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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장애인차별철폐 공동투쟁단 국가인권위 점거농성 돌입!!!

 




차별에 저항하는 현장에서 최옥란 열사를 만나고 싶습니다!

- ‘제1회 전국장애인대회’에 부쳐 -

박경석(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 공동집행위원장)

  최옥란 열사가 돌아가신지 3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노무현 정부가 참여정부를 외치면서 출범한지도 2년이 지나가지만 이 사회는 여전히 사회의 양극화와 빈곤의 문제로 절망하고 있습니다. 노무현 정부는 사회의 5대 차별철폐(여성, 장애인, 비정규직, 학력, 이주노동자)을 외치며 마치 인권 정부인냥 표방하지만, 인권은 한낱 정권을 치장하는 화장품으로 전락하고 있으며, 차별은 신자유쥬의 깃발아래 더욱 야만적인 본성을 드러내며 삶을 유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현실을 직시하면서 이제 우리는 최옥란 열사가 돌아가신 3년의 시점에서 장애해방열사정신계승! 장애인차별철폐투쟁선포! 제1회 전국장애인대회를 준비합니다.  그동안의 시간을 돌아보면 최옥란 열사의 치열했던 삶에 비하여 참으로 부끄럽기도 합니다.  또한 여전히 우리는 열악한 조건 속에서 전국장애인대회를 준비합니다.  하지만 그녀의 투쟁은 그러하지 않았기에, 이제 우리는 그녀의 모범을 따라 장애인의 사회적 격리와 차별에 대한 철폐가 이 시대의 모순을 드러내는 투쟁임을 확신하면서 이 시대의 아픔에 실천으로 더욱 다가서려 합니다.  전태일 열사의 투쟁으로 전국노동자대회라는 투쟁의 장을 만들어 왔듯이, 최옥란 열사와 장애해방열사들의 투쟁으로 전국장애인대회를 열어가려합니다. 이제 장애운동에서 최옥란 열사의 기일인 3월 26일은 노동운동에서 전태일열사의 그 날이 될 것입니다.

  최옥란 열사는 뇌성마비1급 장애여성이었습니다. 결혼을 했고 아들을 낳았습니다. 그러나 이혼을 하는 과정에서 아들을 키울 수 있는 경제적 능력이 없고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아들에 대한 양육권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혼자가 된 그녀는 청계천에서 노점상을 시작했습니다. 살기 위해, 또 아이를 되찾기 위해, 끊임없이 자행되는 노점 단속을 꿋꿋이 견뎌내며 열심히 장사를 했습니다. 하지만 장애는 더욱 심해져 건강이 악화되자, 결국 노점상을 포기하고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수급대상자가 되어 생계를 유지해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정부에서 지급되는 급여는 그녀의 생활비와 장애로 인한 부담하는 병원비 등 추가비용을 감당하기에는 터무니없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녀는 더욱더 가난해져 갔습니다. 그러한 야만적인 현실을 폭로하고 기만적인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개혁하기 위해 그녀는 추운 겨울 명동성당에서 노숙투쟁을 하기도 했습니다.  

  가난과 장애, 여성과 이혼 그리고 아들에 대한 그리움. 이 모든 것은 그녀에게 질곡이었고, 그녀의 존재였습니다. 최옥란 열사는 장애여성으로써의 이중의 차별을 겪으면서도 언제나 평등세상의 꿈을 꾸며 투쟁했습니다.  비록 현실에서 그 꿈을 이루지 못했지만, 그녀의 투쟁은 이제 장애인들을 투사로 만들어 갑니다.  장애로 인해 차별받지 않는 세상은 누군가 동정으로 던져주는 것이 아니라 투쟁으로 쟁취해야 한다는 진실을 보여주었습니다.

  최옥란 열사는 투사였습니다.  언제나 투쟁의 현장에서 선봉에서 싸웠습니다.  그리고 일상에서 당당했고, 현장에서 옹골차게 심신으로 투쟁했습니다.  투쟁의 거리는 언제나 그녀를 기억하게 합니다. 종로에서, 광화문 사거리에서, 혜화로타리 도로에서, 또 지하철 선로위에서 그녀는 사다리와 전동스쿠터를 쇠사슬로 묶고 드러누웠습니다. 그렇게 장애인의 이동권과 생존권을 외쳤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투쟁에 대하여 불법이든 합법이든 언제나 당당했습니다.  더 이상 빼앗길 것이 없었기에 두려움 또한 없었습니다.  그녀의 투쟁은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차별 받는 자들의 고통을 그대로 폭로해내는 투쟁이었습니다. 절실했고 치열했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그 죽음마저도 공권력으로 묻어버렸고, 노제도 지내지 못한 채 경찰들에 의해 화장터로 향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녀의 투쟁도, 죽음의 의미도 점점 세인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단지 어느 불쌍한 장애여성의 안타까운 죽음에 바치는 하나의 눈물이외 아무것도 남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야만적인 차별의 칼을 보검처럼 휘두르며, 신자유주의의 절대가치를 신봉하며 자본의 탐욕을 합리화하는 세상에서 장애인은 시혜와 동정의 대상이었고 그 결과 야만적인 차별의 굴레 속에 개처럼 살아가고 있는데, 그녀의 투쟁과 죽음은 한낱 먼 기억처럼 이야기 합니다.
  3월 26일. 그녀가 그 절망을 뒤로하고 간 지 3년째입니다. 우리가 준비하는 제1회 전국장애인대회는 어쩌면 더 외롭고 힘든 싸움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제 장애인의 목소리로, 장애인의 물리력으로, 연대의 힘으로 장애해방의 깃발을 대한민국의 심장부에 꽂을 것입니다.  자본의 세상을 변혁할, 시대모순을 극복하는 ‘차별철폐’투쟁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장애인의 투쟁이 불쌍한 퍼포먼스가 아니라 차별에 저항하는 것이라는 것을 명확하게 밝힐 것입니다.  

  이날 우리는 ‘2005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을 조직하고 4월 20일 ‘장애인의 날’까지 장애인차별철폐투쟁을 선포하며 투쟁해 나갈 것입니다.  이 국가와 사회는 4월 20일을 ‘장애인의 날’이라 말합니다. 그래서 정부는 장애인을 체육관으로 모아 장기자랑대회를 열어주면서 장애인을 위로해 줍니다. 일년 365일 시퍼런 차별의 칼날을 휘두르면서 그날 하루 위안잔치로 진실을 왜곡하려 합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4월 20일을 장애인을 기만하는 ‘장애인의 날’이 아니라, 장애인 당사자가 스스로 투쟁하는 ‘장애인차별철폐의 날’로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이제 장애인은 이 사회에서 동정과 시혜의 대상이거나, 치료 받아야할 대상이 아니라 역사의 당당한 주체임을 확인해 나갈 것입니다. 지금까지 장애인은 단순히 동정의 대상 또는 복지의 수혜 대상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그것이 아님을 분명히 밝혀 나갈 것입니다. 중증장애인이 이 사회의 당당한 주인이 되고, 또한 이들 스스로가 그러한 사회적 환경을 바꾸는 투쟁을 진행하게 될 것입니다.  그것은 그 어떤 것보다 소중하고 혁명적인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 위대한 혁명의 길을 제1회 전국장애인대회를 통해 선포하고 실천할 것입니다. 이제 노동자, 농민으로 대변되는 사회 변혁적 계층에서 장애인이 그 무엇보다 부끄럽지 않은 사회 변혁적 책임을 다하는 투쟁하는 민중임을 확인할 것입니다.

   3월 26일부터 4월 20일까지 진행될 2005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의 투쟁의 전선에 동지들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이 싸움을 ‘차별에 저항’하는 연대의 전선으로 만들어야 가야 합니다.  차별 받는 자들의 권리를 향한 연대전선에서 그 시대의 모순을 근본적으로 변혁할 물리력을 함께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동지들, 투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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