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쓰기

울산지역 노동자의 삶과 노동운동의 현주소

 

지구화·무장화하고 있는 신자유주의 자본주의는 노동자·민중의 삶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이미 20대 80의 사회를 넘어 10대 90의 극단적 양극화사회로 전락했습니다. 전체 국민의 5%가 전국토의 2/3를 소유하고 있고, 전체 은행고객의 2%가 전체 저축액의 56.7%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의 기초생활보장조차 받지 못하는 실질빈곤층이 3백만명에 이릅니다. 2004년 6월 말 현재 전국에서 전기요금을 연체하고 있는 가구는 893,272가구로, 98년 12월 586,614가구에 견줘 1.5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임대아파트 임대료 체납률과 가정용 상수도요금 미납률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2004년 9월 현재 가계부채는 4백65조2천억원이고, 영세사업자·민간비영리단체를 포함한 개인부문 부채는 처음으로 5백조원을 넘어섰습니다. 가구당 평균부채는 3천41만원이고 신용불량자는 2004년 11월말 현재 365만242명입니다. 청년실업률 또한 공식통계로 8.5%에 달합니다. 가정은 총체적으로 파괴되고 있습니다. 2004년 이혼건수는 167,100건이었고 이 가운데 경제적 문제로 인한 이혼이 16.4%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영아보호소에 6개월 미만의 아이를 맡기는 기혼모들이 늘고 있습니다. 2003년 13,005명이 자살로 사망했습니다. 이는 10만명당 24명꼴의 자살률로 세계최고수준이고 외환위기를 겪었던 98년보다 더 많은 수치입니다.

 

울산지역의 경제활동인구는 51만명이고 이 가운데 노동자 수는 37만2천여명입니다. 100명 이상 사업체는 332개로 전체 64,265개 사업체의 0.5%에 지나지 않지만 이 사업체들에 고용되어 있는 노동자는 135,096명으로 울산지역 전체 노동자의 36.2%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63.8% 237,734명의 노동자들은 63,933개의 100인 미만 사업체에서 일하고 있고 이 가운데 129,891명의 노동자들(울산지역 전체 노동자의 34.8%)이 10명 미만 사업체 59,988개(울산지역 전체 사업체의 93.3%)에 흩어져 일하고 있습니다.

 

울산지역의 노동조합은 모두 161개에 91,936명의 조합원이 소속되어 24.7%의 조직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나머지 280,894명의 노동자가 미조직 노동자입니다. 미조직 노동자의 대부분은 중소영세사업장 노동자이거나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 서비스 부문의 불안정노동자들입니다.

 

상시 구조조정과 자유무역협정(FTA), 투자협정(BIT), 자본의 해외 이동 등으로 고용불안은 구조화되었고 비정규직 노동자는 전체 노동자의 2/3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현장 노동자들이 급속도로 고령화하고 있는 가운데 노동강도는 갈수록 강화되고 한국, 특히나 울산의 노동자들은 세계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노동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주야맞교대 장시간 심야노동과 쉴새없이 이어지는 특근철야로 중대 재해사고가 그치지 않고 근골격계 직업병과 과로사가 늘고 있습니다. 98년 대규모 정리해고 사태를 겪고 난 후 현장의 정규직 노동자들은 “있을 때 벌자”는 단기적 실리 추구에 경도되면서 개별화되었고 비정규직 노동자를 고용의 안전판으로 여기면서 비정규직의 확대를 오히려 용인하는 양상까지 드러나고 있습니다. 여기에 정권과 언론의 대공장노조 죽이기가 본격화되고 노동법개악 공세가 거세지면서 개별 현장에서의 자본의 노동탄압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조직노동자와 미조직노동자, 대공장과 중소공장, 중소공장과 영세사업장, 정규직과 비정규직, 비정규직 내 1차 하청노동자와 2,3차 하청노동자, 남성노동자와 여성노동자의 차별과 분열은 해소되지 않고 오히려 확대되고 있습니다.

 

민주노조운동의 중핵 역할을 해왔던 금속대공장 민주노조가 하나 둘 무너지고 있습니다. 몇몇 대공장 노동조합에서의 뇌물수수와 채용비리로 민주노조운동의 도덕성은 바닥에 떨어졌습니다. 민주노총과 산별연맹 내부의 정파간 분열과 대립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고 민주노조운동에 대한 대중의 신망은 약화되고 있습니다. 울산지역 노동운동의 쌍두마차 가운데 하나였던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민주노총에서 제명되었습니다. 노동조합 조직률은 정체되거나 축소되고 있고 87년 이후 민주노조운동이 쌓아온 소중한 성과와 전통들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고소고발, 구속, 해고, 손배, 가압류, 징계는 여전히 노동자의 저항권을 원천봉쇄하고 투쟁하는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현장에서부터 신세대 활동가들이 재생산되지 않고 노동운동은 새로운 시대의 희망으로 자신을 혁신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한국 노동운동의 메카라 불렸던 울산지역 민주노조운동이 종말을 맞게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위기는 곧 기회라고 했습니다. 지금의 위기는 뼈를 깎는 반성과 혁신으로 민주노조운동의 도덕성을 회복하고, 치열한 비판과 토론을 통해 새로운 세상에 대한 노동운동의 전망을 찾아내며, 정파간 분열과 갈등을 극복하여 보다 굳건한 단결의 기풍을 확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가칭)울산노동뉴스의 창간 취지

 

이제 노동운동은 세상을 바꾸는 힘과 희망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미조직 중소영세사업장과 비정규직 노동자를 획기적이고 전면적으로 조직해야 합니다. 노동자 지방자치를 한층 더 강화해야 합니다. 지역에 뿌리박은 우리 노동자의 진지들을 하나씩 확고하게 구축해야 합니다. 민주노조운동을 통해 현장을 바꿨듯 학교운영위원회를 통해 학교를 바꾸고 공교육을 정상화시켜야 합니다. 노동자의 힘으로 공무원사회를 바꿔내야 합니다. 노동자신문, 노동자방송을 만들어내고 우리 자신의 미디어를 발전시켜야 합니다. 지금 우리가 창간하고자 하는 인터넷지역신문은 울산지역 노동자대중에 뿌리박은 강력한 종합미디어 진지를 구축해 나아가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한 사람이 꾸는 꿈은 꿈으로 남지만, 여럿이 함께 꿈을 꾸면 현실이 됩니다. 더불어 행복한 새로운 세상! 울산노동뉴스가 꿈꾸는 미래입니다.

 

(가칭)울산노동뉴스는 울산지역 노동자들의 대중적이고 진보적인 인터넷신문입니다. 자본과 권력으로부터 독립해 노동자의 눈으로 세상을 분석하고 노동자의 입으로 말할 수 있는 대중적이고 영향력 있는 독립매체입니다. 자본에 둘러싸인 주류 언론시장에서 당당히 경쟁하며 노동자의 목소리를 대중적으로 확산시키는 진보적 대안언론입니다. 사회적 여론형성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보수언론이 쏟아붓는 다양한 이데올로기 공세를 정면돌파하며 노동자의 논리를 개발하고 확산하는 우리 자신의 언론입니다. 동시에 문자뉴스, 영상, 소리방송, 누리꾼(네티즌)공동체가 한 데 어울어지는 인터넷 통합매체입니다.

 

신문법이 바뀌면서 2005년부터 인터넷신문은 공식언론으로 인정받게 되었고 종이신문과 동등한 지위와 권한을 얻게 되었습니다. 젊은 층에서 인터넷미디어가 종이신문의 구독률을 앞선 지는 오래 되었습니다. 인터넷 매체는 종이신문이 누려왔던 영향력을 뛰어넘어 기존 주류 언론시장을 빠르게 재편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신문은 기사량의 제한이 없고 시간의 제약이 없다는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동시에 속보성이 뛰어나고 기사의 형식이 자유롭습니다. 또한 오마이뉴스의 뉴스게릴라나 진보넷의 블로그, 다음의 플래닛 같은 1인미디어처럼 뉴스와 기사 생산의 주체가 전문기자에 한정되지 않고 일반 대중으로 확대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 기사의 신뢰성과 전문성이 취약할 수 있다는 약점이 있습니다. (가칭)울산노동뉴스는 현장의 노동자대중 스스로 기자가 되고 주인이 되어 쌍방향으로 소통하고 자발적으로 주체를 형성하도록 함과 동시에 상근기자와 현장기자단의 전문성을 꾸준히 강화하여 기사의 권위와 신뢰성을 높여갈 것입니다.

 

(가칭)울산노동뉴스는 대중미디어, 현장미디어, 열린미디어를 지향합니다.
첫째, 정파의 관점이 아니라 대중의 시선으로 문제를 바라볼 것입니다(대중미디어). 철저하게 대중의 입장에서 보고 대중의 언어로 말할 것입니다. 활동가들만의 정파적 논란 때문에 인터넷신문이 대중들로부터 고립되어서는 안됩니다. 울산지역 노동자대중이 스스로 인터넷지역신문의 주인으로 참여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풀어놓을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할 것입니다.
둘째, 현장 구석구석을 발로 뛰어 살아있는 문제의식을 담아낼 것입니다(현장미디어). 머리로, 손으로만 쓰는 기사가 아니라 발로 뛰고 가슴으로 느끼는 생생한 기사를 쓰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투쟁의 현장만이 아니라 현장 구석구석의 일상적인 이야기들도 놓치지 않고 부지런히 찾아다닐 것입니다.
셋째, 열린 가슴으로 왁자지껄 소통하고 따뜻하게 연대할 것입니다(열린미디어). 왁자지껄한 주장과 소통, 시끌벅쩍한 댓글과 논쟁이 활발하게 벌어지도록 할 것입니다. 작고 약한 곳에 관심을 더 두고 따뜻하고 아름다운 연대가 인터넷신문을 통해 활성화되게끔 애쓸 것입니다.

 

(가칭)울산노동뉴스는 울산지역 노동자 종이신문(진보적 종합 지역일간지)과 울산노동방송국으로 가는 첫걸음입니다. 소출력FM공동체라디오와 공중파·케이블TV에 대한 퍼블릭 엑세스를 통해 노동자 스스로 소리와 영상을 방송화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가면서 온-오프라인을 망라한 노동자신문과 라디오, TV 방송을 우리 노동자의 손으로 만들어갈 것입니다.


 

(가칭)울산노동뉴스에 담겨질 내용

 

■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되는 각종 현장 소식과 단체 자료
  - 노동조합, 현장조직, 단체, 회사측 유인물과 소식지, 각종 자료 일체를 매일매일 스캔하거나 파일로 업데이트

 

■ 매일 2~3개 이상씩 업데이트 되는 고정 칼럼
  - 현장 칼럼진 : 30명 이상, 월 1회 이상 칼럼 업데이트
  - 주제별 칼럼진 : 여성, 교육, 장애인(이동권, 교육권, 노동권, 시설비리, 성폭력), 이주노동자, 환경, 성적소수자, 해고자, 문예, 정보통신, 시민운동, 인권, 노동안전, 노동자교육운동, 노동자문화운동, 영상미디어, 영화, 음악, 미술, 역사, 통일, 법, 철학, 과학기술, 경제, 반전평화운동, 요가, 귀농, 복지, 청소년, 종교, 등산
  - 월 1회 이상 칼럼 업데이트

 

■ 현장 구석구석을 발로 뛰는 취재기사
  - 상근 기자 : 1인당 하루 2건 이상
  - 현장 기자단 : 주2회 이상 기사 업데이트
  - 투쟁사안뿐만 아니라 현장의 일상생활들을 다양하게 기사화

 

■ 가슴으로 만나는 현장 인터뷰
  - 주2회 이상 업데이트
  - 화제의 인물, 활동가뿐만 아니라 현장 노동자와 그 가족을 주인공으로

 

■ 연재
  - 울산지역 노동운동사 : 기획팀 구성
  - 만화, 소설, 꽁트, 프래쉬, 무협시사물 등

 

■ 쟁점
  - 논쟁 공론화

 

■ 소리방송
  - 음악방송
  - 소출력FM라디오 준비

 

■ 동영상
  - 동영상팀 구성
  - 영상교육 시스템 구축
  - 퍼블릭 엑세스 준비

 

■ 디카
  - 초기 디카 작품 미리 확보하여 꾸준히 업데이트
  - 현장 노동자들이 자신의 일상을 부담없이 업데이트할 수 있도록

 

■ 왁자지껄한 리플(댓글)과 북적북적한 게시판, 활발한 공동체

 

■ 기획
  - 노동시간 단축과 교대제
  - 노동자 고령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 현대중공업 노동조합 문제

 

■ 썰 풀자 - 이야기 한마당
  - 재미있는/었던 이야기나 다양한 경험담, 유머 등등


 

(가칭)울산노동뉴스 창간 준비와 일정

  - 창간발기인대회 : 3월 30일(수) 예정
  - 공개설명회 : 4월13일 예정
  - 사무실 개소식 : 4월 27일(수) 예정
  - 4월 29일 노동절 전야제 : 현장시연 및 선전
  - 5월 1일 사이트 오픈

 

http://nodong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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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27 20:20 2005/03/27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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