : 이후 먼저 다큐, 나는 실로 감탄했다. 이토록 심난하게 일목요연 잘 정리해 놓다니 말이야. 그런거 있잖아 몇 년에 머했고 몇 년에 머했고 그래서 이랬고 이런 거 말이야. 너무 적나라 했어 누가 주관했었는 지 누가 개입했었는 지 어떤 문서가 오고 갔는 지 잘 정리해 주셨어. 그리고 여러 언니들이 이야기 했었지만 다큐 마지막에 이제는 우리(한국 여성)들이 아니라 더가난한 나라(러시아, 필리핀 등)의 여성들이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 식의 마무리는 이건 아니잖아. 이제 우리나라 여성들이 종사하고 있지 않은 것처럼 말하는 것도 그렇고 이제 우리나라 여성들이 아니면 일단 우리 문제는 아니라는 식도 그렇고 말이야.(이 부분에서 이제 더이상 우리가 피해자는 아니다 우리가 가해자라면 괜찮다 라는 식으로 읽힌다고 얘기한 언니가 있었다.) 그리고 나는 "과거는 과거 일뿐"이라는 시선이 아쉬웠다. 전직 기지촌 성매매 여성들을 인터뷰해서 "그때는 그랬다."라고 얘기할 수 있는 과거의 문제를 다루기 보다는 "그 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의 아직도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해보면 더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집에 와서 들었다. *빈곤과 정적 여전히 성매매 담론에 대해서 우리(여지블모 세미나 안에서도)도 빈곤하다. 성폭력등의 다른 섹슈얼리티의 문제에서 얘기가 쏟아져 나오고 폭발하는 것과 달리 "성매매"에 관한 얘기에서 여전히 빈곤하다는 지적이었다. 헉. 찔려. 생각을 안해 본 것은 아니지만 어느 시점 부터는 고민을 보류했었다라는 얘기들이 몇 몇 이들에게 있었다. *국가의 개입 국가의 계획과 감독하에 기지촌이 운영/관리되기 시작하면서 "기지촌 여성들의 목소리"는 거세된다.(거세된다는 표현 구리다. 뭐 더 적절한게 없을까.) 지금 기억에 60년대 초반까지라고 기억하는 데 그 때 까지는 미군과 기지촌 여성들 사이의 문제가 있을 경우 집단 집회나 항의 행동들을 했었다는 이야기를 접하면서 "미국에게 찍소리도 못하는 정부보다 훨낫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후 기지촌 여성들과 미군 사이에 정부가 개입하면서는 우리 정부가 보호하고 지켜주는 대상(기지촌 여성들이 보호와 지킴이 필요한 대상이라는 의도는 아니고 정부가 개입을 할거면 기지촌 여성들의 입장에 서야 하지 않겠느냐는 뜻)이 기지촌 여성들이 아니라 미군이라는 사실에 (원래 정부에게 기대하는 바가 크지는 않았으나)헐 할 수 밖에 없었다. 지금의 "성매매 특별법"에서도 국가의 개입에 대한 문제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거 같다. 국가가 나서서 성을 관리/감독 할 수 있다는 발상도 여전히 문제라 생각하고 그런 개입이 누구의 목을 조이는 방향으로 운영되고 있는 지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거 같다. 그래서 성매매종사자들이 "근절"에 피보는 사람들은 오히려 우리다. 도대체 누구를 위해서 이 법을 시행하는 것이냐는 목소리를 낸 것이지 않느냐.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된다 하더라도 "노래연습장이 유흥주점으로 바뀌는 방식등을 통해서" 성매매는 여전히 진행중이다. 오히려 법의 시행을 통해서 성매매여성들의 "일"은 좀 더 음성적인 영역으로 들어가고 음성적이 되면서 그 영역에서 "문제"(폭력/착취 등)이 발생했을 경우 더욱더 문제제기를 할 수 없게 된다. 결국 법은 언니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인권이 유린되는 일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사회(국가)적인 책임은 없다라는 식이다. *여성의 노동 "나는 일하는 게 진저리 나게 싫었다. 일하는 시간에는 의욕 없이 늘어져 있었고, 버는 돈은 얼마 안 되는데 쓰기는 쉬웠다.............. 여러 달이 지나면서 정직한 근로자의 삶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 낱낱이 알게 되었다." -킹콩걸 : 비르지니 데팡트 (성매매에 비추어 여성들의 다른 노동을 본다는 것이 성매매를 더욱더 타자화 시키는 것은 아닐까 라는 결론못내리는 고민이 들기도 하지만 일단 얘기를 합니다) 킹콩걸의 저자는 성노동자로 일하기 전에 자신의 노동의 얼마나 일한 만큼의 댓가를 받지 못하는 지에 대해 이야기 했고 나도 이부분에 매우 동감한다. 여성들의 노동은 매우 저평가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커피숍 알바나 판매, 캐쉬, 서빙 같은 서비스 산업 분야에 종사할 경우 하루 8-10시간 심지어 12시간 정도 일하지만 노동강도와 시간에 비해 임금은 정말 턱없이 낮다. 여성들의 노동환경이 이런 상황에서도 성노동자의 노동과 임금, 생존권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 종종 할 수 있는 다른 일이 많이 있지 않느냐. 정직하게 일하는 다른 노동자들이 있지 않느냐는 입장을 들을 수 있었던 거 같다. 더불어 성노동자에게는 몸은 자원으로 해서 (편하게)고수익을 취한다.라는 시선이 있는 거 같다. (얼마전 들은 얘기 중에 모유명 여성작가가 나는 아무리 어려운 시기에도 몸은 팔지 않았다라는 얘기를 자랑스럽게? 했다는 기억이 번뜩나는 구만) 그래서 (그렇다고 성매매 여성들의 임금이 정당하게 평가/대우 받고 있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성노동자들이 성노동을 중단할 것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노동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받고 있지 못한 "저임금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이 우리가 얼마나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 가를 깨닫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거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성매매를 하지 않는가? -여성노동과 성노동이 분리된 것이 아니라 성노동이 여성노동의 범주안에 들어가 있다면 왜 우리는 성노동을 선택하고 있지 않은가? "미디어를 통해 작가로서의 나를 홍보하다 보면 언제나 그것이 매춘과 흡사하다는 느낌을 받는다........그러나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는 느낌, 내밀한 것을 판다는 느낌 그리고 사적인 부분을 보여주는 느낌이 든다는 점에 있어서는 완벽하게 같다." -킹콩걸 : 비르지니 데팡트 성매매가 자신의 생활 영역 밖의 일이라고 생각할수도 있을 거 같은 데 나는 별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몸, 웃음, 지식, 이야기를 하는 것이 다를 것이 없을 거 같다는 것과 돈을 받고 섹스를 한다. 에서 돈을 받고 안 받고가 과연 그렇게 중요할까 라는 것과 연결지어 생각할 수 있다. *어쪄면 성매매 노동의 현실에 관해서 너무 많이 뛰어넘은 얘기들을 한 것 같기도 하고 특히 내가 적은 것이 그런 거 같기도 하다, 내가 옮긴 내용은 정말 얘기 중 일부라는 생각이 강력하게 드는구만요. -성을 파는 언니들의 입장에서 성매매 문제를 볼 때와 성을 사는 사람들(남성)을 비난할 때의 입장이 다르다. 선택하기 힘들다 -성매매에 관한 여성주의적 지향은 뭘까? -성매매라는 낙인에 관하여 낙인들을 제거해나가는 작업에 관하여 -기존의 결혼 제도 자체가 문제다 등의 얘기들이 오고 갔는 데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 올립니다. 다른 언니들이 더 올려주면 더욱 좋겠어요. *자신을 드러내는 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적 시선에 막혀 내 행동이 제약을 받는 다는 것은 곧 "성매매 따위의 직업을 어떻게 선택할 수가 있어?"라고 묻는 꼬매버리고 싶은 입에 저항하지 못함과 연결된다고 생각해버리고 말았다. 사회가 내게 바라는 조신함의 일종인 여성성이 있다. 저항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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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23 08:06 2007/12/23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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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호치랑  2007/12/23 14: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추천~!만빵 / 세상에서 제일로 천한 직업이라고 낙인된 성매매 여성의 성노동. 그러나 성은 필수불가결한 요소이기도 하죠. 다른 관점으로 생각해보면, 성매매 여성을 폄하하고, 사회적으로 천한 직업군으로 분류를 하는 것도 남성의 헤게모니이고, 남성의 본능적 성욕구를 맘대로 풀 수 있는 곳인데, 그렇기 때문에 성매매 여성을 상위 직업군으로 놓을 수 없는 것이 아닐까. 더 맘대로 하기 위해, 여성의 몸을 함부로 갖고 놀기 위해 더 천하고 천하게 아래로 아래로 남성들만의 암묵적인 비밀을 갖고 있는 사회가 되는 것은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아내 또는 애인과 하는 섹스는 사랑이고, 숭고하고, 성매매 여성과 하는 섹스는 어쩔 수 없는 남성의 성욕구 때문에 대주는 여성과의 본능적 섹스라는 이분법. 그러나 그 근본은 똑같죠. 그냥 몸의 자연스런 성욕망을 나누는 행위에 지나지 않아요.
  2. 리우스  2007/12/23 16: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고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