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06/08/14 "괴물" 유감... (1)
  2. 2006/06/12 mi-3, 이봐, 좀 졸았기로서니...

"괴물" 유감...

본 글에 들어가기에 앞서,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이 정신병자는 아직까지도 괴물영화를 보지 않았음을, 따라서 영화에 대한 텍스트가 아님을 우선 밝혀드리는 바입니다.

 

이 글은, '괴물'에 대한 감상 또는 느낌이 아닌, '괴물'의 주변 상황들에 대한 투덜거림입니다. '투덜거림'이란 정의에서도 보여지듯이, 주로 불만에 대한 얘기입니다.

 

 

 

 



나는 괴물을 지금까지 보지 않았고, 앞으로도 당분간은 이 영화를 보고 싶은 마음이 없다. 이유는 오직 하나, 내 개인적인 결심 때문이다. 지난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 당시 나는 4800만 정도의 인구를 가지고 있는 나라에서 1000만명이 보는 영화라는 것이 거의 동시에 두편이나 나타난 것에 대해 거의 공포에 가까운 감정을 느꼈고, 이후 (막말 섞어서 표현하자면) '개나소나' 다 보는 영화는 보지 않겠다, 라는 결심을 남몰래 혼자 했었다. 이 결심의 여파는 상상외로 거세어서 나는 결국 요 얼마전에 모든 이들이 좋은 영화라고 한번은 꼭 봐야 한다고 채근대는 '왕의 남자'를 결국 극장에서 보지 않고 어두컴컴한 내 방 한구석에서 DVD로 졸음을 참아가며 봤어야 했었다. (재미없었다는 소리가 결코 아니라... 다만 그 당시의 내 몸 상태가 안 졸 수가 없는 상태였다...)

 

이번에 '괴물'을 대하는 내 느낌 역시 처음에는 그러했을 것이다. 그저 나란 인간이 뭐 특별한 놈이기라도 하다는 듯 "남들 다 보는 영화를 왜 나까지 봐야 해?"라는 건방짐은 결국 이번에도 한국 영화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될 지도 모를 우수한 영화를 쬐깐한 TV로 눈 부벼가며 보게 만들 것이다. (뭐, 이쯤에서 정신나간 녀석이라고 치부해도 좋다. 당신이 '정신병자의 인터넷 정신병동'을 방문했다면 그곳에서 만날 수 있는 인간은 바로 '정신병자'이니까...)

 

뭐, 주변 사람들의 평이나, 언론의 리뷰나, 어느곳을 둘러봐도 이 '괴물'은 상찬 일색이다. 칸 영화제에서 2006 최고의 영화라는 찬사를 들었다지 않나, '한국적 괴물영화의 신기원'이라지 않나, '사회적 의미까지 담은 최고의 상업영화'라지 않나... 다 좋다. 나두 정말 보고싶다. 앞에서 얘기한 내 맹세를 깨고라도, 정말로 보고 싶다.

 

하지만 말이다... 영화 하나가 620개 스크린이라니, 이건 좀 너무한거 아니냐? 참고로 한국의 총 스크린 수는 약 1,500개이다. (극장 수가 아니라 스크린 수다) 한 영화가, 그것도 헐리웃의 대형 영화도 아닌, 한국에서 만들어진 영화가 온 나라 스크린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이 현상을 도대체 어떻게 해석해야 한단 말인가?

 

온 사회가 양극화 심화라는 몸살을 심하게 앓고 있는 이 때, 비록 순간적이겠지만 스크린점유율 50%라는 경이적 수치를 기록하는 영화가 등장했다는 사실은 나를 대단히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그러고보니 괴물 개봉 2주전 개봉했던 한반도는 580개였던가? 아뭏든 그 정도에서 개봉한 것으로 알고 있다. 대단히 거친 산술적 계산이지만, 영화 두 편이 전국의 영화관을 거의 모두 휩쓸었다는 얘기인가? 이게 정상적인 현상인가? 이쯤 되면 보기 싫어도 어쩔 수 없이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일어나게 되는 것은 아닌가? 그렇다면, 설령 이 영화가 2000만을 넘긴다고 한 들,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

 

난 잘 모르겠다. 과대망상이 많이 들어간 것도 사실이긴 하지만, 말도 안 되는 논리가 섞여 있는 것도 머리속으로는 잘 알지만, 서두에서 말한 '잘난 체 하는' 내 성격 탓도 분명 있겠지만, 난 잘 되는 꼴을 도저히 참지 못하는 내 성격 탓도 분명히 있겠지만...

 

최소한, 이 영화 상영관이, 100개 이하로 떨어지기 전에는, 정말로 이 영화를 보고 싶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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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14 15:26 2006/08/14 15:26

mi-3, 이봐, 좀 졸았기로서니...

이 영화평은, 객관적인 검증 전혀 없이 완벽하게, 아주우~ 완벽하게 개인적고도 이기적인 기준에 의해 쓰여진 감상평입니다. 또한 "정신병자"가 쓴 영화평답게, 엄청난 편견과 아집으로 가득찬 지극히 비논리적이고 완벽하게 주관적인 영화감상평입니다.

 

이상의 상황을 잘 숙지하시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이 영화평을 봐야겠다라고 생각하시는 분은,



회사 동료들과 같이 mi-3를 봤습니다.

 

솔직히, 보고 싶은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다만, 어쩌다 보니 시간이 맞는 놈이 그것밖에 없어서... 그리고 뭐, 나름 그런 액숀영화를 좋아라 하기도 하고, 뭐, 억지로 찾아 볼 영화는 아니더라도, 보는 동안에는 눈이야 즐겁겠지... 하는 생각으로 맘 편하게 먹고 의자에 파묻혀서 봤었드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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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젠장, 졸아버렸군요.

 

뭐, 때려부수기는 정말 잘 때려부수긴 하더군요. 베를린, 바티칸, 중국... 전 세계를 자기 안방인 양 뛰어다니면서 지네나라 아니라고 마구 때려부수는 인간 때문에 좀 짜증나긴 했지만, 뭐, 어차피 영화인데, 라고 생각하면 의외로 맘은 편하지요. 뭐, 다행히 창신2동대 예비군복 입은 한국말 겁나게 못 하는 북한군은 등장 안 하니까, '어차피 오락영화일 뿐'이라고 생각하며 편하게 볼 수는 있겠더군요.

 

영화 보고 나와서 졸았다고 동료들에게 얘기하니까, 모두들 놀랍다는 표정으로 외칩니다. "아니, 저걸 보면서 어떻게 졸 수가 있어요?"

 

그래요, 이제 고백하는 바이지만, 나 영화 보는 안목 정말 독특합니다. 예전에 "늑대와 춤을" 볼 때도 영화 상영 내내 지루해서 온 몸을 이리꼬고, 저리꼬고 하면서 꿈틀대다가 문득 주위를 둘러보니 극장 안에 가득 메운 관객들이 몸을 앞으로 내밀고 스크린 안으로 뛰어들기라고 할 것 같은 품세로 꼼짝 않고 앉아 있는 걸 보고 '아, 내가 무언가 감각이 비뚤어져 있구나'하는 생각을 했었답니다.

 

하지만 말입니다... mi-3는 정말로 지루했단 말입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뒷장면이 궁금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다면, 그 영화 지루하다라고 평가를 내릴 수도 있는 거 아닙니까? 무슨 거창한 비밀처럼 나오는 조직 내 배신자의 정체는 영화 시작하고 나서 2~30분만 보면 바로 알 수 있고, "토끼발"인지 뭔지 하는 무기를 탈취하는 순간은 왜 안 보여줍니까? 몰래 숨어들어가기에도 그렇게 힘든 곳에 감춰한 무기인데, 일단 안에 들어가기만 하면 10분이면 가지고 나올 수 있는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경비는 뭐하러 합니까? 그래서 도대체 그 무기가 뭐라는 얘기인가, 를 잠시 궁금해했었는데 영화는 끝났는데도 뭔지 가르쳐주지도 않고, 정말 지능지수 떨어지는 악당 보스에 배신자, 요즘 병원 간호사는 무슨 특수훈련 받습니까? shit!!!

 

화려하지 못한 영화는 참을 수 있지만, 머리나쁜 영화는 정말 참기 힘들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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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12 22:31 2006/06/12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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