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06/11/29 웹 2.0과 막시즘, 그리고 권력구조...
  2. 2006/11/28 또 다른 블로그를 열었습니다. (3)

웹 2.0과 막시즘, 그리고 권력구조...

우와... 지금 다시 읽어보니까 논리의 비약이 엄청나군요! 오늘저녁에 좀 더 정리해서 다시 올려야겠습니다...-_-;;;

 

 


 

 몇가지 생각을 보태서 정리를 하기는 했는데... 으음... 처음부터 두 개의 다른 방향의 글을 억지로 하나로 묶어버린 형태의 글이 나와버리는 바람에... 어떻게 정리가 되지 않는군요. 후일 관련된 주제에 대해 보다 깊게 공부하고, 보다 치열하게 고민하여, 보다 정돈된 형태로 새롭게 포스팅하겠습니다... (11.29 22:30 추가)

 


 

 

웹 2.0과 막시즘의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다루는 포스트들이 요즘 많이 눈에 띈다. 웹2.0의 참여와 협업, 집단지성 등의 특징들이 특히 우리나라에서 부당하게 무시되어 왔던 막시즘에 대한 '다시보기'의 틀을 제공할 수 있으리라는 점에서만큼은, 병자군 역시 상당히 동의하는 바이긴 하다.

 

이러한 흐름에 딴지를 걸고자 하는 의도는 아니지만, 한번 관점을 달리하여 웹2.0 현상을 바라보고자 한다. 무슨 거창한 글 쓸 것처럼 서두를 잡았지만, 지금까지의 인생 전부를 완벽한 '공돌이'로 살아온 나에게 무슨 거창한 사회학적 비젼이 있을리는 만무, 결국 글의 서두와는 다르게 온전히 딴죽걸기밖에 되지않을, 아니 딴죽조차 되지 못하는 멍청한 글이 될 수 있을 가능성이 훨씬 더 높기는 하다...-_-;;;

 

웹, 더 나아가 인터넷 환경의 함의가 그에 의한 가능성은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 나타나는 현상들로 시야를 고정하면, 그와 같은 가능성은 고작 탁상공론에서 그치게 될 공산이 커 보인다.

 

논의의 편의를 위해 우선 대표적인 웹2.0 서비스 중 하나인 유튜브의 사례를 가지고 얘기를 시작해보자.

 

유튜브의 경우, 수많은 '근로자'들이 그야말로 '자기실현을 위한 노동'을 정말 즐겁게 수행할 수 있는 대단히 효과적인 생산수단을 창조해내었고, 이 생산수단은 모두에게 공유되어 있는 것처럼 보였다. 많은 사람들이 열광했고, 그것의 영향력은 그야말로 '하늘을 찌를 듯이' 성장해나갔다. 그것은 하나의 '코뮨'이었다.

 

지금 시점에서 유튜브는 16억 5천만달러라는 그야말로 엄청난 수익을 창출하였다. 자, 이 시점에서 돌아보자. 이 엄청난 수익은 과연 누구에게 돌아갔는가?

 

그렇다, 이 엄청난 수익은 그야말로 오롯이 사이트개발자, 즉 '공유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던' 생산수단을 창조한, 그리고 그 생산수단을 '소속원들의 거부감 없이 완벽하게 소유하고 있던' 공장장, 또는 기업주에게 돌아간 것이다.

 

사실 웹이라는 세계에 한한다면, 이미 생산수단은 '모두에게'공유되고 있다. Html 언어는 만일 당신이 관련지식을 가지고 있기만 한다면(이부분이 대단히 중요하다!!! 관련지식조차 없다면, 당신은 그냥 '바보'취급받을 뿐이다!!!) 얼마든지 그것을 사용해서 유튜브 아니라 유튜브 할아버지라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유튜브 이후 이와 유사한 형태의 서비스들이 속속 시장에 나타났다.)

 

11.29 20:57 추가

사실 유튜브가 과연 생산수단인가, 라고 말하기도 힘들다. 간단하게 정리하면, 동영상 UCC를 만들기 위해서는 웹캠이든 뭐른 아뭏든 동영상 녹화장치, 편집 프로그램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그것을 웹 상에서 유통이 가능한 상품으로 포장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서버공간과 Html지식, 뭐 그런 것들이다. 이 '유통'을 보다 쉽게 할 수 있게 도와준 것이 유튜브이다. 즉 유튜브는 유저가 컨텐츠를 "생산"할 수 있게 해 준 도구라기보다는 "유통"을 할 수 있게 해 준 도구이고, 단지 생산에 도움을 주는 것은 2차 기능일 뿐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 생각의 근거가 될 수 있는 또 하나의 사실은 유튜브와 비슷한 컨셉의 동영상 업로드사이트는 이미 많이 존재하지만 유튜브만큼 큰 성공을 거둔 경우는 나타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단지 "생산수단"의 문제일 뿐이라면, 같은, 또는 더 좋은 생산수단을 가지고 있던 다른 서비스들은 왜 선택받지 못했는가, 에 대한 해답을 내기 어려워진다.

(또 다른 관점에서는 유튜브의 동영상UCC를 제작하는 생산수단은 공유되었다고 할 수 있으나, 바로 그 UCC를 생산하는 생산수단 그 자체를 생산할 수 있는 생산수단은 아직 공유되지 않았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또 그것을 생산하는 생산수단, 또 그것을 생산하는 생산수단, 하는 식으로 올라가 보면, 그 정점에는 아주 확고하게 생산수단을 틀어쥐고 있는 '빅브라더'가 존재하고 있다, 라고 하는 내용이 밑에 소개된 "인터넷 권력전쟁"이라는 책을 읽으며 느낀 병자군의 감상이다.)


그렇다면 어째서 그러한 무수한 유사서비스들 중 유튜브만이 유의미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었을까?

 

 

가장 설득력 있는 답은 역시 대가도 바라지 않고 '자발적인 노동'을 순순히 수행하는 그 엄청난 사용자의 수일 것이다. 조금 극단적인 어법으로 얘기하자면, 유튜브가 선택된 이유는 '동영상업로드서비스 중 가장 효과적인 노동력 착취구조를 실현해냈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부분이 위의 새로 추가된 부분, 즉 유튜브는 "유통망"을 장악했기 때문에 유의미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었던 것이다. 라는 부분과 연결괴는 부분이다. 11.29. 21:04 추가)

 

유튜브가 만일 기업매각을 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스스로 수익을 내고, 스스로에게도 '유의미할 만큼의' 수익을 제외한 잉여수익을  참여자들에게 공정한 룰에 의해 '각 참여자에 대해 유의미할 만큼' 분배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추어졌다면 가능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시스템이 과연 가능할까?

 

웹에 대한 장미빛 얘기를 하면서 가장 자주 빠뜨리는 부분이 이 "유의미한 수익 창출"에 있다고 병자군은 생각한다.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재화도 확보할 수 없다면, 생산수단을 공유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다는 것인가?(→ 위의 가로친 또다른 관점의 부분에서는, 이미 이 부분의 생산수단 독점은 유의미한 수익을 창출하지 못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기존의 권력자가 선심 쓰듯이 그냥 던져준 것일지도 모른다. 실제로, 웹2.0을 표방하는 서비스 치고 기업매각이나 컨퍼런스 외의 뚜렷한 수익모델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얼마나 되는가? 11.29 21:08 추가)

 

이 유튜브의 사례는 '매우 특별한 예외'가 아니다. 사실 인터넷 사회는 그 자체로 이미 이러한 한계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 병자군의 생각이다.(이 부분에서 가장 논리의 비약이 심하다고 느끼실 텐데, 유통의 애기에서 갑자기 내 생각이 두번째 관점인 "상위의 생산수단"으로 옮아갔기 때문입니다. 지금와서 논리를 맞춰볼려고 열심히 머리를 굴려봤지만, 어떻게 수습을 해야 할지 도저히 감이 안 잡히네요. 후일 기회가 될 때 관련된 생각을 다시 잘 정리해서 새로 포스트를 써 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이 문장부터 윗쪽과 아랫쪽은 완전히 다른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11.29 22:14 추가)

 

인터넷은 근본적으로 기술기반의 환경이다. 이 기술을 장악하는 자가 이 세상을 온전히 지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지금까지 인류가 경험해 온 어떤 지배보다 훨씬 더 강력하게, 훨씬 더 철저하게.

 

(관련된 보다 자세한 논의는 잭 골드스미스, 존우 공저의 "사이버세계를 조롱하는 인터넷 권력전쟁"이라는 책을 참조하시길)

 

적어도 인터넷 사회에 있어서 이 지배자는 지금까지 대단한 관용을 보여 왔다. 그러나 앞으로도 과연 그럴 것인가? 만일 이 지배자가 어느 시점에서 강력한 통제권을 행사하겠다고 결심하는 순간, 근본적으로 기술 기반인 이 사회는 간단한 기술적 조치만으로도 너무나도 손쉽게 지배되어 버린다. 인터넷은 기본적으로 모든 권력이 한 군데에 집중된 독재권력의 사회이다. 독재자의 성향에 따라 이 사회는 무한한 자유의 공간일 수도, 완벽한 통제의 공간일 수도 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금지검색어를 나라에서 지정/관리하며 위반자를 순식간에 색출해 낼 수 있는 가까운 중국의 인터넷환경을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가 갈 것이다.

 

과연 자유주의자들이 흔히 말하는 '온전한 자유의 공간'이라는 것이 가능할 것일까? 병자군은 어떤 사회이든지 그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책임량의 총합은 항상 일정하다는 "책임량 일정의 법칙"을 믿고 있다.

 

(이 '책임량 일정의 법칙에 동의한다고 하면,) 인터넷사회 역시 그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책임량의 총합은 일정할 것이다. 그러나, 위에 예를 든 '인터넷 권력전쟁'을 읽어본다면, 또는 초기 웹의 태동과 관련한 권력이 어떻게 이동했는지에 대한 좋은 지식을 가지고 있다면, 이미 이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책임량의 상당부분이 한 곳으로 집중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사회 구성원 개개인에게 돌아가는 책임량의 크기가 그리 크지 않은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병자군 같은 자유주의자들이 이 세계를 찬미하고, 칭송하는 것이다. (라고 병자군은 생각한다.) 그리고 그 책임자는 그 엄청난 책임을 충분히 감당하기 위해 엄청난 권한을 가질 수밖에 없다. 권한이 없으면, 책임을 질 수가 없기 때문이다.

 

위에서는 '권한'이라는 좋은 표현을 사용했지만, 이는 본질적으로 '권력'과 다를 것이 없다. 즉, 인터넷 사회는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한 어떠한 사회 구조보다도 훨씬 더 권력집약적인 구조일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렇다면 그 대안은 무엇인가? 가장 이상적인 대안은 이 집중된 책임(권력)을 적절히 분산시키는 일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책임(권력)의 분산은 필연적으로 효율성의 감소를 가져오게 된다. 인터넷 사회에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열광하는 이유는 그 무한한 듯 보이는 자유와 함께 비할 데 없이 깔끔한 효율성이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책임(권력)의 분산은, 자유도의 하락과 효율성의 감소를 동시에 가져옴으로써 인터넷 사회의 매력을 오히려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물론 어느정도까지 권력을 분산하느냐, 그 정도에 따라서 자유라는 이름으로 행해지고 있는 방종을 제거한과 동시에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만큼의 효율성의 감소라는 황금분할점이 존재할지도 모른다. 초기 웹의 실패 이후 웹 2.0의 등장을 이러한 황금분할점을 찾기 위한 노력의 구체화된 모습이라고 병자군은 생각한다. 이러한 황금분할점을 찾아내기 위한 방법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각 행위 주체간의 끊임없는 토론 외에는 생각이 나지 않는 것 역시 사실이긴 하지만...

 

 


 

 

생각의 단초를 제공해준, 너무나도 고마운 포스트들...

 

고민하고 토론하고 사랑하고 : 웹2.0과 마르크스가 마침내 만났다.

 

흠흠넷 : web2.0과 자연선택

 

숙희네 : web2.0과 공산주의

 

태우's log - web2.0 & beyond : 공산주의와 디지털 공공재

 


 

해당 논의와 관련하여 태우님이 또 다른 글을 올려주셨군요. 로렌스 레식교수의 지난 8월 글의 번역이 주 내용인 이 글 역시 관련된 논의를 보다 풍부하게 할 수 있을 듯 하여 여기 소개합니다. (11.30 09:19 추가)

 

태우's log - web2.0 & beyond : 웹2.0은 자본주의도 공산주의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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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29 13:49 2006/11/29 13:49

또 다른 블로그를 열었습니다.

지금 가지고 있는 블로그 하나도 재대로 가누지 못하면서 뭔놈의 새끼블로그냐... 하고 욕하실 분들이 많으시...ㄹ 리가 없겠군요. 워낙 방문자 없는 블로그다 보니...-_-;;;

 

주로 온라인언론에 대해, 사이트 디자인 및 UI분석을 통해 새로운 환경에서 언론이 움직여야 하는 길은 어디인가, 에 대해 고민해보는 블로그를 따로 만들었습니다. 명색이 기획자라고 하는 놈이 요 최근 너무 게을러져 버렸다는 생각밖에 안 들기도 하고... 새 술은 새 부대에 한번 담아보고 싶다라는 생각도 들고, 무엇보다 '설치형 블로그'라는 놈을 한번 사용해 보고 싶다라는 (어떤 의미에서의) 지름신 강림에 의한... 뭐 그러저러한 복합적인 이유입니다.

 

http://psychoic.dothost.co.kr 입니다. 처음 계획은 도메인도 사서 포워딩을 할려고 했는데... 카드가 막히는 바람에...-_-;;;

 

혹시라도 이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위의 허접블로그에도 이따금 들어와서 둘러봐 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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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28 17:06 2006/11/28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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