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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현석, <친환경 기술로 녹색성장? &quot;글쎄요&quot;>

눈여겨 볼만한 부분이 많아서 발췌라고 하기가 민망할 정도다.
좋은 기사, 좋은 기자인 것 같다.

성현석 기자, 프레시안, <친환경 기술로 녹색성장? "글쎄요.">

결국,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시킨 뒤 이어질 선택은 에너지 소비 자체를 줄이는 것일 수밖에 없다. 이런 시각으로 보면, 녹색 선진국의 기준이 달라진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친환경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에너지 소비의 절대량이 많으면 녹색 선진국일 수 없다.
최고 수준의 '친환경 기술'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북유럽 국가들이 중앙아시아의 소수 민족 국가보다 생태적인 면에서 오히려 후진국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쓰는 전기는 밤에 유목민 천막을 밝힐 불과 라디오, 그 전기는 갖고 다니는 풍력발전기를 통해서 얻고, 훌륭하다 아니할 수 없지.

지구 온난화에 따른 책임을 지기 위해 노르웨이 정부가 택한 조치 가운데 하나가 '자전거 타기'다. 노르웨이 정부 청사 근처에는 자가용이 흔치 않다. 대신, 자전거가 빼곡히 세워져 있다. 공무원은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게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진다. 노르웨이는 석유가 나는 나라인데도 그렇다. 석유가 안 나는 핀란드, 스웨덴 등도 마찬가지다. 자전거가 아니면 버스, 전철 등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한다.

정부고 단체고 간에, 자전거 캠페인하려면 자기들부터 자전거로 출퇴근하는게 맞지 않겠나?
누구누구처럼 하루짜리 쌩쑈 좀 하지 말고.

노르웨이 오슬로에 본부를 둔 시민단체 프람티덴(framtiden)에서 대표를 맡고 있는 아리드 헤름스타드(Arild Hermstad) 씨는 "자동차에서 내려야 지구를 살린다"라고 했다.
한국으로 치면, '참여연대'쯤 되는 이 단체는 지구 환경 보호와 부(富)의 공정한 분배를 위해 활동한다. 노르웨이에서 가장 큰 시민단체를 꼽을 때면 가장 앞선 순위에 놓인다. 이 단체가 최근 가장 힘을 쏟는 활동은 정책 과제라기보다 생활 과제다.
아리드 헤름스타드(Arild Hermstad) 씨는 "지구 온난화 등 생태적 문제는 한 국가 단위로 풀 수 없다. 아무리 좋은 정책을 내놓아도, 시민 개개인이 바뀌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정부를 상대로 벌이는 활동 못지않게 새로운 삶의 양식을 서로 나누는 일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가장 큰 시민단체에서 가장 힘을 쏟는 활동이 새로운 삶의 양식을 서로 나누는 것, 그 중에서도 첫번째가 '자동차에서 내려야' 한다는 것이란다.

그가 말하는 새로운 삶의 양식이란 거창한 게 아니다. 약간 귀찮아지는 것이다.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타는 것, 실내 온도를 약간 춥거나 덥게 유지하는 것, 목욕물을 낭비하지 않는 것 등이다. 이런 실천을 가리켜 지금보다 가난해지는 것이라고 해도 큰 무리는 없다.

녹색 선진국을 자처하는 노르웨이의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점에서도 드러나듯, '부자 나라'가 환경을 걱정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생태적인 측면에서만 점수를 매기면, '친환경 부자 나라'는 '가난한 농업 국가'보다 훨씬 낮은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소비 자체를 줄이지 않는 한 녹색 선진국은 말장난일 뿐이다.
'풍요' 자체에 대한 성찰이 없는 한, 친환경 기술에 대한 투자는 '녹색 패권'을 얻기 위한 포석일 뿐이다.

예리한 분석. ㅋㅎ

성장과 패권을 위한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서라도, 어떤 욕망은 좀 잘라내야 한다는 것. '녹색 패권' 혹은 '녹색성장'을 위해서는 '욕망의 구조조정'이 필수적이라는 이야기다. 하긴, 어떤 종류의 성장이건 일정한 구조조정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욕망의 정치'를 부추겨 권력을 잡은 뒤, 갑자기 '녹색성장'을 내세운 이명박 정부가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건설업자와 부동산 부자들의 욕망을 거스를까 두려워 건설업 구조조정을 계속 미뤄온 현 정부의 태도를 보면, 잘 모르는 듯 싶기도 하다.

은근 할 얘기는 다 하지만, 이 기자... 의뭉스럽기는... 불분명하긴 뭐가 불분명해. ㅋㅋ

그렇다면 북유럽 사회에서는 '귀찮게 살기' 운동이 얼마나 호응을 얻고 있을까. 시민단체 활동가 아리드 헤름스타드(Arild Hermstad) 씨의 전망은 밝았다.
미국식 신자유주의 흐름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도, 오히려 '생활 속 작은 실천'을 위한 시민 단체 가입자 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는 것. 세계 최상위권 부자 나라에서 '자발적 가난'을 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이야기다.

최상위권 부자여서 가능한 건가?
암튼 쉽지 않겠다. 최상위권 부자에서 가난해지려면...

우리도 좀 많이 늦었지만, 그냥 이쯤에서 확 가난해져야겠다.
'중앙아시아의 소수민족' 수준으로 가난해지려면 갈 길이 멀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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