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데의 음모(!)

울 회사에는 비데화장실이 있다. (뭐 좋은 회사 다니시는 어떤 분들은 "당연한거 아냐?"라고 실없어할지 모르지만, 벤쳐 수준도 못 되는, 코딱지만 되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조그맣디 조그마한 회사만 전전하고 다닌 정신병자군은 "세상에나, 이것이 그 말로만 듣던 웰빙의 상징(?) 비데란 말이더냐?!" 하며 놀라움에 치를 떨었던 기억이 있는, 내인생 최고의 사건 중 하나였다...

 

최근에서야 겨우 깨달았다는 것이 놀랍기는 하지만, 왜인지도 모르겠지만, 나에게만 일어나는 일인지도 모르겠지만, 비데화장실 이용횟수가 늘어나면서 나는 한가지 이상한 사실을 인식하기 시작했는데 그것은 이 비데화장실에는 휴지가 없다(!)라는 사실이다. 30년 이상 똥싸고 밑닦는 습관을 들여온 인간이기에 물 몇번 끼얹는다고 깨끗해질리가 없다, 라는 선입관도 작용했을 것이다.

 

그 사실을 인식하고 난 후, 난 비데화장실에 갈 때마다 새 휴지를 들고 가서 내 볼일 보고 난 후 두고 나오는 습관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언제나, 심지어는 설사 때문에 하루에 두번세번 화장실을 가도, 내가 문을 열고 들어가면 항상 휴지는 없었다!!!

 

이건 무슨 현상인가? 누군가 비데화장실 앞을 지키고 있다가 휴지를 가져다 놓기만 하면 잽싸게 치워버리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이 회사에는 존재하는 것일까? 혹시 이건 "회사에서는 닥치고 룰루나 하시지!" 하는 사측의 무언의 압박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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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25 17:49 2006/08/25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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