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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6/24
    1만1천원의 기적?
    시다바리
  2. 2010/06/10
    선거 이후
    시다바리

1만1천원의 기적?

1만1천원의 기적? 가난한 이들은 배제?

 

국민건강보험료를 소폭 올려 모든 병원비를 해결할 수 있게 하자는 범시민 운동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건강보험 보장률이 낮아져 민간의료보험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국민 부담이 커지는 데 대한 대안 모색의 하나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6월 9일 ‘모든 병원비를 국민건강보험 하나로 시민회의’ 준비위원회가 발족해 ‘1만1000원의 기적’을 실현하기 위한 국민운동을 시작했다. ‘1만1000원의 기적’은 건강보험료를 지금보다 1인당 월 평균 1만1000원 올려 모든 사람들이 필요한 만큼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1인당 1만1000원(가구당 2만8000원)을 더 내면 연간 6조2000억원이 조성되고, 여기에 기업주가 내는 돈과 국고지원금을 추가하면 모두 12조원이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시민회의는 현 건강보험 재정에 12조원을 보태면 전체 병원 진료비의 90% 이상을 건강보험으로 보장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선택진료비·자기공명영상(MRI) 등 본인 부담의 60%를 차지하는 각종 검사료를 보장해주고, 간병서비스와 의약품·노인틀니까지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간 100만원이 넘는 본인 부담금은 건강보험이 대신 내주도록 할 수도 있다.

 

건강보험의 보장성이 높아져 병원비 부담을 줄이고, 이에 필요한 재정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데에 반대하는 이들은 없을 것이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07년 64.6%까지 올라갔던 건강보험의 보장률은 2008년 62.2%로 하락했다. 특히 500만원 이상 고액환자 보장률이 67.6%에서 64.0%로 3.6%포인트나 낮아져 부담이 늘었다. 전문가들은 올해는 이 비율이 50%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병원비 부담을 덜기 위해서 많은 이들이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하게 된다. 민간의료보험시장은 더욱 커졌다. 2005년 8조4965억원이던 민간의료보험 수입보험료는 2007년 11조2878억원에 이어 2008년에는 12조원대로 늘었다고 한다. 1가구당 한달에 20만원 가까운 보험료가 지출된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운동에 가난한 이들의 처지에서는 선뜻 동참하기가 어렵다. 무엇보다 가입자가 먼저 보험료를 올리자는 데에 가난한 이들은 동의가 안된다. 아니 참여자체를 할 수가 없다. 건강보험이 아닌 의료급여 수급권자로 살아가는 이들에게 이 운동은 ‘남’의 이야기이다. 또한 지금 납부해야 할 건강보험료도 내기가 어려워 체납하고 있는 200만 세대에 이르는 이들이 ‘보험료를 더 낼테니 보장성을 높여라’라고 주장할 수 있을까? 그렇다고 자기보다 소득이 조금 많다는 이들에게 ‘나는 낼 능력이 없으니 너희들이 먼저 더 내라’라고 주장하기는 더 뻘쭘하다. 오히려 더 걱정이 앞선다. 만약 보험료가 오르게 되면 보험료를 내지 못하는 국민들이 더 늘어나게 되어 그만큼 건강보험 혜택을 못 누리는 사각지대가 더 커지지는 않을까? 시민회의에서는 소득이 낮은 이들의 보험료는 국가가 대신 내주거나, 보험료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 건강보험체납자들이 이 운동에 ‘주체적으로’ 나설 수 있을 거 같지는 않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가 더욱 심해지는 현재의 경제구조와 노동시장구조에서 ‘밑빠진 독에 물붓기’꼴이 되기 쉬울텐데, 이러한 대책의 현실성과 지속성에 대한 의문을 해소할 수 있을까?

 

‘모든 병원비는 건강보험 하나로’라는 구호도 의료급여수급(권)자에게는 아직은 낯설다. 그동안 의료급여수급자들에게는 드러나든 드러나지 않든 차별이 있어 왔다. 국민의 세금을 낭비하는 ‘도덕적 해이자’로 몰리기도 했으며, 병원에게는 별로 이득이 없이 비용만 많이 들어가는 ‘기피 환자’가 되기도 했으며, 무능력한 개인으로 낙인찍히기도 하였다. 최근에는 일할 능력이 있으면서도 아픈 걸 핑계로 일하지 않고, 의료재정을 낭비한다면서, 반인권적이고 비과학적인 ‘근로능력판정대상’으로 올라가 있기도 하다. 그리하여 이전부터 건강권을 옹호하는 운동진영에서는 의료급여제도를 건강보험제도에 통합하여야 한다는 주장을 하여 왔다. 하지만 정부는 차별의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단지 의료급여재정을 줄이는 방편으로 의료급여제도로 포괄되어 있었던 희귀난치성질환자와 만성질환자 20만명을 건강보험제도로 편입하는 짓을 저질렀다. 정부가 이런 정책을 펴내는 논리 중에는 건강을 책임져야 하는 국가의 의무도 중요하지만 개인도 ‘책임’을 가져야 한다는 게 있다. 시민회의가 펼치는 ‘보험료를 먼저 올리겠다’는 논리도 위의 논리와 얼마나 다를까? 이러한 논리의 수용은 ‘능력’이 있는 이들에게는 크게 개의치 않을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이들에게는 ‘족쇄’로 작용하게 된다. 정부는 이런 논리를 근거로 지속적으로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려고 한다. 영국에서 이미 파산난 ‘제3의 길’도 실은 이런 논리로 사회복지를 후퇴시키려는 시도를 해 왔다.

 

물론 건강보험의 보장성이 강화가 되면 의료급여수급자들에게도 그 혜택이 그대로 적용되게 된다. 건강보험 비급여가 대폭 줄어들고, 본인부담상한제를 대폭 낮추는 것은 자연적으로 의료급여수급자들도 그 권리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난한 이들도 의료급여제도 개선 및 수급권확대운동 뿐만 아니라 건강보험 보장성강화운동에 나서야 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 ‘건강보험 하나로’ 시민회의가 시작하는 운동의 방식은 가까이 하기엔 멀게 느껴질 뿐이다. (반빈곤 뉴스레터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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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이후

새삼스런 과정은 아니지만 선거전후(지방선거든 총선이든 대선이든)에는 항상 정치세력재편과 관련한 여러가지 구상과 논쟁이 전개된다. 이번 지방선거를 전후로 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선거 이후에는 이른바 '연합정치'가 대세인 모양이다. 선거 전에는 '반MB연합' '민주대연합' '진보대연합'등이 회자가 되었고, 선거 후에는 '선거연합에서 정책연합으로' '진보개혁 4당연합' '진보정치연합' '반신자유주의 정치연합'  '진보대통합' 등 다양하다. 정치란게 어차피 흐르다보면 끼리끼리, 유유상종하게 마련인 터..이러한 정치공학말고도 '선진화' '뉴민주당플랜' '역동적 복지국가' 등의 이러한 세력을 꿰매는 이념과 노선도 제시된다. 이러한 과정을 보니 아마도 2012년을 거치면서는 '이념과 노선'보다는 '지역'을 따라 구획되어왔던, 그리고 '운동진영'이 이 구획에 '수혈'되는 기간의 정치지형이 최종 정리되는 모양새를 띨 거 같기도 하다. 기왕 이렇게 갈 거면 한국의 정치세력구도가 극우보수(자유선진당+미래연합+한나라당 대다수+민주당 일부) :자유주의적 보수(한나라당 일부 + 민주당 대다수) : 개혁적 진보세력(민주당 일부 + 민노당 + 국참당 + 창조한국당 + 진보신당 일부) : 사회주의세력(진보신당일부+사회당+비제도좌파, 극소수라서 세력의 한켠을 차지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의 구도를 형성해 나가는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그런데 지금까지 정당의 역사는 항상 앞의 두 세력이 중심이 되고, 세번째는 항상 '수혈'을 해주었고, 마지막 세력은 '열외'였다. 다시 반복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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