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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는 틈틈이 지킴이네 텃밭에 들어가서 김을 맸다
손바닥 만한 텃밭이라고 얏봐서인지 매도매도 끝없는 길 삼만리! ㅡ.ㅡ
땅이 어찌나 좋은지 호미를 걸기만 해도 지렁이가 꿈틀거렸다
아마도 땅은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살아 있나보다
너무 늦게 온 것이 미안해서 고개를 푹 숙이고 열심히 호미질을 해댔다
밤에 잠을 청하는데 마치 테트리스를 처음 하던날 눈앞에 블럭들이 아른아른 하던 것처럼,잡풀들과 꿈틀거리던 지렁이들의 잔영이 계속 보였다.
항상 다시 태어나면 나무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아무도 모르는 곳에 그냥 지극히 자연'스럽게 서있는 나무
개발에 밀려 나가거나 베어지거나 꺾이지 않을 만한 곳이 좋겠다
너무 오래 살아 버려서 귀한 나무 대접 받는 것도 곤란하겠다
아무도 접근치 못하게 울타리를 쳐 버리고 억지로 오래 살린답시고 수액이나 주사 따위 놓아 주는 것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오직 태양과 함께하는 광합성, 그리고 살랑여줄 바람만 아는 곳에 있는 나무
다시 태어나야만 한다면, 나에게 다음 생의 선택권을 기꺼이 내 주신다면 나는 나무가 되고 싶다
가끔은 이런 실없는 생각이 들곤 한다.
언젠가는 사람들이 아파트를 허물고 빌딩을 허물고 그자리에 산을 다시 만들고 신나할 세상이 올 수도 있겠구나 하는.
나무는 밤에 숨을 쉰다고 들었다.
낮에는 산소를 내뱉고 밤에는 산소를 마신다고 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어둑어둑한 밤에 나무 밑을 지나갈때면 기분이 묘하다.
나무가 참 좋다 나는
나에게 있어서 소위 인맥이라는 것 역시 나무와 같다
어떤 나무는 공들여 정성껏 가꾸고 어떤 나무는 심어 놓은 것조차 잊고 있기도 하다
가끔 물을 주는 나무가 있는가 하면 물을 주다가 마는 나무도 있고
꽃을 피우는 나무가 있는가 하면 말라 죽는 나무도 있다
내 사주에는 나무(木)의 기운이 적다고 한다
그래서 주변에 초록 기운이 도는 것들을 많이 두면 좋다는데 새로 이사온 사무실은 지하 스튜디오라 고민이다
덕분에 해 좋은 날은 가끔씩 일부러 밖으로 나가 광합성을 하고 들어오곤 한다
음지 식물이라도 잔뜩 사다가 들여 놓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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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디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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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나무의 기운이 많은 사람이라던데.ㅎㅎ. 낼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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