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난처함과 관계의 어이없음과 나의 나약함을 인정하기...

  그리고 다시 살아내기... "

 

 

예전 블로그 소개 글...

 

"자기에의 배려"라는 이름으로 언니네 자기만의 방, 블로그들을 만들었던 적이 있다.

나라는 존재가 너무 불안하고, 관계에서는 늘 난처하고, 사는 게 그렇게 어려웠었더랬다.

20대 그 때는 정말 숨 쉬기도 버거울 정도로 막막하고, 답답하고 그랬었다.

뭐, 그리 힘들 일이 있었냐고, 엄살 아니냐고 하더라도.. 정말 그랬다.

사는 게 너무 겁나서... 겁나고 두려워서, 그리고 그 두려움이 쪽팔려서 숨이 막혔었다.

 

내내 겁에 잔뜩 질려서는 나를 방어하는 방법으로 누구에게도 기대지 않기,

쿨한 척하기, 착한 척 하기, 사람에게 기대하지 않기를 주문으로 외우면서

그렇게 관계에 인색하게 굴다가

주기적으로 어이 없는 연애에 엎어지고, 기어이 바닥까지 보고나서야 겨우

누군가에 의해, 관계에 의해 회복되지 않는  "나"를 확인하고 기어나오곤 했다.

 

30대 즈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알게 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내가 어떻게 살기를 바란다는 걸 조금은 알게 되면서

내가 나를 챙기고, 기쁘게 하는 방법을 익혀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으며 더 나빠지고 있지는 않다는 것,

조금씩은 더 나아지고 있음을, 조금씩 더 나다워지고 있음을, 그렇게 나에게 익숙해지고

그러면서 사는 게 그렇게 두렵지 않았다. 아니 솔직히 요즘 몇 년은 참 씩씩했더랬다.

스스로 퍽 대견하기도 했다.

 

그런데, 요즘 두려움. 그 울렁증이 다시 고개를 든다.

난 여전히 난처하고, 어이없고, 나약하다는 거

그래서 다시 살아내기 위한, 나를 짚어볼 그 지점에 내가 와 있다는 거...

 

우자지간... 그 간 헛 산 게 아니라면

두려움을 느끼는 그 순간 가장 손 쉽게 취할 수 있는 방법,

"나"를, 나 스스로 내 존재감을 뭉개는 그런 짓만은 반복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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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13 02:36 2007/02/13 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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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 2007/02/14 01:58
지나가던 이인데요.. 제가 지금 바로 그런 상태인 것 같아 너무 공감이 되네요..
(손님의 갑작스런 덧글이 실례가 안되었으면 좋겠네요..)
긴 호흡  | 2007/02/14 03:33
실례라니요! 공감...이라는 말이 되게 따뜻하네요... 고맙습니다 ^^
우중산책  | 2007/02/14 07:33
사람들이 살다보면 '나'가 중요할때가 있고
'우리'가 중요할때가 있는 것 같아여...헤헤
님의 고민은 어쩌면 더 이상 내가 아닌 남과 함께
우리라는 것으로 해결해야 되지 않을까여 ...?....
나에 대한 최선의 방어는 우리라는 이야기도 있는데.......크크
손발  | 2007/02/14 10:55
투쟁!
긴 호흡  | 2007/02/16 00:01
우중산책/ 공감!! ㅎㅎ
손발/ 하하! 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