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커리, 제과점, 빵집은 모두 엄연히 다른 걸 가리키는 단어다. 베이커리는 흔하고 빵집은 드물다. 오늘 만든 빵을 언제까지 파는지 알 길 없는 빵집. 가게 입구를 훤히 트고 만든 가판대에 빵들을 수북히 쌓아놓은 빵집. 언제나 그득한 투박한 빵들에 마음 넉넉해지는 빵집. 천원에 세 개짜리 빵을 파는 빵집을 하나 안다. 그곳에 빵을 사러 가면 천원에 세 개짜리 빵을 굽는 사람이 이가 다 드러나게 환히 웃어줄 것 같다. 빵을 나눠 먹을 이가 없는 나는 빵 세 개를 한꺼번에 사놓으면 처리할 길이 없을 것 같아 빵집에 가기 망설인다. ()

이 글의 모델은 회기 근처에 있는 그랑프리 빵집이었다. 서울에 온 지 세번째 해에 과외 때문에 거의 매일 같은 버스를 타고 그 빵집 앞을 지나곤 했다. 볼 때마다 참 먹고 싶었다. 결국 천원에 세 개짜리 빵을 먹어본 건 작년의 일인데 그랑프리 빵집은 아니고 다른 곳에서였다. 확실히 저렴하긴 하지만 모든 빵이 다 천원에 세 개는 아니더라.

사용하지 않은지 오래인 이글루스 블로그에 있던 글인데, 가끔 들러 방문자 기록을 보면 신기하게도 일 년 가까이 지속적으로 '천원 세개 빵'이라는 검색어를 통해 블로그에 유입되는 경우가 있었다. 사람들이 세개에 천원짜리 빵집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구나, 생각하고 말았지만 괜히 싫어서 나중엔 비공개로 설정해뒀는데도 검색에는 걸리는지 마찬가지고, 오늘 한번 봤더니 또 그래서 아예 옮겨와 버렸다. 어디 세개에 천원짜리 빵집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두고 봐야겠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1/02/01 22:55 2011/02/01 22:55

Trackback URL : http://blog.jinbo.net/peel/trackback/365

« Previous : 1 : ... 69 : 70 : 71 : 72 : 73 : 74 : 75 : 76 : 77 : ... 222 : 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