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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서 어떻게 알았는지 시청자위원들에게 각각 멜을 보냈다고 한다. 여튼 방송하면 안된다는 이야기... 설마 시청자위원들까지도 압력으로 느끼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동조하는 인간도 있겠지만)하며, 다음과 같이 대응 멜을 보냈다. 제대로 읽어라도 봤으면 하는 맘 간절하다..
안녕하십니까. '우리 모두가 구본주다' 제작자 태준식입니다.
저 또한 한명의 창작자라는 서글픔으로 이 작품을 제작하였습니다.
거대 자본의 천박한 인식을 바로잡는 싸움...
'열린채널'은 그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 KBS의 '열린채널' 소개글 중
제가 작업을 마친 후, '열린채널'에 방영하여야 하겠다는 생각을 한 건 어찌 보면 아주 당연한 과정이었습니다. 그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허울 좋은 '공정'도 벗어던지고, 시민들의 시선과 언어로 직접 이야기할 수 있는 세계 유일의 공중파 퍼블릭액세스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짧은 시간이나마 이 문제를 대 사회적으로 알릴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기에 더욱 그러했습니다. 방영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맘으로 지난 8월 시청자참여프로그램 운영협의회를 기다렸고 고맙게도 방영이 결정되었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지금까지 이 작품은 5번의 심의 아닌 심의를 받았습니다.
' 우리 모두가 구본주다'를 완성하고 KBS '열린채널'에 방영 신청한 다음, 이 작품은 지금까지 총 5번의 심의를 받고 있습니다. 8월 운영협의회, 9월 KBS 심의실, 10월 시청자 소위, 10월 재판 종결 후 다시 KBS 심의실. 그리고 11월 지금, 마지막으로 심의 아닌 심의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다. 많이 모자란 작품이긴 하지만 심의가 끝나고 그 결과를 들을 때마다 얼굴이 화끈거리는 건 둘째 치고 창작자로서 드는 자괴감은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더욱 더 제 스스로가 무서운 건, 이렇게 고생하지 말고 처음부터 방송물에 적합하도록 만들걸 그랬나하는 생각이 들 때입니다. '열린채널'이라는 시청자참여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자기검열을 하여야 한다는 어처구니가 없는 현실이 무서웠던 것입니다.
KBS는 거짓과 왜곡으로 이 문제를 키워 왔습니다.
지난 10월 27일 재판 종료 결정이 난 후, 삼성화재로부터 만나자는 제의가 몇 차례에 걸쳐 왔었습니다. 좋은 분위기에서 방영포기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자는 말 같지도 않은 이야기를 하기에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작품 속 해당 보험사이니 그럴 수 있다는 관용을 베풀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KBS는 방영과 관련해서 지금까지 제작자나 유족에게 단 한 차례도 직접 연락한 적이 없었고 심지어는 제작자와 유족이 이 작품의 방영을 원하지 않는다는 망발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시민제작자가 상대로부터의 압력 받을 때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기는커녕 거짓말로 방영을 막으려 애쓰는 모습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KBS 심의실은 지난 11월 17일. 재판이 끝나서 방영의 목적과 당위성이 없어졌다는 논리로 이 작품의 방영불가를 최종적으로 결정 내렸습니다. 9월에는 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안 되고 11월에는 재판이 끝났기 때문에 안 된다는 이해할 수 없는 논리로 방영불가를 내린 의도를 알 수 없습니다. 혹시 재판문제는 핑계일 뿐이고 심의의견 마지막에 있는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할 우려'를 과도하게 염려한 것이 진짜 이유가 아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이 작품은 지켜내져야 합니다.
저는 '우리 모두가 구본주다'는 꼭 방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족한 작품이지만 우선 제 스스로가 이 작품의 제작자이기에 그렇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제 작품을 거대 권력의 횡포로부터 지켜내어야 하는 창작자의 자존심과 관련되어 있기에 더욱 그러합니다. 또한 '열린채널'이 거대 권력인 KBS와 삼성에 의해서 어떠한 난관에 봉착했었는지를 온전하게 남기기 위해서도 이 작품의 방영은 꼭 필요합니다. 또한 삼성화재라는 거대 자본이 지난 여름 보여줬던 천박한 인식의 결과를 기록하고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해서도 이 작품의 방영은 꼭 필요합니다. 재판이 삼성화재의 굴복으로 끝났다는 사실 관계와 이 작품이 지금에서야 방영할 수밖에 없었던 사실에 대한 언급은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고, 또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KBS 심의실의 의견처럼 재제작하여 신청하면 방영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또한 유족이나 제가 이 작품의 방영과 관련하여 방영을 원치 않는다는 KBS와 삼성화재의 말은 거짓말입니다. 저번 대책위의 대변인이 항의방문을 통해 위원장님께 밝혔듯이 KBS와 삼성화재는 제작자와 유족에게 방영포기와 관련하여 단 한 번도 의견을 묻지 않았습니다.
'열린채널'의 이중심의는 철폐되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저희들의 의견을 들어주시고 끝까지 합리적인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써주시는데 진심으로 감사 말씀드립니다. 또한 볼품없는 작품으로 여러 시청자위원 여러분들께 심려 끼쳐드린 점 심심한 사과의 말씀드립니다. 시청자위원 여러분들의 원칙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부탁드리며...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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