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06/08/25 비데의 음모(!)
  2. 2006/08/14 "괴물" 유감... (1)

비데의 음모(!)

울 회사에는 비데화장실이 있다. (뭐 좋은 회사 다니시는 어떤 분들은 "당연한거 아냐?"라고 실없어할지 모르지만, 벤쳐 수준도 못 되는, 코딱지만 되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조그맣디 조그마한 회사만 전전하고 다닌 정신병자군은 "세상에나, 이것이 그 말로만 듣던 웰빙의 상징(?) 비데란 말이더냐?!" 하며 놀라움에 치를 떨었던 기억이 있는, 내인생 최고의 사건 중 하나였다...

 

최근에서야 겨우 깨달았다는 것이 놀랍기는 하지만, 왜인지도 모르겠지만, 나에게만 일어나는 일인지도 모르겠지만, 비데화장실 이용횟수가 늘어나면서 나는 한가지 이상한 사실을 인식하기 시작했는데 그것은 이 비데화장실에는 휴지가 없다(!)라는 사실이다. 30년 이상 똥싸고 밑닦는 습관을 들여온 인간이기에 물 몇번 끼얹는다고 깨끗해질리가 없다, 라는 선입관도 작용했을 것이다.

 

그 사실을 인식하고 난 후, 난 비데화장실에 갈 때마다 새 휴지를 들고 가서 내 볼일 보고 난 후 두고 나오는 습관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언제나, 심지어는 설사 때문에 하루에 두번세번 화장실을 가도, 내가 문을 열고 들어가면 항상 휴지는 없었다!!!

 

이건 무슨 현상인가? 누군가 비데화장실 앞을 지키고 있다가 휴지를 가져다 놓기만 하면 잽싸게 치워버리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이 회사에는 존재하는 것일까? 혹시 이건 "회사에서는 닥치고 룰루나 하시지!" 하는 사측의 무언의 압박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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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25 17:49 2006/08/25 17:49

"괴물" 유감...

본 글에 들어가기에 앞서,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이 정신병자는 아직까지도 괴물영화를 보지 않았음을, 따라서 영화에 대한 텍스트가 아님을 우선 밝혀드리는 바입니다.

 

이 글은, '괴물'에 대한 감상 또는 느낌이 아닌, '괴물'의 주변 상황들에 대한 투덜거림입니다. '투덜거림'이란 정의에서도 보여지듯이, 주로 불만에 대한 얘기입니다.

 

 

 

 



나는 괴물을 지금까지 보지 않았고, 앞으로도 당분간은 이 영화를 보고 싶은 마음이 없다. 이유는 오직 하나, 내 개인적인 결심 때문이다. 지난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 당시 나는 4800만 정도의 인구를 가지고 있는 나라에서 1000만명이 보는 영화라는 것이 거의 동시에 두편이나 나타난 것에 대해 거의 공포에 가까운 감정을 느꼈고, 이후 (막말 섞어서 표현하자면) '개나소나' 다 보는 영화는 보지 않겠다, 라는 결심을 남몰래 혼자 했었다. 이 결심의 여파는 상상외로 거세어서 나는 결국 요 얼마전에 모든 이들이 좋은 영화라고 한번은 꼭 봐야 한다고 채근대는 '왕의 남자'를 결국 극장에서 보지 않고 어두컴컴한 내 방 한구석에서 DVD로 졸음을 참아가며 봤어야 했었다. (재미없었다는 소리가 결코 아니라... 다만 그 당시의 내 몸 상태가 안 졸 수가 없는 상태였다...)

 

이번에 '괴물'을 대하는 내 느낌 역시 처음에는 그러했을 것이다. 그저 나란 인간이 뭐 특별한 놈이기라도 하다는 듯 "남들 다 보는 영화를 왜 나까지 봐야 해?"라는 건방짐은 결국 이번에도 한국 영화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될 지도 모를 우수한 영화를 쬐깐한 TV로 눈 부벼가며 보게 만들 것이다. (뭐, 이쯤에서 정신나간 녀석이라고 치부해도 좋다. 당신이 '정신병자의 인터넷 정신병동'을 방문했다면 그곳에서 만날 수 있는 인간은 바로 '정신병자'이니까...)

 

뭐, 주변 사람들의 평이나, 언론의 리뷰나, 어느곳을 둘러봐도 이 '괴물'은 상찬 일색이다. 칸 영화제에서 2006 최고의 영화라는 찬사를 들었다지 않나, '한국적 괴물영화의 신기원'이라지 않나, '사회적 의미까지 담은 최고의 상업영화'라지 않나... 다 좋다. 나두 정말 보고싶다. 앞에서 얘기한 내 맹세를 깨고라도, 정말로 보고 싶다.

 

하지만 말이다... 영화 하나가 620개 스크린이라니, 이건 좀 너무한거 아니냐? 참고로 한국의 총 스크린 수는 약 1,500개이다. (극장 수가 아니라 스크린 수다) 한 영화가, 그것도 헐리웃의 대형 영화도 아닌, 한국에서 만들어진 영화가 온 나라 스크린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이 현상을 도대체 어떻게 해석해야 한단 말인가?

 

온 사회가 양극화 심화라는 몸살을 심하게 앓고 있는 이 때, 비록 순간적이겠지만 스크린점유율 50%라는 경이적 수치를 기록하는 영화가 등장했다는 사실은 나를 대단히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그러고보니 괴물 개봉 2주전 개봉했던 한반도는 580개였던가? 아뭏든 그 정도에서 개봉한 것으로 알고 있다. 대단히 거친 산술적 계산이지만, 영화 두 편이 전국의 영화관을 거의 모두 휩쓸었다는 얘기인가? 이게 정상적인 현상인가? 이쯤 되면 보기 싫어도 어쩔 수 없이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일어나게 되는 것은 아닌가? 그렇다면, 설령 이 영화가 2000만을 넘긴다고 한 들,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

 

난 잘 모르겠다. 과대망상이 많이 들어간 것도 사실이긴 하지만, 말도 안 되는 논리가 섞여 있는 것도 머리속으로는 잘 알지만, 서두에서 말한 '잘난 체 하는' 내 성격 탓도 분명 있겠지만, 난 잘 되는 꼴을 도저히 참지 못하는 내 성격 탓도 분명히 있겠지만...

 

최소한, 이 영화 상영관이, 100개 이하로 떨어지기 전에는, 정말로 이 영화를 보고 싶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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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14 15:26 2006/08/14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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