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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인생역전(3)

제 소설을 기다리시는 분이 적어도 한분은 있다던데 하하

'이기준' 때문에 정신이 한개도 없어서...이번 건 좀 짧습니다.

(흥미 유발을 위해 말씀드리면 박 검사가 주인공은 아닙니다.^^) 

 

팬티 바람의 박 검사는 실내화를 질질 끌며 옷장 앞으로 다가갔다. 옷장 문을 열고 혹시나 양복 사이에 와이셔츠가 끼어 있지는 않나 싶어 가지런히 걸린 옷 사이사이를 헤집어 보았다.
 
아! 양미간을 찌푸리며 옷장 안을 한동안 뒤지던 그의 얼굴에 갑자기 환한 미소가 번졌다. 그의 시선과 손길은 어느새 옷장 한 귀퉁이에 걸린 여름옷으로 옮겨갔다.



반팔 와이셔츠라.......박 검사는 세탁소 비닐에 싸인 비교적 도톰해 보이는 흰색 여름 셔츠를 꺼냈다. 그는 비닐을 벗기고 셔츠를 이리저리 살피며 여러 가능성을 타진해 보았다. 겨울이라 실내에서 양복 윗도리를 벗을 일도 없고, 크게 표가 날 것 같지도 않았다.

 

‘그래, 오늘 하루만인데....’

 

박 검사는 반팔 셔츠를 입고 그 위에 감색 겨울 양복과 검은색 반코트를 겹쳐 입었다. 차 열쇠와 서류 가방을 챙겨 집을 나서며 “내일 아침까지 와이셔츠 다 다려놔”라고 아내가 있는 부엌을 향해 큰 소리까지 치고 나니 기분은 한결 나아진 듯 했다.
 
이날 출근하자마자 공교롭게도 박 검사를 기다리는 첫 사건은 가정 폭력 사건이었다.

 

‘아, 오늘 정말 재수 옴 붙은 날이군.’

 

짜증이 다시 확 밀려왔다.

 

‘김순애, 25세, 중국 국적.......조선족이군. 아니, 이거 뭐야? 박영철, 50세? 완전 아버지와 딸이잖아. 도대체 제정신이 있는 사람들이야.......’

 

자기 나이의 곱절인 남자와 결혼한 조선족 여성의 사연에 호기심을 느끼며 박 검사는 짜증스런 마음을 다잡고 경찰서에서 넘어온 조서를 찬찬히 읽기 시작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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