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넌 돌아갈 곳이 있어서 좋겠다고 한 적이 있다. 돌아갈 곳을 바라는 건 삶을 유예하고 싶은 심정과 통하는 지도 모른다. 돌아가다, 돌아서 가다. 사람들이 어디론가 떠나지 못해 안달하는 것은 그저 돌아갈 곳을 갖기 위해서일까. 여기가 내가 돌아갈 곳이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는데 어쨌든 돌아왔다. 자, 그럼 이제는 어디로 돌아가야 하지? 

  

  같은 단어를 여러 번 반복하다 보면 눈치 채지 못하는 사이에 의미는 휘발해 버리곤 한다. 갑자기 정체를 알 수 없게 된 언어를 마주할 때면, 낯선 짐승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는 심경처럼 두려워져 도망치고 싶어진다. 그 앞에서 도망치지 않는 이들이 시인이려나. 돌아가다 돌아가다 돌아가다… 돌아버리겠군~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8/06/22 12:19 2008/06/22 12:19

Trackback URL : http://blog.jinbo.net/peel/trackback/25

« Previous : 1 : ... 203 : 204 : 205 : 206 : 207 : 208 : 209 : 210 : 211 : ... 222 : 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